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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제충신(孝悌忠信)
효도와 우애, 충성과 믿음이라는 뜻으로, 어버이에 대한 효도, 형제끼리의 우애, 임금에 대한 충성과 벗 사이의 믿음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孝 : 효도 효(子/4)
悌 : 공손할 제(心/7)
忠 : 충성 충(心/4)
信 : 믿을 신(亻/7)
어버이에 효도하고(孝), 형제끼리 우애 있고(悌), 임금에 대한 충성(忠)과 벗 사이의 믿음(信)이란 좋은 말만 모은 것이 이 성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선조들은 이 말을 달고 살았고, 가훈으로 이어져 온 집도 많았다.
오늘날에도 케케묵은 것으로 치부되는 충성만 제외하고 나라를 위한 것으로 생각하면 여전히 빛을 발할 수 있는 말이다.
가정의 화목에서 친구와의 의리, 사회의 질서와 안녕을 위한 것이 포함되었으니 권장할 지침이다.
공손할 제(悌)는 형제간에 차례를 잘 지키는 마음에서 우애가 우러난다는 뜻을 가졌다. 좋은 말이니만큼 여러 곳에서 비슷한 의미로 사용됐다.
먼저 논어(論語) 학이(學而)편에 나온다.
本立而道生 孝弟也者 其爲仁之本與.
본립이도생 효제야자 기위인지본여.
근본이 확립되면 따라야 할 올바른 도리가 생긴다. 효도와 공경이라는 것은 바로 인을 실천하는 근본이다.’ 아우 제(弟)에는 공경한다는 뜻도 있다.
관중(管仲)은 명재상답게 나라를 다스리는 네 가지 덕목인 예의염치(禮義廉恥), 즉 예절, 옳음, 청렴, 부끄러움을 사유(四維)라 했고 여기에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덕목인 효제충신(孝悌忠信) 네 가지를 더해 팔덕(八德)이라 했다.
맹자(孟子)에게 한 제자가 군자는 왜 농사도 짓지 않으면서 밥을 먹느냐고 물었다. ‘나라에서 군자를 기용하면 나라가 편안하고 부유해지며, 청년들이 그를 따르면 효성스럽고 공경스러우며 믿음성이 있게 된다.’
其君用之 則安富尊榮, 其子弟從之 則孝弟忠信.
이런 중요한 일을 하는데 군자가 무위도식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진심(盡心) 상(上)편에 실려 있다.
우리 고전에서도 용례는 무수히 많다.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부터 ‘익조 도조 환조 세 성인께서 서로 이어받아 오면서 효제충신으로 가법을 삼았다(翼祖度祖桓祖 三聖相承 以孝弟忠信爲家法)’로 나오고, 퇴계(退溪) 선생은 ‘효제충신은 인간이 가야 할 도리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가르쳤다.
孝悌忠信 人道之大本.
끔찍한 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인륜이 무너졌다고 탄식한다. 효도니 우애니 강조하면 시대에 뒤떨어졌다며 고개를 돌리는 중년이나 젊은이들이 많다. 가정에서부터 생활화하여 이런 기본 덕목을 가르치면 삭막한 사회에 온기가 돌지 않을까.
제자입즉효출즉제(弟子入則孝出則悌)
집에서는 효를 다하고 나가서는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뜻이다. 줄여 효제(孝悌)라고도 한다. 제자는 젊은이, 어린아이, 또는 뭇 사람들을 지칭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논어(論語) 학이편(學而篇)에 나오는 공자(孔子)의 너무나 유명한 말씀으로 인간 도리의 출발점인 효와 타인에 대한 존중 정신을 가르치고 있다.
조선의 대표적 지성(至聖)인 퇴계(退溪) 이황(李滉) 선생이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삼촌 송재공으로부터 논어를 배우면서 평생 행의 본(本)으로 삼았다는 명구이다.
