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존자의 일기 1, 2
원나 시리 지음
범라 스님 옮김
국판양장
각 701, 710쪽
각 28,000원
출간일 2006.8.25 | 운주사
다문제일 아난존자가 평생동안 보고 듣고 기록한 부처님과 그 제자들의
생생하고 감동적인 이야기!
<증일아함경>에 보면 아난존자에 대한 다음과 같은 부처님 말씀이 있다.
“나의 성문제자 가운데 제일 비구는, 때를 알고 사물에 밝으며, 모든 것에 의심이 없고 기억한 바를 잊지 아니하며, 들은 것이 많고 잘 참으며 윗사람을 잘 받드는 아난 비구이다.”
아난존자는 부처님의 10대 제자 중 한 명으로, 속세의 인연으로는 부처님의 사촌 동생이며, 출가한 뒤에는 부처님을 시봉 드는 책임을 맡아 부처님이 열반에 드실 때까지 25년 동안 시자 노릇을 하였다. 즉 아난존자야말로 부처님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지켜본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아난존자는 ‘보고 들은 것이 가장 많은 이[多聞第一]’, ‘한 번 들으면 잊어버리지 않는 이’ 등의 특별한 칭호를 받았는데, 이런 장점 때문에 부처님 열반 후 이루어진 1차 경전 결집에 참여하여 부처님이 말씀하신 바를 외우는 중요한 책임을 맡았다. 따라서 현재 부처님 말씀이 담긴 경전을 접할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아난존자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아난존자가 자신의 출가 전부터 시작하여, 출가 후의 수행 및 부처님의 시봉생활, 그리고 경전 결집과 깨달음의 과정을 거쳐 자신이 열반에 들 때까지 일생동안 보고, 듣고, 배우고, 느낀 바를 기록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일생의 기록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모든 기록은 부처님과 그 제자들, 그리고 남녀 재가신도들의 이야기가 중심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아난존자는 그 생의 대부분을 그들과 함께 동고동락하였으며, 그리고 그 속에 자신의 삶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은 아난존자의 일생의 기록임과 동시에, 부처님의 행적을 가장 잘 알고, 부처님의 법문을 가장 많이 기억하고, 부처님의 마음을 가장 잘 읽고, 부처님을 가장 많이 사랑하였던 아난존자가 전하는 부처님과 그 제자들, 부처님 당시 사부대중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1.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우선 그 내용이 철저히 자료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방대한 빠알리 원전과 주석서, 소초 등에 근거하여 쓰여졌으며, 따라서 작가의 상상력은 이야기 전개와 구성에 꼭 필요한 최소한에 머물고 있다. 구슬을 꿰어 보배를 만드는 것처럼, 방대한 경전 여기저기에 조금씩 흩어져 있는 수많은 사람들, 수많은 사건과 일화, 수많은 가르침 등을 한 줄로 잘 엮어 매끄럽게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서구 및 국내에서 저술된 기존의 부처님 일대기와 많은 차별성을 지니는데, 다음의 두 번째 특징으로 이어진다.
2. 이 책의 두 번째 특징은 부처님의 숨결이 아직 그대로 전승되고 있는 미얀마에서 쓰여졌다는 점이다. 즉 서구에서 저술된 부처님 일대기는 철저히 그들의 시각, 그들의 상상력, 그들의 세계관에 근거하고 있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국내의 저작 역시 그러한 한계와 더불어 자료의 부족에서 오는 제약 때문에 외국 저술에 의존하거나 혹은 아주 피상적인 접근에만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확연한 차별성을 갖는다.
미얀마는 여전히 부처님 당시의 수행 전통이 아주 엄격하게 계승되고 있으며, 모든 수행이 철저히 경전에 근거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서구와 국내 저술의 한계를 뛰어넘어 당시의 사회 모습과 그 속에서의 부처님과 상가 구성원들의 모습, 그리고 그들의 수행 풍토와 일상생활에 대한 생생한 숨결을 전해준다.
