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꾸미는거만 좋아하지 말고 구두나 좀 닦아 놓지~"
툴툴거리며 길 나설 채비를 하는 남편에게 펀치 한 방~
"어쩌다 한번 신는 신발~돌아다니면 먼지 묻을텐데 뭘 닦어~ㅋ"

파주 번개때 얻어 온 삐다구를 몇날 몇일째 애무하고 있는 쫑쫑이..
쥔장내외가 반짝반짝 닦은 구두를 신고 설라므네~~
먼길 출타한다고~집 잘 봐 주십사~문안인사를 드리건만~
느그들 가기나 말기나~~
속으로는 이번엔 뭔 특식을 얻어올까 싶었제~?
이 놈아 개코도 없다~~

아~우리부부는 또 코리안타임이다..ㅡ,.ㅡ
산골에선 타잔과 제인인데 산골만 탈출하면 어리버리 갑돌이 갑순이가 된다..
안양 인덕원성당에 도착하니 1시 예식인데 1시 15분에 도착..ㅋㅋ

마흔이 넘어 늦장가를 가는..
사랑하는 후배 꿈식(꿈꾸는 식물의 준말~)이의 결혼식이다..
(주:꿈식이는 꿈꾸는 식물이란 닉넴의 준말인데..
울 동네 부녀회장님과 이장님댁은 '뽀식'이로 늘 헷갈려 부르는~ㅋㅋ)
10여년전쯤 한 중대형 귀농까페 솔로방에서 떠들거릴때 잘 어울리던 싱글들이 몇몇 있었다..
작은 텃밭농사를 하며 물장사를 하고 있던 때라 싱글들의 해방구였던 그 찻집..ㅋ
나는 갖가지 명목으로 싱글들을 불러 모았다..
빨간 글씨 연휴면 당연히 모였고 일명 풀베기 번개~장작 번개~같은 노가다 번개로~
외로운 영혼들의 이두박근 훈련을 강행하던 시절..
전기쟁이였지만 감성이 뛰어나 시인을 꿈꾸던 꿈식이는 그 시절 늘 노래를 불렀다..
"아무래도 나는 베트남 처자랑 결혼해야 할 것 같아.."
여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벌도 돈도 없다는 자조적인 표현이었으리라..

하지만 그 누구보다 섬세하고 가슴이 따듯한 진국이기도 했던 터..!
내가 영월로 온 이후에는 무수한(?) 국내산 여친들을 데리고 오더니..
지난해부터 중복되는 한 처자와의 방문이 잦았나니~~ㅎㅎ

그들의 사랑이 깊어질 수록 곁에서 지켜보던 나는..
솔직히 마음 한켠에선 걱정도 많았던 커플이었다..ㅠ.ㅠ
우쨌기나 그들의 결혼은 처가의 반대로 순탄(!)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모든 역경을 딛고 둘이 백년가약을 하는 그 날을 6월 9일 오늘로~결정하게 되었나니~
아따~날짜가 으째 에로틱하다잉~ㅋㅋ

비밀리에 연애를 하던 그들을 내가 청령포에서 찍어 주었던 사진..^^

명문여대를 졸업한 그녀는 오마이뉴스의 편집국 기자이다..
그리고 꿈식이는 얼마전 요리책까지 출간한..(주로 노가리가 그득하지만~ㅋ)
선한 사람들이 승리하는 세상을 꿈꾸는 오마이블러그의 파워 블러거..
그리고 귀농을 꿈꾸는..!
개인의 신상은 이쯤하고~~^^

우려했던대로 꿈식이의 아버님은 결혼식장에 나서지 않으셨다..
하지만 아비노릇 하지 못한 그 분도 지리산 자락에서 큰 아들의 결혼식을 남몰래 눈물 흘리며 축하했으리라..
피는 물보다 진하니까..
난 믿는다..!

