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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속화철도(KTX) 속초역 개통에 맞춰 대대적으로 추진됐던 속초 역세권 개발사업이 결국 ‘수요 부족’을 이유로 용역 중단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무리한 장밋빛 개발 구상과 시정의 방향성 부재를 둘러싼 비판이 커지고 있다.
속초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22년 국토부 투자선도지구 공모 선정 이후 LH와 함께 역세권 개발을 추진해 왔다. 당시 시는 마이스(MICE) 산업 유치, 공공기관 이전, 복합생활거점 조성 등을 내세우며 “동서고속철 시대 신성장축”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계획은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시 자료에는 “역세권 개발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 용역 중지” 문구와 함께 “수요 부족으로 인한 앵커시설 및 수요 확보 가능 시설을 반영한 도입시설 검토”라고 명시돼 있다. 결국 사업 자체의 시장성과 실수요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행정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실제 지역사회에서는 애초부터 “속초 인구와 경제 규모 대비 과도한 신도시 구상”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KTX 개통 자체는 교통 여건 개선 효과가 있지만, 그것이 곧바로 대규모 신도시·마이스 산업·투자 유치 붐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는 지나친 낙관론이라는 비판이었다.
이 문제는 6.3 지방선거 속초시장 후보 TV 토론회에서도 핵심 쟁점으로 등장했다.민주당 김철수 후보는 “현재 역세권 개발사업은 2025년 9월 타당성 조사 용역이 중지된 상태인데 어떻게 마이스 산업 복합거점 조성을 말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고, 국민의힘 이병선 후보는 “동서고속철이 개통되면 역세권 개발은 당연히 진행된다”며 “72만㎡ 규모 공공용지에 마이스 산업 등을 준비 중”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논쟁 자체가 “또다시 철도 개통 기대감만 정치적으로 소비하는 모습”이라는 냉소도 나온다.
실제 속초에서는 KTX 개통을 앞두고 수년째 “신도시”, “대규모 투자”, “관광혁명”, “기업 유치” 등의 청사진이 반복적으로 제시돼 왔지만, 정작 시민들이 체감하는 일자리 확대나 소득 증가, 청년 정착 기반 강화 같은 생활밀착형 성과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특히 역세권 개발과 함께 추진되던 각종 대형 개발사업들이 현실성 논란과 사업성 부족, 주민 갈등 등에 휘말리면서 “그때그때 보여주기식 사업만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한 지역 인사는 “속초의 미래 전략은 시민 삶의 질과 지역경제 체질 개선이어야 하는데, 행정은 늘 외형적 개발 담론에만 치우쳐 있다”며 “KTX는 교통수단일 뿐인데 마치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정치적으로 과장돼 온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동서고속철 개통이라는 거대한 변화 앞에서 필요한 것은 과장된 신도시 환상이 아니라, 속초의 실제 수요와 산업 구조, 인구 현실에 맞는 지속가능한 도시 전략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설악투데이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