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韓, 삶의 기쁨이 크다는 인식 공유해”
정전 70주년 맞아 방한 키로 총독
“인종-언어 달라도 하나의 국가
사회적 인식 만들 대화체제 운영을”
28일 서울 중구 주한 뉴질랜드대사관에서 신디 키로 뉴질랜드 총독이 6·25전쟁 당시 한국에 파병된 뉴질랜드군 사진을 가리키고 있다. 당시 뉴질랜드 정부가 한국 파병을 위해 1000명 규모의 제16포병연대를 편성하려 모집 공고를 내자 5일 만에 뉴질랜드 전역에서 5000여 명이 지원했다고 한다. 최혁중 기자
“뉴질랜드는 6·25전쟁에 참전했을 뿐 아니라 아직도 군인 12명이 유엔군사령부 소속으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등에서 복무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가 그만큼 한국의 가치에 공감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신디 키로 뉴질랜드 총독(65)은 28일 서울 중구 주한 뉴질랜드대사관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뉴질랜드 총독은 영연방인 뉴질랜드에서 영국 군주를 대행한다. 그는 2021년 원주민 마오리족 여성 최초로 뉴질랜드 총독에 발탁됐다.
키로 총독은 정전 70주년 및 유엔군 참전의 날(27일)을 맞아 우리 정부 초청으로 방한했다. 그는 26일 판문점을 방문했을 뿐 아니라 전쟁 당시 19세 해군으로 한국에 왔던 자국 참전용사 존 바넷 씨(91)도 만났다.
소수계인 키로 총독은 다문화 사회 초입에 선 한국에 “인종, 언어, 문화적 배경 등이 달라도 하나의 국가를 이룰 수 있다는 인식이 중요하다. 이런 인식을 만들려면 사회적 대화 체제를 상시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질랜드는 2000년 내무부 산하에 다인종공동체실을 설치했고 2021년 이를 다인종공동체부로 승격시켰다.
키로 총독은 방한 첫날인 25일 윤석열 대통령을 접견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마오리 민요 ‘포카레카레 아나(Pōkarekare Ana)’를 불렀다. ‘비바람이 치던 바다/잔잔해져 오면’으로 시작하는 노래 ‘연가’의 원곡이다. 6·25전쟁 당시 참전한 마오리족 출신 뉴질랜드군을 통해 한국에 번안돼 전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뉴질랜드인과 한국인은 가족, 음식, 노래, 춤을 통해 얻는 삶의 기쁨이 크다는 인식을 공유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