.............
아니~결혼도 안 해 보신 신부님께서 당신들의 희망사항을 줄줄이 주례사로~~ㅋ
하시는 동안 오랜만에 '그 시절'의 '싱글들'과 어울려 밀린 수다를 부리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동갑내기 '도반' 은 올 1월에 둘째까지 낳았다고 울렐레레~까꿍 지롤이네그랴~
아따~밭도 좋아~~ㅎㅎ

제 엄마의 미모를 빼다 박아서 어쩜 저리 속눈썹도 길고 이쁜지~흥~ㅠ.ㅠ

근데 구멍 한 쪽에 건더기가 있네~ㅋㅋ
유아미..를 바라보는.(아따~성이 유씨여서..ㅎ)
남편의 눈길이 좀 그랬다..ㅠ.ㅠ

실은 사진 몇 장 찍어 줄까 해서 예배당에 앉아 있다 보니 눈물이 왜 일케 나던지..
아니 왜 넘의 결혼식에 눈물이..ㅎㅎ
그냥..가슴이 먹먹하면서 대견하기도 하고 그랬던 탓..!
이제 보무도 당당하게 힘찬 걸음을 내 딛는 꿈식이..
축하하고 그리고 한스럽게 저 세상을 가신 제 어머니의 못다 이룬 여자의 행복을..
손을 잡은 제 와이프에게 갑절로 보답해 주길 진심으로 기도했다..
사랑한다 선양아~순옥아~~^^
(그나저나 느그들 사진이 '바람처럼' 나왔네그랴..ㅋ)

어럽셔~~
이 늙다리 노털들이 확~그냥..
신성한 예배당에서 발칙한 짓은 다 해요~ㅎㅎ

...........
행복한 결혼식이 끝난 후 식당에서 우적거리던 우리들~
'에구~이 빙신아~~'
이제 우리팀에서 마지막 하나 남은 동갑내기 병연이..만 싱글이다..ㅎㅎ
그나저나 울 남편님~
잘 차려진 부페 밥상에서 골라다 먹느니 잡채에 김치, 김밥, 겉절이 따위다..
에구~이 산골의 타잔아~~ㅎ
교편을 잡고 있는 이 '등신' 하나..
막걸리 서 말 마셔 볼라고~
일전에 소식을 들었던 남편 동창과 함께 우째 엮어 줄라고 시나리오 작성중인데..ㅎㅎ

모든 예식을 마치고 식당에 들어선 꿈식이네 부부..^^

그나마 제대로 나온건 이 사진밖에 없는데 의젓하니 보기 좋다..
하긴 장남의 모진(!) 책임을 다 해 왔던 만큼 늘 의젓했제..
기특하다..그리고 대견하다..^^

...............
근처 성남 모란시장에 새 집을 샀다는 병연이네 집 구경도 할 겸 남편과 함께 동행했더니..
때마침 모란 장날이라네~~ㅎㅎ
말로만 듣던 모란 5일장..
아따~~영월장과는 비교도 안되게 크기도 하지만..
오일장의 규모와 크기 보다 별별 인간들이 더 바글바글했던~ㅎ
그 시장통에서 영월장에서도 보지 못하는 옛날 국수가 있어 반갑길래..^^

그리고 시골장에서는 상상 할 수 없는..
도시 장터에서의 소포장 비료 상품을 보고 파안대소했다..ㅎㅎ
근데 제발~~
이런 화학비료는 아무리 콩알만한 텃밭이라도 도시의 농부들이 뿌리지 말기를..
눈에 보이지 않는 식물의 조직체계가 인간의 그것과는 비교가 안된다는..ㅠ.ㅠ

그리고 창고 덧문으로 만들면 좋을 성 싶은 모델 하나 발견..
워매..산골 부부 도시 한 복판의 장바닥에서 별별 촌스러운(?)걸 다 구경했네그랴..ㅎㅎ