이와 관련하여 번역 과정에 우리 정서와 우리의 불교 이해에 기초한 윤문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취하지 않았다. 원문의 맛, 초기불교 가르침의 맛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이다.
3. 아난존자는 부처님을 시봉하느라 수행에 집중하지 못해서 부처님이 살아계실 때에 아직 아라한(깨달음)의 지위에 오르지 못했다. 결국 부처님 입멸 후 이루어진 1차 경전 결집 직전에 깨달음을 얻게 되는데, 따라서 이 기록은 깨달은 자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아직 깨닫지 못한 범부의 입장에서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 또 다른 특징이다.
즉 이 책은 한편으로 깊은 진리의 가르침을 담고 있지만 이는 결코 난해한 가르침에 대한 단순한 서술이 아니다. 일반 중생들의 시각과 입장, 그들의 감성에 기초해서 보고, 듣고, 느끼고, 기록하고 있는, 따라서 또 다른 한편으로 비교적 쉽고 평이하며 때로는 재미있게 서술되고 있는 책이다.
4. 이 책은 단순히 부처님과 그 제자들의 전기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의 행적을 따라가며, 그들의 행적마다에 남겨진 가르침, 즉 담마(진리)에 대한 통찰과 가르침을 책 전체에 걸쳐 전하고 있다. 이는 저자가 이 책을 저술한 주요 목적이기도 하다.
특히 사성제(고집멸도)를 기본으로 한 부처님의 직접적인 가르침을 접할 수 있으며, 각종 계율이 정해지게 되는 과정, 즉 언제, 무슨 일 때문에, 누구와 관련하여 계율이 제정되었으며 그 의미는 무엇인지를 잘 드러내 주고 있다.
5. 이 책은 상가 교단이 성립되고 안정화되는 과정에 대한 기록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데바닷다의 경우에서 보듯 그 과정이 결코 평탄치만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어린 사미부터 장로까지,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교단에 들어온 사람부터 아라한의 경지에 이른 사람까지, 외도의 견해를 간직하고 있는 사람부터 담마의 깊은 맛을 즐기는 사람까지, 속세의 욕망과 관습을 아직 벗지 못한 사람부터 철저한 수행으로 일관하는 사람까지…… 각양각색 천차만별의 사람들이 모인 상가를 어떻게 깨달음의 한 길로 이끌어 갈 것인가. 이는 현재의 교단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담마를 가르치고, 외도와 논쟁을 통해 이념을 정립하고, 계율의 제정하고, 각종 갈등을 조정하는 등, 수많은 문제들과 부딪치면서 이를 해결해 가는 과정이 바로 초기교단의 역사로, 이 책은 때로는 가슴 아프고 때로는 기쁘고 때로는 안타깝고 때로는 가슴 후련한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6. 이 책에는 부처님의 제자 중 잘 알려진 존자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이들 외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많은 제자들이 등장하는데, 특히 상가와 관계를 맺은 많은 재가 남녀신도들과 외도들이 등장하여 풍부함을 더해 주고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의하고 교단의 발전에 기여한, 기녀부터 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단순한 조연이 아니라 각각 독특한 특성과 행적들을 가지고 있으며, 그에 따른 다양한 가르침과 교훈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아난존자는 비구니 승가의 성립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였는데, 때문에 이 책의 비구니 승가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다. 실제로 아난존자는 부처님과 다른 제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비구니 승가의 허락을 부처님께 여러 차례 간청하여 결국 허락을 받았으나, 이 문제로 나중에 곤란을 겪기도 하였다.