子曰 : 弟子入則孝, 出則悌, 謹而信; 汎愛衆, 而親仁. 行有餘力, 則以學文.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집에서는 효를 다하고, 나가서는 삼가는 마음으로 웃어른과 남을 대하며, 말하되 믿음이 있어야 하며, 사람들을 두루 사랑하고 어진 사람과 친해야 한다. 그 모든 것을 행하고 남은 여력이 있은 연후에야 글을 배우게 된다.
배움과 지식 이전에 바른 인격을 갖춘 사람이 되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의미다.
수능을 치른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지금 열심히 대학 선택의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시험을 잘 치른 수험생도 있을 거고 만족스러운 점수를 기대할 수 없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어떤 길을 가든 분명한 것은 인간으로서 지녀할 성품을 아름답게 가꾸는 '시험'이야말로 최고 점수를 받아야 할 지상(至上)의 시험이라는 것이다. 그 출발이 바로 제자입즉효출즉제의 체화(體化)요 실천이다.
▶️ 孝(효도 효)는 ❶회의문자로 耂(로; 노인)와 子(자; 아들)의 합자(合字)이다. 아들이 노인을 잘 봉양하는 뜻에서 부모나 조상을 잘 섬김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孝자는 ‘효도’나 ‘부모를 섬기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孝자는 耂(늙을 노)자와 子(아들 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子자가 耂자 아래에 있으니 글자의 구성으로만 본다면 아들이 노인을 등에 업은 것과도 같다. 그런데 금문에 나온 孝자를 보면 백발이 성한 노인과 어린아이가 함께 노니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떻게 해석하든지 간에 어른을 모시고 함께하는 것이 孝의 근본이라는 것을 말하는 글자임은 틀림없다. 그래서 孝(효)는 (1)부모를 잘 섬기는 일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효도(孝道) ②상복(喪服: 상중에 있는 상제나 복인이 입는 예복) ③제사(祭祀) ④맏, 맏자식 ⑤부모를 섬기다, 효도하다 ⑥본받다 ⑦상복(喪服)을 입다, 거상(居喪)하다 ⑧제사(祭祀) 지내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효성이 지극한 딸을 효녀(孝女), 부모를 잘 섬기는 마음을 효덕(孝德), 효행이 있는 며느리를 효부(孝婦), 효행이 있는 손자를 효손(孝孫), 효성스러운 마음을 효심(孝心), 부모에 대한 효도와 형제에 대한 우애를 효우(孝友), 효행을 다하는 마음을 효지(孝志), 부모를 잘 섬기고 공경함을 효경(孝敬), 부모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한 효도를 효은(孝恩), 어버이를 잘 섬기는 행실을 효행(孝行), 부모를 잘 섬기는 도리를 효도(孝道), 마음껏 어버이를 잘 섬기는 정성을 효성(孝誠), 효행이 있고 유순함을 효순(孝順), 어버이를 효행으로 봉양함을 효양(孝養), 어버이에게 효도함을 효친(孝親), 봉양할 줄 아는 새라는 뜻으로 까마귀를 달리 일컫는 말 효조(孝鳥), 부모에게 자식된 도리를 못함을 불효(不孝), 나라에 대한 충성과 부모에 대한 효도를 충효(忠孝), 어버이를 잘 섬김을 극효(克孝), 한결같고 변함없는 효도를 달효(達孝), 지극한 효도 또는 지극한 효자를 대효(大孝), 순종하여 효성을 다함을 순효(順孝), 어버이를 영화롭게 하는 효도를 영효(榮孝), 어버이의 애정과 자식의 효도를 자효(慈孝), 지극하고 돈후한 효행을 독효(篤孝), 부모를 섬길 때에는 마땅히 힘을 다하여야 함을 효당갈력(孝當竭力), 효자는 날을 아낀다는 효자애일(孝子愛日), 효자가 난 가문을 효자지문(孝子之門), 어버이에 대한 효도와 형제끼리의 우애와 임금에 대한 충성과 벗 사이의 믿음을 통틀어 이르는 효제충신(孝悌忠信), 까마귀 새끼가 자란 뒤에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효성이라는 뜻으로 자식이 자라서 부모를 봉양함을 반포지효(反哺之孝), 부모는 자녀에게 자애로워야 하고 자녀는 부모에게 효성스러워야 함을 이르는 말을 부자자효(父慈子孝), 효자가 죽은 부모를 너무 슬피 사모하여 병이 나고 혹은 죽음을 이효상효(以孝傷孝) 등에 쓰인다.