..................
감동,기쁨,시원섭섭,반가움,즐거움~
긍정적 기운의 감정이 넓데데한 쟁반에 담긴 짜장처럼 버무려 졌던 날..ㅎㅎ
첫댓글 ㅎㅎㅎ
재밌는 꽁트 한 편 읽듯이 눈도 마음도 즐거웠어요.
ㅎㅎ인생은 누구나 버라이어뤼~해서요~~ㅎㅎ
무쟈게 촌시러븐 식당 안내판이 눈이 확! 띄네요. 인덕원 성당은 나도 두 번 갔었는데 한번은 결혼식 또 한번은 팔순축하 미사 참석 .. 그래서인지 괜시리 반갑네요. 새깡님 오늘 하루 바쁘셨네요, 안양 찍고 성남 돌아 다시 영월로 ~~^^ 우여곡절 느즈막이 결혼식 올린 두분 잘 살기 기원합니다. 아직도 싱글인 팍삭 늙은 내 남동생 생각이 많이 나네요. 에구구...브러버
아~인덕원성당을 잘 아시겠네요..^^ 성당에 그닥 많이 가 볼 기회가 없지만 교회와는 다른 묘한 엄숙한 분위기..^^
붉은 벽돌로 지어져 있는탓인지 고풍스런 느낌도 들고..수녀님들이 꽃을 잘 키우시는지 화분이 엄청 나더라구요~
근데 아직 싱글인 남동생이 있으세요?에구구..ㅠ.ㅠ 늦장가인만큼 잘 살겠죠~저희처럼~ㅋㅋ
오늘 하루 수고 많으셨네요
편히 쉬세요
ㅎㅎ편히 잘 쉬고~또 동동거리는 새 날의 퇴근시간무렵이네요~ㅎㅎ
자다가 일나서 꽁트한편읽고나니 잠이확~~!깨네ㅎ
이제이밤을 어짤껴
내잠물어내~~^*~
ㅎㅎ늦잠 자셨어요? 덕분에 충분한 휴식을~~ㅎㅎ
모란 장이면 내 나와바리인데 .. 어제 집에서 별일 없이 있었고 샛강님 성남까지 올 줄 알았으면 내가 먼저 전화해 봤을낀데 아깝당 ㅎㅎ 담에 내 나와바리에 오시면 꼭 전화하기요 !! ㅎ
ㅎㅎ글찮아도 '분당'이란 글자가 여기저기 자꾸 보여서 정아님 생각을~~ㅎㅎ
근데 어제 왜 글케 덥던지..도시라 더 더운가봐요..얼렁 탈출하자고 부랴부랴 산골로 부릉부릉~~^^
긍께 더우니까 사슴청년님까지 모시고 팥빙수 한그릇 할 수 있었는데 말이야~~
아고고~팥빙수 날라갔네요~~ㅎㅎ
내신랑 신발은 내가 미리미리 손질해놔야지, 뭘 잘했다고 그리 야무지게 펀치를 날려요.ㅎ 사슴남자가 장가 갈 때는 이 정도 지극한 사랑은 받을 예상은 하셨을텐데. 샛강님 사는 얘기, 주변에 사는 사람들 얘기, 늘 꿀맛입니다.
ㅎㅎ됩대 늘 큰소리를 쳐도 군말없는 남편이 고맙기도 하구요~ㅎㅎ어제는 반가운 친구들을 넘 오랜만에 만나서 즐겁고 유쾌했답니다..^^
저도 언제나 결혼식장가면 혼자 감동묵고 눈물찔끔... 아무리 나이먹어도 안고쳐지는 병이예요.
신랑이 후덕하니 좋구먼... 처가에서는 왜 반대람요..
시골장터 구경은 언제라도 잼나요.
구두닦아주며 생색내시는 청년님의 사랑표현은 은근 잼나요.
바쁜 일상의 소식이 또 기대되요. 샛강님의 사는이야기... *^^*
ㅎ저만 그러는줄 알았더니 작은나무님도요?ㅎㅎ
이제 조만간 며느리 보시면 우짜노..ㅠ.ㅠ
손수건을 미리 소맷부리에 숨겨두고 식장에 계셔야 할 듯..ㅎㅎ
감칠맛 나는 샛강님 이야기 너무 시원해요.화끈하고 거침이 없어서 인지 재밌어요. 날짜보고떠오르는 영화가 있네요.전 첨알았건욯ㅎㅎ 무조건 행복하시라고 사진보면서 생각이 드네요.샛강님 하루는 애 이케 길어요?
