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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사랑, 결혼, 가족, 역사를 아우르다-
최금희
1. 톨스토이 (Lev Nikolayevich Tolstoy,1828-1910)
톨스토이는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 문호임과 동시에 문명비평가·사상가였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시로 한국인에게 친숙한 푸시킨과 투루게네프,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러시아 리얼리즘(사실주의)의 계보를 잇는 위대한 작가로서 1828년 백작 집안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2세에 어머니를 여의고 9세에 아버지마저 잃고 어려서부터 후견인 고모의 손에서 키워졌지만 외국인가정교사들로부터 수준 높은 교육을 받으면서 당대 여느 귀족들 못지않게 부유한 환경 속에서 성장했다.
톨스토이는 카잔대학시절에 동양학부에 입학하여 터키어, 타타르어, 아랍어 등을 배우다가 법학부로 전과하기도 하였지만 당시 교육에 실망하여 중퇴를 하고 자신의 영지인 야스나야폴나나로 돌아가서 농부와 하인들의 선량한 주인·지주가 되려고 시도하였다.(당시 농부와 하인들은 톨스토이를 이해하지 못했다.) 톨스토이는 농민의 삶에서 정직한 사람들의 모습과 탐욕 없는 소박함을 발견하였으며 이는 평생 그의 작품에서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에 대한 해답을 농민에게서 찾게 하는 단초가 되었다.
톨스토이는 영지에서 루소와 스턴에 이어 푸시킨의 글을 읽으면서 문학에 눈을 뜨게 된다. 24세가 되던 1852년에 자전적 소설 《어린시절》이 동시대인에게 실리면서 작가의 길을 걷게 된다.
당시 러시아는 격변의 시기였다. 표트르 대제 이래의 서구화 정책과 프랑스 혁명 등을 통해 유럽의 진보사상과 사조가 물밀듯이 밀려들어 왔다. 나폴레옹의 60만 대군과의 조국전쟁(1812-1813)에서 승리하면서 러시아의 젊은 장교들과 지식인들은 선진문물과 사상을 접하게 되었으며 러시아가 얼마나 뒤졌는가를 깨달으면서 사람들은 조국의 미래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전쟁에 참여했던 병사들의 대부분은 농민들과 그의 자제들이었다. 황실과 귀족의 호사스러운 생활과 농노의 비참한 현실에서 러시아는 두 개의 사회가 존재함을 직시했고 전제정치 타도와 농노제 폐지를 주장하는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1825년 12월 14일 니콜라이 1세 즉위식 날 데카브리스트혁명이 일어났고 실패로 돌아갔었다.
톨스토이는 역사를 항상 자기 가까이로부터 이해하고자 했고 인간과 삶, 사회와 역사와의 관계에 대한 독특한 철학과 세계관으로 시대정신과 삶의 본질에 대한 통찰력으로 집필 작업을 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나폴레옹의 모스크바 침입과 러시아 사회를 그린 《전쟁과 평화》(1864∼1869), 사랑과 결혼 등의 문제를 다룬 《안나 카레니나》(1873∼1876), 러시아 민담을 개작한 <바보 이반>(1886), 죽음을 소재로 한 <이반 일리치의 죽음>(1886) 등이 있으며 평생 100여편의 집필활동을 하였다.
《안나 카레니나》를 발표한 이후부터 톨스토이는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삶에 대한 무상(無常)에 대해 심한 정신적 동요를 일으켜, 과학 ·철학 ·예술 등에서 그 해답을 구하려 하였으나 얻지 못하고 마침내 종교에 의탁하였다. 1882년 모스크바 빈민굴을 시찰한 후 사회조직의 결함에 깊이 생각이 미치자, 그의 사상적 번민은 종교적 ·윤리적 문제에서 사회제도에까지 미치게 되었으며 이러한 번뇌는 장편소설 《부활》(1899)로 또 하나의 대작을 낳게 하였다.
톨스토이는 평생 많은 부를 가졌음에 괴로워하였고, 청렴하면서 한편으로는 낭비도 심했고 그래서 평생 조력자인 아내 소피아는 남편의 이중성을 경멸하기도 했다. 톨스토이는 현대의 타락한 그리스도를 비판하였으며 근로 · 채식 · 금주 · 금연을 표방하는 간소한 생활을 영위하고 악에 대한 무저항주의, 비폭력을 주장하였다. 그는 어떠한 형태의 폭력에도 반대했으며, 폭력에는 비폭력으로 맞서야 함을 강하게 주장했다. 또한, 정부로 대표되는 무력이나 종교, 사유재산, 맹세 등 모든 형태의 강제적인 힘에도 반대했습니다. 자신의 신념을 실천하고자 말년에는 저작권 포기까지 선언하면서 아내 소피아와 분쟁이 끊이지 않았으며 급기야 1910년 10월 29일 이른 아침 장녀와 주치의를 데리고 집을 떠나 방랑의 여행길에 올랐으나 도중에서 병을 얻어 아스타포보(현 톨스토이역)의 역장 관사에서 숨을 거두었다.
자신의 이상과 현실과의 거대한 간극을 이겨내지 못했던 톨스토이의 모순덩어리 삶은 결국 200년이 흘러도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명작들로 재탄생되었다고 할 수 있다.
