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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 병무기자 스크랩 백건우 음악회, 왜 도라산역에서?
호박조우옥 추천 0 조회 68 15.11.26 01:3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광복 이듬해에 태어난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이제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 북쪽을 향해 앉았다. 개성, 평양 아니 그 너머까지도 이어질 철로 위 특설무대에서 그는 첫 곡으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6번을 연주했다. 베토벤이 친구 루돌프 대공과 전쟁으로 헤어지게 된 아쉬움과 다시 만나기를 소망하는 마음을 담았다는 곡은 바로 백건우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였을 것이다. 도라산역에서 자신의 나이만큼이나 길어진 분단 세월을 두드리는 백건우의 통일 음악회 모습이었다.



지난 10월 30일 경의선 남쪽 종점이자 북쪽으로 가는 첫 번째 역인 파주 도라산역이 통일아트스페이스로 변모하는 것을 알리는 개막식이 열렸다. 젊은 예술가들이 펼치는 노래, 퍼포먼스, 전시 그리고 백건우의 피아노 연주는 이곳이 장차 통일문화의 요람이 될 것임을 보여주었다.


개막식 공연 무대에 선
 유니드림콰이어는 '통일'이 부르면 어디든지 달려간다는 팀, 경쾌하기 짝이 없는 <통일바보> 노래로 통일이 꿈 아닌 생시의 일이 되길 소망하였다.

 


도라산
역 실내에서는 퍼포먼스도 공연되었다. DMZ 철조망으로 만든 피아노로 <고향의 봄>을 연주하던 무용수는 곧 근현대사의 굴곡 속에 전 세계로 흩어지는 아픔을 겪는 우리 민족의 모습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절망에 쓰러진 무용수 곁에 기적 소리와 함께 기차 바퀴가 들어오고 외로운 섬이 될 수도 있는 우리는 철도를 통해 대륙으로, 통일의 길로 나아가게 된다.

 



퍼포먼스가 펼쳐진 장소는
내년 1월 31일까지 특별전시가
열리는 공간이기도 하다. 도라산역에 들어서면 천장에서부터 드리워진 10개의 대형 족자로 구성된 김혜련 작가의 작품 <너의 얼굴>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작가는 1970년대 중반 이전에 촬영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판문점 북한 병사 모습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사진 속 그는 남쪽 군인을 마주 보며 귀엽게 웃고 있었고 그것이 작가 마음을 연민과 상상으로 뒤흔들게 했다. 김혜련 작가가 한지에 먹으로 그린 <너의 얼굴>은 적으로서의 북한 병사가 아닌 같은 민족이자 인간의 모습을 한 '너'인 셈이다.



반대편에는
한국미술계를 대표하는 멘토 7인이 함께 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 전시가 열리고 있다. 재봉틀로 옷을 지어줄 때마다 북에 두고 온 가족 얘기를 하셨던 할머니를 모티브로 한 '할머니의 편지' 등 7개의 원으로 통일을 향해 달리고 싶은 기차를 상징하는 작품들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도라산역 플랫폼을 객석으로 삼고 철로 위 무대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백건우 통일음악회는 개막식 마지막 순서이자 하이라이트였다. 상징적인 장소에서 개최된 민족의 비원이 담긴 연주라서일까? 노을이 지기 시작하는 늦은 오후, 느닷없는 가을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청중들은 시종 연주에 빠져들었다. 마지막 건반 소리가 사라지고 피아니스트가 일어서자 "앙코르!"를 외치며 큰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오래전 남쪽으로 귀순한 한 북한 병사는 "확성기로 매일 듣는 남쪽 노래에 마음이 움직여 오게 되었다."고 말했다. 노래 한자락의 문화가 얼마나 힘이 센지 보여주는 좋은 예가 아닐까 한다. 도라산역 통일 문화스페이스는 민족의 오랜 비극인 분단을 오히려 자양분 삼아 문화를 꽃피우고 통일을 앞당길 것이다. 통일이 어떻게 문화로 표현되는지 궁금한 사람은 한번 가볼 일이다. 통일문화스페이스 개관은 통일부 주최 통일문화주간 행사 중 하나이기도 했다. 

 

 

 




      

 <취재: 청춘예찬 어머니기자 옥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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