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음악을 합니다.”
이렇게 말을 하는 친구의 세상을 오늘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오래동안 곳곳을 무대삼아 뛰여온 바로 우리 주변 청춘들의 생생한 음악이야기, 오로지 음악이라는 외길을 걷는 이들의 음악생활과 거기에 묻어나는 고민을 리해해보려 한다.
한호(31살), 그는 RK밴드 보컬이다. 현재 한국에서 가수활동을 하고있는 백청강과 함께 지난 2011년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인 “위대한 탄생”에 참가해 보컬실력을 인정받으며 얼굴을 알렸다.
그리고 얼마전, “위대한 탄생”때부터 한호씨의 노래를 즐겨 들었다는 한 팬이 그의 근황이 알고싶다는 전화를 해왔다. 어렵사리 한호씨와 련락이 닿았고 이를 계기로 지금 잠시 연변에서의 음악생활을 접고 산동성 청도의 한 실용음악학원에서 보컬트레이너로 있으면서 좀 더 넓은 무대에서 더 알찬 RK밴드 활동을 계획하고있는 그의 음악이야기를 들을수 있었다.
“한동안 슬럼프도 겪었어요. 음악을 그만둬야 하나 깊이 고민도 수없이 했지만 결코 포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결국 다시 시작했고 지금은 음악이 제 인생의 전부입니다. 어려움이 많지만 늘 최선을 다할뿐입니다.”
음악에 대한 뚜렷한 소신과 함께 자신이 걸어온 가수의 길을 담담하게 말하는 그의 말투에서 결코 가볍지 않은 열정을 어렵지않게 느낄수 있었다.
“무엇이 계기가 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어려서부터 가요프로그램을 모조리 챙겨보던 그런 아이였어요. 노래를 어릴때부터 즐겨 불렀어요. 그리고 취미로 시작했던 노래고 지금은 직업이 댔구요.”
과거에도 지금에도 노래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 컸던, 그리고 지금도 음악을 놓쳐버리지 않은 한호였다. 그렇게 노래를 부를수만 있다면 어디든 마다하지않고 전전긍긍하던 때, “위대한 탄생”이 기회로 다가왔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던 무대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한호는 고향으로 돌아온 후 VIP콘서트를 마지막으로 2년동안의 공백기를 가졌다.
“그동안 쉬면서 내가 음악을 계속 견지해야 되는 리유를 수백번 고민했어요. 결국 음악만이 제 열정을 들끓게 한다는걸 깨달았어요. 저한텐 참 소중한 시간이였어요.”
그렇게 그는 단순한 고집을 넘어서서 쉽지 않은 결정의 반복과 함께 가수의 꿈에 다가섰다.
2013년 YBTV음력설야회를 시작으로 2014년 CCTV민족가왕전 등 국내 많은 방송국에서 기획한 음악프로그램에 “조선족인기가수”라는 타이틀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다가 음악에 대해 같은 열정을 가진 지금의 동행자인 RK밴드 멤버들을 만나면서 그의 음악이야기도 더욱 풍부해지기 시작했다.
방송활동 외에도 밴드는 우리의 이 작은 도시에서 진정 청춘들을 위한 문화예술공간을 마련하는데 보탬이 되련다는 취지에서 미니콘서트를 자체기획하기 시작했다. 2015년 12월 “고백”콘서트에 이어 이듬해 3월 불우이웃돕기 미니콘서트까지 다양한 미니콘서트를 기획하면서 관객들에게 좀더 친근하게 다가갔다. 비록 카페에서 형성된 소규모 라이브콘서트무대였지 분명 그에겐 그의 음악을 알리고 관객들과 소통할수 있는 소중한 장소였다. 콘서트는 그에게 그만큼 단순한 공연이상의 의미를 갖고있는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음악인의 삶을 고집하는게 마냥 쉬운일만은 아니였다. 노래를 잘한다고 꼭 무대가 있는건 아니다. 우리 주변에는 음악인들을 위한 무대가 많지 않다. 그렇다고 또 그들을 향한 대중들의 시선과 마음이 활짝 열린것도 아니다. 우리의 대중음악시장은 협소하기 그지없다.
꿈보다 현실을 이야기하는 세상, 꿈을 이루기 위해선 상상이상의 고달픔을 감내해야 했다. 같은 꿈을 가진 친구와 술잔을 기울이며 좌절하고 많이 울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일선에서 음악하면서 살아가고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희망의 끈을 놓치 않고있다. 결코 꿈이 거창해서도 아니다. “대박”이 아니라 열정과 노력으로 마음껏 노래를 만들고 부를수 있으면 되는게 그의 꿈이다. 힘들어도 포기가 쉽지 않은건 이제 그에게 음악은 먹고 살기 위한 수단을 뛰여넘어 삶의 전부가 되였기때문이다.
“제 이메일을 통해 가끔 가수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될가 하고 물어오는 후배들이 있어요. 그분들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은 길은 정해져 있지만 늦게 가건 빨리 가건 똑같다는것이죠. 결국 남아있는 사람은 천천히 걸어온 사람일거라고 생각을 해요.”
음악인들이 마음껏 자신의 음악길을 걷도록 갈고 닦은 능력으로 후배들에게 도움되는 선배가수로 남고 싶다고 조심스레 말을 꺼내는 한호이다.
앞으로 청도에서 음악생활 대부분을 이어가게 되는 그는 고향 연변에서도 콘서트를 열어가련다는 타산이다. 그러면서 마지막 바람은 언제까지나 친근한 RK밴드가 만드는 음악을 통해서 희망과 즐거움을 나누고 싶은것이라고 덧붙인다.
신연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