▶️ 悌(공손할 제)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심방변(忄=心;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순서(順序)의 뜻을 가진 弟(제)로 이루어졌다. 순서를 중히 여기는 마음, 손위 사람에게 잘 순종(順從)하다의 뜻이 있다. 그래서 悌(제)는 ①공손(恭遜)하다 ②공경(恭敬)하다 ③화락(和樂)하다(화평하게 즐기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형제 간이나 장유長幼의 사이에 우애가 두터움을 제우(悌友), 부모에 대한 효도와 형제에 대한 우애를 효제(孝悌), 용모와 기상이 화평하고 단아함을 개제(愷悌), 웃어른에게 공손하지 못함 또는 형에 대하여 아우로서의 도리를 지키려 하지 않음을 부제(不悌), 어질고 공손함을 인제(仁悌), 어버이에 대한 효도 형제끼리의 우애 임금에 대한 충성과 벗 사이의 믿음을 통틀어 이르는 말을 효제충신(孝悌忠信) 등에 쓰인다.
▶️ 忠(충성 충)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심방변(忄=心;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中(중, 충)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마음속에서(心) 우러 나오는 참된 뜻이라는 뜻의 충성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忠자는 ‘충성스럽다’나 ‘공평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忠자는 中(가운데 중)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中자는 원안에 깃발이 꽂혀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중심’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중심’이라는 뜻을 가진 中자와 心자가 결합한 忠자는 ‘중심이 서 있는 마음’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마음에 중심이 서 있다는 것은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忠자는 마음에 중심이 잡혀있다는 의미에서 ‘공평하다’나 ‘충성스럽다’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忠(충)은 (1)임금에 대하여, 신하와 백성 된 본분을 다할 것을 요구하는 사상(思想)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충성 ②공평(公平) ③정성(精誠) ④공변되다(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공평하다) ⑤정성스럽다 ⑥충성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간사할 간(奸), 간사할 사(邪), 거스릴 역(逆)이다. 용례로는 나라와 임금 등에게 몸과 마음을 다하여 헌신하는 것을 충성(忠誠), 남의 잘못을 고치도록 타이름을 충고(忠告), 표리가 없고 성실함을 충실(忠實), 충실하고 인정 많음을 충서(忠恕), 주인에게 충실한 개를 충견(忠犬), 나라와 임금을 위하여 충절을 다하는 신하를 충신(忠臣), 나라에 대한 충성과 부모에 대한 효도를 충효(忠孝), 충성스러운 마음을 충심(忠心), 충성스럽고 곧음을 충직(忠直), 임금께 충성을 다함을 충군(忠君), 충성스럽고 참된 정을 충정(忠情), 충직하고 순후함을 충후(忠厚), 충성스럽고 절의에 열렬함을 충렬(忠烈), 충성스럽게 간함을 충간(忠諫), 충고하는 말이나 충직한 말을 충언(忠言), 진정으로 임금을 섬기는 마음을 충간(忠肝), 충성스럽고 절개가 곧음을 충정(忠貞), 충성스러워서 삼가는 마음이 깊음을 충숙(忠肅), 공경하여 충성함을 경충(敬忠), 홀로 다 바치는 충성을 고충(孤忠), 변변하지 못한 충성을 미충(微忠), 충성스럽지 못함을 불충(不忠), 정성을 다하는 충성을 혈충(血忠), 충성을 힘써 다함을 효충(效忠), 독실한 충성을 독충(篤忠), 남을 위하여 꾀를 내어 줌을 모충(謀忠), 겉으로만 꾸며 나타내는 거짓된 충성을 사충(詐忠), 자기의 충성됨을 그 상대편에게 나타내 보임을 헌충(獻忠), 바른 말은 귀에 거슬린다는 충언역이(忠言逆耳), 임금께 충성을 다하고 나라를 사랑함을 충군애국(忠君愛國), 충성스럽고 절개가 곧은 마음을 충의지심(忠義之心), 충성과 효도를 다 두루 갖춤을 충효양전(忠孝兩全), 충성스러운 마음과 의로운 담력을 충간의담(忠肝義膽) 등에 쓰인다.