7. 이 책에는 아난존자의 수행자?출가자로서의 자세와 마음가짐뿐만 아니라, 희로애락의 감정을 지닌 범부로서의 아난존자의 성품도 잘 드러나 있다. 부처님에 대한 한없는 존경과 사랑, 마음속에 굳건히 자리하고 있는 따뜻한 심성과 자비심, 주변 사람들에 대한 연민심, 여리기까지 한 다정다감한 품성, 상가에 대한 애정과 교단의 번영과 미래에 대한 확신 등이 그것이다. 물론 이러한 점들이 수행자의 삶에서 항상 좋은 결과만을 가져온 것은 아니었다. 즉 이런 품성 탓에 때로는 겪지 않아도 될 어려움도 겪었지만 결국은 선업善業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아난존자가 지니는 또 다른 인간적인 매력이다. 이 책을 통해 아난존자의 풍부한 감성을 흠뻑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부처님의 시자’이자 ‘다문제일多聞第一’의 칭호를 받은 아난존자의 일생을 통해서 우리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형식의 부처님 일대기와 그 가르침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부처님과 그 제자들의 일생, 그리고 그들의 가르침과 수행, 생활과 고민 등을 생생하고 감동적으로 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목차
머리말 역자서문
키와 그림자 사까족들의 위엄과 자존심 불만족으로 생긴 두려움 유월 보름, 목요일 라자가하에서의 걸식 오! 야소다라 부왕의 말씀 숲 속에서 보낸 여섯 해 시간이 이르렀다 깨달음으로 이루신 후 사슴동산으로 법의 수레바퀴 가르침을 펴라 ?庫玲固? 가장 높은 제자 옛 궁전에서 기다리다 깔루다이의 시 까삘라에서 걸식하시다 야소다라 궁전에 가시다 동생 난다 왕자의 잔칫날 야소다라의 또 다른 전쟁 유산을 얻은 라훌라 왕자들과 이발사 내가 윤회에서 벗어난 법 나의 우빠사야 스승님 나에게 법을 보여준 스승님 받디야 존자의 행복 아누루다 존자의 깨달음 몸도 마음도 같이 가는 사람들 제따와나 정사 은혜를 아는 마음 남다른 인욕심 부처님의 오른팔 마하 사리불 존자의 법문 해도 해도 다 할 수 없는 이야기 대나무 기둥 위의 전단향 발우 마하 목갈라나 존자의 신통 부처님을 대신하는 분 동생 난다와 천녀 전쟁에서 승리한 상가마시 비구 야타빨라 장로의 법문 영웅 브라흐마나 존자 때이사 존자와 루비 도둑 진짜 보배, 바른 보배 부왕에게 인사하시다 로히니 강변의 일 아들 라훌라 자기를 가장 사랑하는 이 나의 친구 로사 가까운 친척 같은 의사 어머니 고따미 딸, 고따미 사람을 존경해야 법을 본다 아름다운 것 중에 가장 높은 것 시들지 않는 붉은 연꼿 법공양을 나누어주는 이 영원히 죽지 않는 약 불행한 여자가 가는 곳 그리움의 무대가 끝나고 밝음이 오는 때 친견하는 자리에서 극중 인물 모두 알다 라훌라 모자 사람들이 하는 일을 정하시다 위사카의 여덟 가지 발원 상가의 이익을 위하다 상가 대중들과의 관계 상가 스님들과 신자들 꼬삼비 사건 빨리래야까의 큰 코끼리 꼬삼비의 일이 끝나다 약을 잘못 먹은 이 라훌라와 아버지 동생 때이사 형님 마하나마 아난다 보리수 뽁빠란마나 정사 외도들 니간타 스승과 제자 즐거움이 없는 곳을 멀리하려면 해야 할 생각과 하지 말아야 할 생각 그른 길에서 바른 길로 여섯 가지로 나누는 곳에 수행 속에 지혜가 있어야 끝이 없는 전쟁들 어둠을 가르고 밝음을 가져오다 가장 높은 법 두 가지 '나무 다싸'를 듣고 싶지 아니한 이
팔리어 용어풀이
원나 시리
미얀마 북부출신의 비구 스님이다. 미얀마 불교의 종교성 원로회의에서 한동안 활동하였으며, 여러 가지 불교 잡지에 활발한 기고활동을 하였다. 아름답고 간결한 문체로 경전상의 담마를 일반인들에게 알기 쉬운 모습으로 보여주는 능력이 뛰어나다. 현재 집필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범라 스님
해인사 삼선암에서 慧日 스님을 은사로 득도, 봉녕사 승가대학을 졸업하고 8년 동안 선방에 다니다가 1989년 태국 촌부리 위백아솜 위빠싸나 수행센터 창마이 왓?뻥에서 수행하였다.