2. 《안나 카레니나》
《안나 카레니나》(1875-1877)는 1875년부터 연재되기 시작했다. 1872년 톨스토이는 대령의 딸이었던 안나 지코바라는 여인이 지독한 질투심에 열차에 몸을 던진 것을 직접 목격했다. 그의 애인이었던 비비코프는 자기 아들의 가정교사로 초청된 여자에게 청혼했다. 안나는 화물차에 몸을 던져 자살했고 사인규명을 위해 해부까지 진행되었고 톨스토이는 야센키 역의 막사에서 드러난 두개골과 전라로 해부된 시체를 목격하게 되었다. 이 사실은 톨스토이의 아내 《소피아의 일기》에 “왜 안나 카레니나이고 어떻게 그런 자살을 구상하게 되었는가?”라는 제목으로 기록되어 있다.
《안나 카레니나》는 잡지에 발표한 당초부터 세간의 찬사를 받았다. 도스토옙스키는 "예술적으로 완벽하고, 현대, 유럽의 문학 중, 무엇 하나 이것에 비견할 수 없을 듯한 작품이다.", 레닌은 "책이 닳아 떨어질 때까지 읽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현대에서도 2002년에는 노르웨이 북 클럽(Norwegian Book Club)이 선정한 '세계 문학 최고의 100권'(en:The 100 Best Books of All Time)으로 선택되었으며, 2007년에 간행된 '톱 텐: 작가가 선택하는 애독서'("The Top Ten: Writers Pick Their Favorite Books")에서는 현대 영미 작가 125명의 투표에 의해 세계 문학 베스트 텐의 1위를 차지했다.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도 톨스토이 관련 도서만 해도 300종 이상이나 된다는 사실은 톨스토이와 그의 문학작품이 우리에게 주는 대중적 영향력을 알 수 있다.
19세기 러시아의 시대적 배경
-1812. 조국전쟁 승리(나폴레옹 격퇴)
-1825. 12. 니콜라이 1세 즉위식 날 반란(데카브리스트 혁명실패)
-1854-1856. 크림전쟁 실패
-1862. 농노제도 폐지, <나로드키운동> 전개
등장인물
안나 카레니나 : 스테판 오블론스키의 여동생이자 카레닌의 아내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 카레닌: 고위관리이며 안나보다 20년 연상
알렉세이 키릴로비치 브론스키: 부유한 백작으로 안나와 사랑에 빠짐
콘스탄친 드미트리치 레빈: 시골의 조용한 귀족, 키티와 결혼에 성공
카체리나 알렉사드로브나(키티): 브론스키와 레빈 사이에서 갈등
세르게이(세료자): 안나의 아들
작품구성
☞ 1700여 페이지에 150여명의 등장인물 등장.
☞ 세 커플의 남녀 이야기로 구성
-안나와 카레닌
-안나와 브론스키
-키티와 레빈
☞ 사랑과 결혼, 가족문제
작품 줄거리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소설의 첫 문장)
-안나의 오빠 스테판 공작이 가정교사와 바람을 피운 사건 때문에 부부사이에 불화가 생긴다.
-그의 여동생 안나 카레니나는 이들 부부를 화해시키기 위해 모스크바로 온다.
-모스크바 기차역에서 우연히 브론스키를 만나고 두 사람은 첫 만남에서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안나와 브론스키의 사랑 – 절제되지 않는 관능적 욕망
☞브론스키와 안나는 오직 자기들의 사랑만을 위해 현실을 도피
☞안나는 사랑을 위해 아들 세료자마저 외면
☞안나는 딸 출산 후 남편 카레닌에게 용서를 구함
☞브론스키는 안나가 자살한 후에야 비로서 안나의 ‘회개’를 깨닫는다.
◈레빈과 키티의 사랑 – 육체적 요소와 정신적 요소가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사랑
☞스테판의 처제 키티에게 구애하던 중이었던 브론스키가 안나와 사랑에 빠진다.
☞점잖은 귀족 레빈은 키티로부터 청혼을 거절당한다.
☞레빈은 시골지주로 조용히 살면서 농민들의 개혁을 주도한다.
☞키티는 시골로 내려간 레빈과 재회하고 결혼한다.
☞브론스키와 안나의 불륜이 키티에게 주는 영향
◈카레닌
☞자신이 만들어 놓은 규칙과 틀 속에서 사고하고 생활하는 사람.
☞고정된 틀을 벗어난 일을 생각 하거나 그러한 가능성을 고려하는 건 불가능한 사람.
☞자연스럽고 자발적인 마음으로 종교를 받아들인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오히려 종교를 의식해서 행동한다.
☞안나가 해산할 때 용서함으로서 고결한 말들로 자신의 행동을 포장하면서 순간의 감정에 도취된다.
-불륜이었지만 사랑이라고 굳게 믿고 감정에 따라 행동했던 안나는 브론스키가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 마침내 절망하게 되고 열차에 몸을 던진다. 사는 목적을 잃은 브론스키는, 사비를 투자해 의용군을 편성하고, 터키와의 전쟁터를 향해 간다.
-안나의 비극적인 이야기는 콘스탄틴 레빈과 키티 쉬체르바츠카야의 사랑과 결혼 이야기와 좋은 대조를 이루는데, 후자는 사실 톨스토이와 그의 아내의 이야기를 모델로 한 것이다. 진실을 추구하는 레빈이 밝히는 당대의 사회, 정치, 종교에 대한 견해는 작가 자신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그런데 나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더라! 그래, 그래, 괴롭지 않은 삶이란 생각할 수 없다. 우리는 모두 괴로워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그것을 알고 있고 모두들 어떻게 자기를 속여야 할까 그 수단을 궁리하는 것이다.
뭐 이런 것이었지. 그러나 만약 진실을 보았을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안나가 자살 직전에 자신과 한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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