▶️ 信(믿을 신)은 ❶회의문자로 䚱(신)은 고자(古字), 㐰(신), 孞(신),은 동자(同字)이다. 人(인)과 言(언; 말)의 합자(合字)이다. 사람이 말하는 말에 거짓이 없는 일, 성실을 말한다. 옛날엔 사람인변(亻)部에 口(구)라 썼으며(㐰), 또 말씀 언(言)部에 忄(심)이라 쓴 글(䚱) 자체도 있다. ❷회의문자로 信자는 ‘믿다’, ‘신임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信자는 人(사람 인)자와 言(말씀 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믿다’라는 뜻은 人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㐰(믿을 신)자가 먼저 쓰였었다. 이후 소전에서는 口자가 言자로 바뀌면서 본래의 의미를 더욱 명확하게 표현한 信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사람의 말은 믿을 수 있어야 하고 거짓이 없어야 한다. 그래서 信자는 ‘믿다’나 ‘신뢰하다’, ‘신임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信(신)은 ①믿다 ②신임하다 ③맡기다 ④신봉하다 ⑤성실하다 ⑥~에 맡기다 ⑦확실하다 ⑧마음대로 하다 ⑨알다 ⑩신의(信義), 신용(信用), 신표(信標) ⑪편지(便紙ㆍ片紙), 서신(書信) ⑫정보(情報) ⑬증거(證據), 기호(記號) ⑭서류(書類) ⑮소식(消息), 소식을 전하는 사람 ⑯확실히 ⑰정말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믿을 시(恃),믿을 양/량(諒),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의심할 의(疑)이다. 용례로는 믿고 받드는 일을 신앙(信仰), 믿고 의지함을 신의(信倚), 믿음성이 있는 사람을 신인(信人), 믿고 일을 맡기는 일을 신임(信任), 믿고 받아 들임을 신수(信受), 믿음직하고 착실함을 신실(信實), 변하지 않은 굳은 생각을 신념(信念),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신도(信徒), 옳다고 믿는 마음을 신심(信心), 믿고 따라 좇음을 신종(信從), 믿어 의심하지 아니함을 신용(信用), 남을 믿고 의지함을 신뢰(信賴), 성서의 말씀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고 그리스도에 대한 자기의 신앙을 공적으로 나타내는 일을 신앙고백(信仰告白), 신앙을 가지고 종교에 귀의하는 영적 생활을 신앙생활(信仰生活), 믿음은 움직일 수 없는 진리이고 또한 남과의 약속은 지켜야 함을 신사가복(信使可覆), 옳다고 믿는 바대로 거리낌 없이 곧장 행함을 신심직행(信心直行), 꼭 믿어 의심하지 아니함을 신지무의(信之無疑), 돼지나 물고기 등 무심한 생물조차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는 신급돈어(信及豚魚), 상을 줄 만한 훈공이 있는 자에게 반드시 상을 주고 벌할 죄과가 있는 자에게는 반드시 벌을 준다는 신상필벌(信賞必罰)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