양곤의 마하시 센터에서 수행과 함께 4년간 미얀마어와 경전 공부를 하였다. 우리나라 최초로 『위숟디 막가(청정도론)??를 번역하였으며, ??초전법륜경?무아경??, ??위빠싸나 빠라구??, ??마하붓다완사?? 등의 번역을 통해 테라와다 근본불교를 널리 알리고 있다.
담마의 잔치 후회의 서곡 사왓띠 궁전에 사까 종족들의 저녁노을 사까 종족의 아들들 큰 정사의 시체 태우는 막대기 여행의 절반을 지나서 나의 가장 높은 상 키와 그림자 청원했던 상 한 가지 형님의 높은 본보기 이 교단의 새싹들 가사를 입지 않은 비구들 향기 넘치는 사라수 숲에 가장 높은 행복 세상사람들의 법 새어머니 새아버지 병이 사라질 때의 약 정사를 보시한 아나타 장자 절 어머니 위사카 재가법사, 아견이 생기는 모습 모범을 보이는 신남신녀 루비로 된 굴을 진흙으로 닦는 이들 위대한 왕비가 대답할 수 없는 것 시원한 빗줄기처럼 성공하지 못한 일들 자비와 물 경쟁하는 부처님 후회의 끝 이 교단을 후원하는 이 햇님 왕이 저무는 때 어머님의 마지막 인사 난다와 라훌라의 마지막 예배 오른팔이 떨어지는 시간 오른팔이 떨어지고 두 팔 모두 이별하다 꼬살라 국왕의 마지막 날 사까 왕족들의 해지는 시간 마하나마 형님에 대한 기억 전쟁과 평화 빠딸리 국경도시 부처님께서 주신 거울 법문 승리한 이들을 이길 수 있는 여자 ?庫玲? 마을에서의 마지막 안거 가슴이 쿵쿵 뛰던 그날 하루 나의 실수들 머물렀던 왜살리 마지막 재가 제자들 꾸시나가라 사라쌍수에서 황금산이 무너지다 마지막 제자 마지막 말씀 가장 행복한 곳, 닙바나 두 발에 이마를 상가결집을 준비하게 된 원인 시간이 되기 전에 막아야 돌아오는 길, 아름답지 못한 여행 머리털이 흰 어린아이 권력의 힘과 담마의 힘 내가 번뇌에서 벗어난 법 상가야나 결집 큰잔치 편한 마음으로 승복하다 마음 편안해지이다
팔리어 용어풀이
책구입처
붓다북 http://www.buddhabook.co.kr/front/php/product.php?product_no=5975&main_cate_no=&display_group=
교보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57461679&orderClick=LAH
알라딘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7461671
도반에게 읽어주는 책 - 아난존자의 일기 1. 2
화계사불교대학 대안 2011.04.16. 08:45
아난존자의 일기 1, 2
원나 시리 지음
범라 스님 옮김
국판양장 각 701, 710쪽
각 28,000원 - 검색하면 23.800원에 구입할 수 있음
출간일 2006.8.25
운주사
키와 그림자
이 세상의 모든 형체는 키가 있으면 그림자가 생기는 것이 이치이다. 형체의 규모에 따라서
그 그림자 또한 크거나 작거나, 길거나 짧은 등 여러가지 모양을 지니게 된다
이 세상에 고따마(Gotama) 라는 이름을 가지신 삼마 삼붓다(모든 것을 다 아는 바른 깨달
음을 얻으신 분) 한 분께서 출현하셨다. 그리고 조용한 평화로움을 지금 현재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담마(진리)를 설하셨다. 다음에는 담마를 이용해 차례차례 지혜의 언덕에 건네줄
상가(수행자의 모임)를 세우셨다. 담마의 깨끗한 길과 상가를 크고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
45안거 동안 크나큰 노력으로 가르침을 펴셨다.
