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신 교장이 효행상을 받는 이재윤(유치부) 어린이에게 상장을 전하고 있다. |
비-보이 그룹 인피니티 소울이 공연을 하고 있다. |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이 한 자리에서 합동졸업식을 갖는 이색 풍경이 벌어졌다. 산간벽지 마을 학교도, 외국인 학교 졸업식도 아니다. 이들은 모두 속초청해학교 졸업생들이다. 2007년 3월 1일 개교한 속초청해학교는 정신지체, 지체장애 학생들을 위한 공립특수학교다. 재학생 부모들도 참석 ‘축하’ 속초청해학교(교장 조윤신)는 지난 19일 오전 교내 다목적실에서 졸업생 25명과 학생, 학부모, 내·외빈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3회 졸업식 겸 어울림 한마당 페스티벌’을 개최했다.청해학교는 졸업생 대부분이 상위학급으로 진학하는 경우가 많아, 졸업식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축제 분위기에 가깝다. 올해 졸업생은 유치부 2명, 초등부 5명, 중등부 9명, 고등부 9명 등 25명이며, 이 중 19명이 청해학교의 상위학급으로 진학한다. 고등부 졸업생 9명 중 4명은 올해 신설된 전공과(용역과)에 진학, 학교에 남게 된다. 졸업식에는 졸업생뿐 아니라 재학생과 재학생 학부모들까지도 참석한다. 평소 이런 기회가 흔치 않아 학부모들은 졸업식과 같은 행사를 통해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1년간 수고한 교사들의 노고를 치하하기도 한다. 1부 졸업식 행사는 학사보고와 졸업증서 및 상장·상품 수여에 이어 학교장의 인사말이 진행됐고, 졸업생과 재학생이 함께 졸업식 노래를 부르며 서로를 축하했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청봉의 힘찬 기상 꿈으로 날개치고 / 동해의 붉은 해는 희망으로 솟는다 / 산과 바다가 하나되듯 우리도 세상과 어울려…’로 이어지는 교가를 제창하며 아쉬움과 축하 속에 졸업식을 마쳤다. 2부 행사에서는 함윤희 속초시 환경홍보대사의 사회로 노래, 마술, 비-보이 댄스, 아크로바틱 등의 축하공연이 이어져 잔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시각장애인(3급) 가수 최여름은 ‘거위의 꿈’을 열창해 큰 박수를 받았다. 본동 복도에는 졸업생들의 학업 성과물인 작품전시회도 함께 마련됐다. 한 학부모는 “어차피 졸업을 해도 학교에 머물러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졸업식이라기보다 학예회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이들과 함께 공연도 보고 장애를 공감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라 매년 참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장애인이 입학했으면…” 청해학교가 졸업식을 이벤트까지 열면서 성대하게 치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장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고 청해학교를 알려 장애인들의 입학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강정수 교사는 “아직도 속초고성양양 관내에는 정규교육을 받지 않고 방치되는 장애인들이 많다. 현재 재학 중인 30대 이상 학생도 10명이 넘고 올해는 42세 (초등부)입학 예정자도 있다”며 “오늘 행사는 그런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청해학교는 올해 전문대 역할의 전공과를 신설했다. 분야는 용역과로 기본적인 직무기능 숙지, 바리스타 교육, 근무태도 제고 등을 교육한다. 정원은 12명으로 청해학교 졸업생 4명과 기존 졸업생 1명, 설악고 졸업생 6명, 춘천동원학교 졸업생 1명이 시험에 통과했다. 조윤신 교장은 “우리는 저마다의 가치와 능력, 다양성을 존중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며 “장애를 가진 것은 삶의 방법이 다르고 불편할 뿐 차별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 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진정한 관심과 사랑으로 보살펴 장애를 넘어 함께 하는 삶을 누리도록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우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