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불타는 봄채비 …'그대 오소서' |
◇ 여수 오동도 동백 |
3월의 길목, 반도의 남녘에는 동백, 매화 등 화사한 꽃들이 만발,봄의 향연이 한창이다. 제주~추자도~보길도-거문도 등을 징검다리 삼아 뭍에 오른 화신(花信)은 선홍빛 동백 꽃망울을 활짝 터트리는 것을 시작으로 대지에 현란한 봄빛깔을 채색하고 있다.
'동백섬' 수월산엔 꽃길 마련 |
◇ 거문도 영국군묘지 앞 유채꽃과 동백꽃의 만남 |
▶거문도(전남 여수)=2월의 거문도는 봄이 한창이다. 마치 봄소식 경연장이라도 되는듯 꽃과 바람, 파릇한 새순이 다투어 봄기운을 발산하고 있다. 거문도의 봄소식은 동백으로 유명한 수월산에 맨먼저 찾아든다. 면소재지에서 뱃길로 15분 거리에 있는 수월산은 '동백섬'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동백으로 가득하다. 선착장에서 등대가 있는 정상부까지 30여분 숲길, 동백나무 터널에는 노란 꽃술이 선명하게 드러날 만큼 선홍빛 동백이 꽃망울을 활짝 터뜨렸고, 군데군데 빨간 꽃잎을 떨구어 즈려 밟을 '꽃길'까지 꾸며뒀다. 쪽빛하늘과 바다 사이에 또렷한 색상대비를 이루며 우뚝 선 '하얀 등대'는 귀공자의 풍모다. 등대 지척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수선화' 또한 화사한 봄기운을 가득 담고 있다.
썰물땐 '굴밭' 바다내음 물씬 |
여수의 봄은 역시 '동백꽃'으로 얘기할 수 있다. 그중 여수의 대명사처럼 불리우는 오동도는 '동백섬'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섬전체가 동백나무 천지다. 마치 바다위에 떠 있는 아담한 정원과도 같은 분위기로 동백꽃은 2월말~3월초 절정을 이룬다. 돌산읍에 자리한 백제 고찰 향일암 또한 동백꽃 구경의 명소이다. 644년 원효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동백나무 숲이 떠받드는 기암절벽위 사찰 앞마당에서 바라보는 일출이 일품이다. 여수의 '진미'로 통하는 돌산도 또한 동백꽃이 가득하며, 바닷가 양지녁에는 푸른 보리밭이 시원스레 펼쳐져 싱그러움을 더한다. 거기에 썰물 때에는 굴종패를 매달아 놓은 '굴밭'이 드러나 갯마을의 체취도 흠씬 느낄 수 있다.
희귀한 '백동백'-'흑동백' 자랑 |
◇ 보길도 세연정에는 선홍빛 동백꽃이 활짝 피었다 |
▶보길도(전남 완도)=3월의 길목 보길도는 봄기운이 넘쳐난다. 전남 완도에서 뱃길따라 1시간20여분. 제주와 추자도를 징검다리 삼아 건너온 화신(花信)은 섬을 온통 붉은 동백꽃 천지로 물들이며 화사한 봄기운을 드리우고 있다. 고산 윤선도가 '어부사시사'를 남긴 세연정을 비롯, 섬주변 도로와 산야에 선홍빛 동백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어부사시사'의 창작터, '세연정'의 동백은 고색창연한 정자와 연못, 거대한 조경석 등과 잘 어우러져 기품을 뽐낸다. 막 꽃망울을 활짝 터뜨린 싱싱한 꽃과 바닥을 붉은 카펫처럼 수놓은 낙화, 그리고 연못과 정자가 이뤄내는 하모니란 그야말로 '보길도의 봄'을 담은 한폭의 그림이다. 여느 동백 군락지에서는 보기 힘든 '백동백', '흑동백', '선홍빛 동백꽃' 등을 접할 수 있는 것도 보길도의 자랑이다. 해안 주변과 산능선 곳곳에 선홍빛 동백이 망울을 터뜨리는 가운데, 보길면 정자리 김전씨(여ㆍ74) 고택 정원에서는 보석보다 더 귀하다는 하얗고, 검은빛을 띤 동백들이 자라고 있다. < 글ㆍ사진=김형우 기자 hwkim@>
여행메모 |
◇ 백도식당 소라죽 |
▽거문도: 남해안 어업전진기지답게 해산물이 풍성하다. 초봄에는 감성돔 등 횟감이 좋으며, 해장에는 '백도식당(061-666-8017)' 소라죽이 그만이다. 찹쌀을 씻어 매 비벼 부드럽게 한뒤 잘게 썬 소라와 마늘을 넣고 푹 끓여낸다. 1인분 8000원.
▽여수: '7공주식당(061-663-1580)'의 장어탕(7000원), 각종 회가 한상가득 오르는 '한일관(061-642-5600)'의 정식(2인상 4만5000원), 도다리처럼 납작 길쭉한 서대를 잘게 썰어 무우,미나리,파, 마늘 등 야채와 막걸리 식초,참기름을 섞어 빨갛게 버무려 낸 '삼학집(061-662-0261)' 서대회가 별미.
▽보길도: 선착장 인근 '보길도의 아침(061-554-1199)'은 전복죽이 일품. 전복내장인 '개웃'을 넣어 끓이는 푸르스름한 죽이 고소한 맛을 낸다. 1인분 1만2000원.
◇가는 길
▽여수: 열차(전라선), 고속버스가 수시로 다니며, 호남고속도로 순천IC~17번 국도~여수.
▽거문도: 여수~거문도까지 쾌속선이 여수여객터미널에서 하루 4회 왕복 운항(3월1일부터 여수항 출발 7시50분, 8시20분, 14시20분, 15시). (거문도 출발 10시30분, 11시30분, 17시, 17시20분), 편도 2만6200원. 거문도에서 백도를 오가는 유람선은 수시로 운항하며 요금은 1인당 1만5000원.
▽보길도: 서해안고속도로 목포IC~해남읍~완도 방면 77번 지방도~완도 연륙교~해안도로~화흥포항(061-555-1010)~보길도 청별항까지 카페리호(1시간~1시간20분 소요). 첫배는 오전 7시, 마지막 배는 오후 5시. 1시간∼1시간30분 간격. 승선료 7000원, 승용차 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