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황재돈 기자 승인 2023.03.16 15:56 수정 2023.03.16 15:59
70.4%로 평균 대비 20% 이상 높아 부지 내 주거용지 '불포함'..기업 유치 '호재' 마련
정부가 지난 15일 지정·발표한 국가산업단지 15곳 중 유독 ‘천안 국가산단’의 산업시설용지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타 지역 국가산단 평균 산업용지 비율이 50% 안팎인데 비해, 천안의 경우 71%에 달했다. 정부가 지난 15일 지정·발표한 국가산업단지 15곳 중 유독 ‘천안 국가산단’의 산업시설용지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타 지역 국가산단 평균 산업용지 비율이 50% 안팎인데 비해, 천안의 경우 71%에 달했다. [황재돈 기자]
정부가 지난 15일 지정·발표한 국가산업단지 가운데 유독 ‘천안 국가산단’ 산업시설용지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타 지역 국가산단 평균 산업용지 비율이 50% 안팎인데 비해, 천안의 경우 71%에 달했다.
이처럼 천안 국가산단이 충분한 산업용지를 확보하면서 국내외 글로벌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6일 <디트뉴스>가 국가산단으로 지정된 전국 15곳 ‘산업용지 비율’을 분석한 결과, ‘천안 미래모빌리티 국가산단’은 총 면적 416만9430㎡ 중 293만4192㎡가 산업시설 용지로 구성됐다. 비율로 따지면 70.4%. 나머지는 지원시설 용지 6만487㎡(1.4%)와 공공시설용지 117만4751㎡(28.2%)로 각각 구성됐다.
타 국가산단 산업용지 비율을 보면 ▲충남 홍성 61.6% ▲대전 45.8% ▲충북 청주 39.4% ▲강원 강릉 53.7% ▲대구 37.1% ▲경남 창원 49.9% ▲경북 경주 64.6% ▲경북 안동 65.9% ▲경북 울진 55.7% ▲광주 53.5% ▲전북 익산 53.1% ▲전북 완주 53.1% ▲전남 고흥 52.6%로 ‘평균 49%’에 불과했다.
신규 국가산단 지정 현황. 디트뉴스DB. 신규 국가산단 지정 현황. 디트뉴스DB. 천안 국가산단이 높은 산업용지를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은 부지 내 ‘주거시설용지’를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초 기재부는 LH를 통해 위탁 개발에 따른 ‘천안 종축장 개발 계획 수립 용역’에서 산업시설용지 50%, 지원시설용지 20%, 주거시설용지 30%로 분할하는 안을 제시했다. 천안시가 충남도에 최초 국가산단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을 때도 이 같은 비율은 유지됐다.
하지만 이 경우 산단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고, 아파트나 상가 등이 들어서면서 산단 지원기능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충남도는 천안시, (사)종축장이전개발 범천안시민 추진위와 공조를 바탕으로 기재부 등을 대상으로 끈질긴 설득 작업을 이어갔다.
결과적으로 산단 부지에 주거시설용지가 빠지면서 충남도와 천안시는 국가산단 배후 부지에 ‘뉴타운’을 조성하는 청사진을 제시하게 됐다. 국가산단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하는 동시에, 천안시 자체적으로 신규 주거단지를 조성할 수 있는 ‘1석 2조’ 효과를 거둔 셈.
‘산림자원연구소↔천안종축장’ 맞교환, 협상 카드 활용
김태흠 충남지사가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만나 국가산단 지정을 건의하고 있는 모습. 김태흠 지사 페이스북 갈무리. 충남 도유지인 ‘충남산림자원연구소’와 기재부 땅인 ‘천안 종축장’을 맞교환 하자는 김 지사 제안도 협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김 지사는 지난 10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산림자원연구소와 충남 지역 국유지를 맞바꾸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독대에서 이를 건의하고,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수차례 만나 부지 맞교환 등 천안종축장 부지 개발 방향을 제시해왔다.
김 지사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도유지와 국유지 맞교환을 통해 천안종축장을 도 소유로 만들어 통째로 컨트롤하기 위해 접근했지만 기재부가 난색을 표했다”며 “이는 결과적으로 국가산단을 이끌어 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토지 맞교환을 강하게 요구했기 때문에 산단조성 협의 과정에서 주거시설용지를 뺀 국가산단으로 지정받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유재룡 도 산업경제실장은 16일 본보와 만나 “김 지사는 천안 종축장 전체를 산업용지로 구성해야 글로벌 대기업을 유치하는 등 제대로 된 국가산단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왔다”며 “이번 국가산단 지정을 우리 요구대로 관철시킨 건 김 지사의 뚝심있는 설득과 정치력이 작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정재택 (사)종축장이전개발 범천안시민 추진위원장은 “부지 전체를 산업용지로 구성하자는 것이 천안시민의 일관된 주장이었다”며 “김 지사가 강력한 정치력을 발휘해 대통령과 기재부, 국토부 장관을 만나 시민의 뜻을 관철시켜 준 것에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