ㅎㅎ긴 하루였어요~~ㅎㅎ
하루가 꽉 찼어요. 기쁨,행복,즐거움... 바쁜철인데 나들이하실일이 많으시네요. 몸도 마음도 바쁘시겠군요...
모란장날이 언젠고 알아보고 장구경가고싶다느느
ㅎㅎ올 6월은 뭔 행사가 이리 많은지..ㅎㅎ 내일은 또 마을 효도관광 간데요.ㅠ.ㅠ 제가 늘 안내양처럼 사회를 봐야 하는데..이번만큼은 바빠서 빠질라구요..할매들한테 미운털 무쟈게 박힐텐데..걱정입니다..ㅋㅋ 모란장날도 영월장처럼 4,9장인가 봐요~디따 크던데요~~ㅎㅎ
샛강언니 글은 언제나 경쾌하고 또 푸근해요...
싱글 귀농카페? 도 있었군요...진즉 내가 알았더라면..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었을텐데.. (아..운명이다!!!)
ㅋㅋ긍게~그 싱글방 '등신'들이 울집에서 번개하다가 눈맞아서 결혼한 커플들도 있었는데..ㅋㅋ
아~솔로였을때가 재밌었네..ㅎㅎ
ㅎ감칠나게도 쓰셧네 ㅎ
..또한번 푸핫~~웃어요 ` ㅎ
ㅎ원미동 사람들의 주인공같은 이들이 많아서리~~ㅋㅋ
매번 카툰소설 읽는 기분이에요.샛강님~~~책 쓰고 계시지요?ㅎ
ㅎㅎ네엡~~~ㅎㅎ
축하 꽃다발에 적힌 글을 보고 푸하하....세상 참 많이 달라졋네요.
저 결혼 할 때만해도 젊잖은 글귀를 그것도 죄 한문으로 적어놨었는 데...
글고 저도 결혼식 사진만 봐도 눈물이 핑 돌아요.
이담에 어떻게 울 아그덜 결혼 시킬런지 벌써 부텀 걱정입니다. ㅜ.ㅡ
ㅎㅎ시절이 참 많이 달라졌지요? 요즘 결혼식풍경도 많이 엉망(?)이라는데..ㅎㅎ
성당이라 그런지 길고 지루하고~ㅋㅋ
눈물과가 또 한 명 있으셨네요~우짜나..평생 델꼬 사실수도 없고..ㅎㅎ
그나저나 결혼은 여자가 파놓은 최초의 함정이라는데..ㅎㅎ
우여곡절의 긴 그들의 러브스토리를 짧고 간략하게 그리고 감동적으로 요약 해 주신 샛강님의 이야기. 늘 재미있는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어렵게 결혼한 그들이 항상 재밌고 행복한 날들만 있기를 바랍니다.
어렵게 결혼했으니까 잘 살거에요~~
워낙 두 사람이 신실한 젊은이들이라서..^^
신혼여행도 잘 다녀 왔다고 전화가 왔더랍니다..
샛강님 친구분 결혼 축하합니다..
하느님께 축복받는 결혼식이니 더 행복하실 겁니다..
샛강님 친구분 결혼식날 먹먹해져 온 마음 조금 이해갑니다 ..
ㅎㅎ친구가 아니고 동생이에요~~ㅎㅎ
우쨌기나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아마 또 그렇게 잘 살겠지요..^^ㅎ
이동네에서도 여전히 재밌는 얘기...
그나 저나 우리집에도 등신 항개 있는데...ㅜ.ㅜ
독야청청하고있는 우리딸년..
남의 일 같지 않군요.
ㅋㅋ앗~풀 한포기님..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