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각종 시상식과 더불어 국내에는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최근 청룡영화제까지 그
외에 다양한 영화제들이 개최되고 있다. 물론 꼭 연말에만 하는 법은 없지만 대부분이 그렇다. 국내 영
화제들도 해외 유명 영화제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권위와 그에 맞게 해마다 발전된 모습으로 성장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수업을 듣게 되면서 영화에 대한 많은 관심과 영화관에 개봉되는 그런 주류의 영화보다 독립영화나
단편영화들도 멋지고 훌륭한 작품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직접 경험해 본 영화제라고는 얼마 전에 있
었던 대구단편영화제뿐이다...
나는 이번 레포트를 쓰기 전 무엇에 대해 써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배경지식과 경
험이 많이 부족하지만, 지난달 경주에 있었던 대한민국 영화연기대상과 대구 단편 영화제를 바탕으로
나의 극히 주관적인 비평 아닌 비평을 적어 보기로 하였다.
나는 이 학교를 오기 전 경주에 계속 살았었다. 나는 그 시상식이 개최되기 전 경주에 개최된다는 것을
기사로 접하였다. 나는 솔직히 조금 놀랐다. 유치하게 말하자면 이제 좀 경주가 유명해 지는 건가? 라
는 생각을 했다. 직접 가볼 수는 없었지만 티비로만 보았던 영화배우들이 내가 살았던 경주에 온다니...
믿을 수 없었다. 시상식하는 날이 였을 것이다. 원래 실시간으로 배우가 도착했다는 포토나 여러 가지
기사가 올라올텐데, 이상한 기사가 올라온 것이다. 영화제에 참여한 배우는 아주 극소수에 불과했고 초
청가수가 더 많이 왔다는 식의 웃음거리 기사들이 올라왔다. 당황스러웠고 나는 속으로 ‘이때까지 이런
행사를 개최한 적도 없는데 역시 그렇지 뭐.’ 당연하다는 듯 그냥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 속내는 조금 달
랐던 모양이다.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영상을 보여주셨는데 운영위원회의 기획, 추진력 등 여러 가지
의 허술함이 보였다. 무턱대고 지원해준 경주시도 문제인 것 같았다. 보는 내내 아무렇지 않는 척 했지
만, 직설적인 교수님의 말씀을 -물론 그 이야기가 사실이지만, 들으니 괜스레 부끄러웠다.
다른 지역이나 대도시에서는 이러한 사고는 있을 수 없다. 영화산업에 있어서 다른 지역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고 인지도도 낮다. 이러한 점에서 대한민국 영화연기대상이라는 아주 큰 타이틀의 영화제를 준
비해 그 인지도와 여러 영화관계자들의 주목을 끌려고 했던 점은 좋은 시도로 보인다. 솔직히 말해서 이
런 시상식이고 뭐고를 떠나 연예인을 한해 한 두번 볼까 말까하는 이 경주에서 큰 시상식을 한다는 것은
경주시민들이나 그 주위의 지역의 시민들도 관심을 가지고 봤을 것이다. 그런데 결과가 참 비참한 시상
식이었다. 준비와 운영에 있어서 총책임을 맡고 있는 문제의 그 분의 무모함이 더해져 이 영화제는 실패
의 실패로 끝이 났다. 이러한 큰 행사들은 미리미리 기획을 하여 추진했어야 했다. 영화에 대한 지원이
나 여러 가지로 우위에 있는 부산이나 다른 큰 도시의 도움을 받거나 그 사례를 보고 치밀하고 탄탄하게
준비했어야 했는데... 이렇게 끝나버려 아쉽다. 다음 해에 다시 또 하게 될 것 같지는 않지만, 하게 된다
면 고작 1-2개월이 아니라 1-2년을 준비해서 해야 할 것이다. 알아보니 이 행사를 주최한 경북영상위원
회는 작년에 창립된 단체였다. 이를 알고 나서는 헛웃음이 나왔다. 갓 태어난 애기가 어른 흉내 내려다
가 망신살당한 꼴이니 어쩌면 이는 당연한 결과였다. 지금 경북영상위원회는 그 어마어마한 예산을 어
디에다가 다 썼는지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그 결말이 어떻게 될지는 시간이 더 지나봐야
밝혀지겠지만, 아무쪼록 경주시민으로서 이러한 불상사는 다시없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다른 지역권에는 저마다 내노라면 내놓을 수 있는 영화제는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대구 경북권에는 달
