공장자동화설비 국산화 이어 수출신화까지
톱텍
“인내심과 열정에 있다고 봅니다. 기술직이란 게 단시간 내 생산품을 만들어야 하는 빡빡한 근무환경에 놓여있다 보니 포기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이 분야에서 끝까지 살아남고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필요한게 열정, 그리고 인내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인복 (주)톱텍 사장은 회사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로 기술 개발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고집과 인내심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톱텍은 공장자동화(FA) 설비 전문기업이다. 부산기계공고 재학시절부터 기계설계에 두각을 드러낸 방 사장은 1992년 고교 동창인 이재환 창업자와 함께 톱텍엔지니어링을 설립하며 사업가의 길로 나섰다. 1996년 현재의 사명으로 바꿨다. 현재까지 FA 및 엔지니어링 분야에 주력하고 있는 중견기업이다.
자동차 팬벨트 국산화 성공 이후 주목
FA는 각종 공장과 산업시설에 설치된 장비들을 자동화하는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도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방향을 추구한다. FA산업은 1960년대부터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컴퓨터 컨트롤, 센서 등 관련 기술이 발달하면서 시작됐으며 기기 및 시스템의 상용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에는 정보기술(IT)과 접목해 서비스, 의료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자동화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톱텍이 처음 사업을 시작할 당시, 한국의 FA 분야는 대부분 필요한 설비와 노하우를 전부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열 평 남짓한 작은 사무실에서 두 사람은 국내 FA 설비 업계의 최고가 되고자 하는 열정을 불태웠다.
사업 초기, 톱텍이 주력한 사업 분야는 당시 대부분을 독일에서 수입하고 있던 자동차 팬벨트(fan belt)였다. 개발 작업에 들어간 지 3년간 각고의 연구 끝에 팬벨트 국산화에 성공했다
팬벨트 개발 성공은 톱텍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고, 이를 계기로 방 사장은 브라운관(CRT)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설립 3년 만에 삼성전자의 브라운관 설비업체로 선정된 톱텍은 현재까지 삼성전자와 협력사로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오랜 사업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단가 경쟁력, 품질, 납기 등 세 가지 원칙을 회사 경쟁력으로 삼아 협력사로서의 본분과 고객 니즈를 만족시킨 톱텍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됐다.
차세대 태양광 모듈 장비의 국산화
2005년에는 액정화면(LCD) 설비공정에 자동화 시스템을 공급했고 2006년에는 삼성SDI의 아몰레드(AMOLED) 양산과 관련된 설비 투자에 참가했다. 거래선이 늘면서 매출 성장 곡선도 가팔랐는데, 2006년 이후 연 평균 66.8%라는 기록적인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특히 차세대 신규 사업인 태양광, 나노, 레이저 관련 사업에 집중하면서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태양광 모듈 제조에 필요한 핵심장비를 국산화 했다. 물질을 투입하면 나노 단위의 섬유형태로 뽑아낼 수 있는 장비와 레이저 커팅(Laser Cutting) 장비를 개발해 수출품목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2008년 9월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는 계열사 ‘티앤솔라’를 설립했다.
자동화 장비에 이어 나노기술과 태양광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톱텍은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중견기업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톱텍의 나노섬유기반 전자재료 기술은 2013년 한국공학한림원의 ‘2020년 한국산업을 이끌 100대 기술’에 선정됐다.
톱텍은 2015년 삼성전자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휴대폰 라미네이션(lamination)’ 설비 개발에 성공했다. 라미네이션(물체에 덧씌워 표면을 보호하고 강도와 안정성을 높이는 얇은 층) 설비는 기존 설계 대비 부품이 절반 이상 줄어들어 원가가 30% 이상 절감되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해 톱텍을 ‘2015년 올해의 강소기업’으로 선정했다.
2015년 1억2400만 달러 수출, 1000%대 증가율 기록
또한 톱텍은 2015년 7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2013년 3000만불 수출의 탑을 받은 지 2년 만에 두 배 이상의 수출 실적을 올린 것이다. 2015년 연간 기준 수출액은 1억2400만 달러를 기록, 전년대비 1074%의 기록적인 신장률을 기록했다.
브라운관(CRT)을 시작으로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액정표시장치(LCD)를 거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까지 디스플레이 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톱텍의 직원수는 330여명, 2015년 매출액은 2000억원을 넘어섰다. 또한 FA 국산화에서 시작한 톱텍은 수입대체를 넘어 당당히 해외에 제품을 판매하는 수출기업으로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톱텍이 2016년에 내건 경영슬로건은 ‘333’이다. 매출 3300억원, 새로운 시장 3곳 개척, 원가 혁신 33%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톱텍은 기술인재 양성을 위한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2년부터 한국기술교육대학교와 ‘직업교육훈련 협력사업 지원협약’을 맺고 채용을 전제로 학생들을 장기현장실습생으로 받고 있으며, 한국폴리텍대학 홍성캠퍼스와도 ‘취업연계 맞춤 교육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 장학금 지급 및 어려운 이웃을 위한 복지기금 기부 등의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방 사장은 “제일 강한 회사가 어떤 회사라고 생각하는가? 끝까지 살아남는 회사가 제일 강한 회사다. 마찬가지로 저와 같은 숙련기술인으로 남으려면 끝까지 버틸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버티다보면 길이 보일 것이다. 이런 인재들이 톱텍, 더 나아가 기술 한국을 지탱하는 힘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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