리 자랑할 만한 영화제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대구단편영화제? 이거 하나? (이름
없는 영화제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검색상으로는 나타나지 않았다.;) 우스울지도 모르지만 도 단위
로 따지자면 땅덩어리 넓이도 제일 넓다는 경상북도지만 왜 다른 지역에 비해 영화에 대한 지원과 그 노
력은 하지 않는 것 일까. 예를 들어 대구단편영화제만 봐도 몇 가지 알 수 있다. 작년에 가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이번 해에는, 표가 매진도 되고 많은 사람들이 단편영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모습들을 봐
서 신기하고 기분이 좋았다. 원래는 동성 아트홀에서 개최했었다고 한다. 그 곳을 가봐서 알지만 동성아
트홀을 시설부터해서 여러 가지 면에서 안타까운 점이 많았다. 옛날 영화관 같은 그런 느낌, 보통영화관
과는 다르고 새롭지만 불편한 점이 없지 않아 있었다. 다른 곳과 다른 문화공간으로서 자리 잡은 예술영
화관인데 시설이 열악하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았다. 다른 지역의 단편 영화제를 보면 그 시의 후원과
함께 여러 가지 스폰서들이 아주 많이 있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대구 단편 영화제는 그러한 지원을 많이 받지 못하는 것 같았다. 많은 지원들이 있었다면 영화
제를 기획하는 분들을 비롯해 참가하는 감독들이나 관객의 입장에서도 좋고 편했을 것이다. 그래도 이
러한 시설에도 단편영화를 사랑하고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서 지금까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단편영화제는 새로 생긴 큰 영화관에서 해서 그런지 모르고 있었던 사람들도 좀 더 쉽게 볼 수 있고 접
했던 것 같다. 단편 영화제가 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몇몇 사람들 사이뿐이
다. 널리 많은 사람들에게 인식을 시킬 필요성이 있다. (집에 티비가 없어서 실제로 했을지도 모르겠지
만,) 지역방송에 광고물을 제작해서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아무래도 티
비라는 매체를 이용하는 방법이 홍보효과가 클 것 같다. 또, 참여시 단편영화과 관련한 작은 이벤트성
행사를 마련하여서 더 많은 관심을 유발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러한 행사를 마련하려면 스폰서들의
후원은 더더욱 절실하다.
명색의 대구라는 타이틀을 걸로 하는 행사인데 시에서 지원을 해주지 않는 것은 영화산업에 대한 무관
심일까. 작고 큰 영화제를 통해 얻게 되는 부가가치 창출은 해를 거듭 할수록 늘어나게 된다. 문화적으
로나 경제적으로나 그 도시는 발달하게 되어 있는 것 같다. 감독들의 작품참여를 장려하고 행사가 개최
되기 전 홍보 및 마케팅을 전략적으로 구성하여야 할 것이다. 공정한 심사 또한 중요한 부분이다. 단편
영화제라서 그런지 큰 영화제에서 볼 수 있는 지나친 상업적인 성격이 드러나지 않는 것 같다. 지금은
이렇지만 후에 뭐든지 크게 개최되고 발전하게 되면 상업성이라는 부분을 무시 못하게 된다. 이는 자발
적인 적절한 규제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이다.
다음해에는 다른 지역의 큰 영화제에도 가보고 싶다. 올해에 가보려고 마음먹었지만 가지 못하게 되어
무척 아쉬웠다. 무엇보다 제9회 대구 단편 영화제를 보러갔을 때에는 이번해보다 업그레이드되고 더 많
은 사람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영화제가 되었으면 한다. 덧붙여, 대구경북의 영화산업이 좀 더 발전하
고 권위 있는 영화제가 개최되길 소망해 본다.
애니메이션
4870557 권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