삼마 삼붓다! 그 부처님의 키는 얼마인가?
이 세상에서 부처님의 크기를 잴 수 있는 물건은 없다. 왜냐하면 깨달음이란 어떠한 규모나
법위를 바탕으로 하여 그 크기를 얻을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부처님의 크기는 이만큼, 혹은 이정도라고 비교하여서 얻을 수 없다. 이 세상에서는
비교할 물건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만큼 이라고 한정짓거나, 규모를 만들
어 얻을 수 없는 그 크고 높으신 키의 그림자를 이제 용감히 비교하여 얻으려고 한다.
부처님의 그림자 크기를 재고 얻음에 있어서 나에게 만족하게 여길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
다. '그럴 수 있는가?' 하고 의심해야 할 것도 없다. 주변에 있는 다른 이의 생각이나 견해
를 청하거나 바라지도 않는다.
이렇게 다른 이의 견해를 청하거나 원하지도 않는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다. 부처님의 비교
할 수 없는 키의 그림자는 바로 나 아난다 스스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항상 격려해주고
같이 지내는 상가 대중은 나를 부처님의 그림자라고 비유해서 부른다. 그림자라고 불릴
정도로 나 또한 부처님과 떨어지지 않고 지내왔다.
부처님을 모셔야 하는 책임을 맡았던 시간부터 시작해서, 부처님께서 가시는 곳은 항상
모시고 다녔다. 형님의 가사와 발우를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내어드리고, 더운 물이나 찬물
이 필요하실 때에는 가져다 드렸으며 피곤해 하실 때는 다리를 주물러 드렸다. 또 그분
혼자 조용히 계실 때에는 '아난다...' 하고 부르시면 금방 듣고 달려갈 수 있는 가까운 곳에
머물며 귀 기울이고 있었다.
형님을 모시는 동안 나는 몸의 일과 입의 일, 마음의 일, 이 세가지 모두에 사랑이 넘쳐
있었다. 후반 25안거(성도하시고 20안거가 지난 다음 후반부를 말함) 동안 이 책임을 맡고
서부터 줄곧, 마지막 시간까지 어는 한 가지도 어긋남이 없었다.
모든 것에 만족하셨던 부처님께서는 내가 맡은 책임을 기억하시고 금 세공사의 아들 순다
가 보시한 가사 한 벌(대가사, 윗가사, 아랫가사)을 내려주셨다. 부처님을 모시는 시자의
책임을 맡던 날, 내가 청하였던 8가지 소원 중에는 이러한 가사를 내려주시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도 들어 있었다.
그러나 부처님을 모시는 모든 일이 최고의 정점에 이르렀고, 또한 그 일에 대해 부처님께서
만족하셨음을 같이 지내는 대중들에게 보이시는 것이라 생각되어 그 가사를 받았다.
지금은 그 가사를 주셨던 부처님께서 안 계신다. 부처님께서는 꾸시나가라 아름다운 숲에
서 세수 80에 빠리닙바나에 드셨다.
나 또한 부처님이 안계신 세월 40년을 보내고 지금 나이 120이 되었다. 이제 남은 수명을
보니 오늘부터 7일이 되면 이 몸을 거둘일이 남았을 뿐이다.
나이를 먹고 늙어서 조용히 지냈던 이 로히니 강 근처에는 나의 제자들이 많이 있다. 의지
해오던 스승이 빠리닙바나에 들것이라는 말이 퍼지자 강의 좌우 양편에 있던 그들에게
사단이 났다. 양쪽 모두 자기들이 있는 곳에서 빠리닙바나에 들게 하고 싶은 것이다.
이 로히니 강변 양쪽 제자들은 우리 교단에 은혜가 많은 이들이니 그들 모두의 마음을 만족
하게 할 만한 방법을 써야 할 것이다.
그렇다. 양쪽 제자 모두의 마음에 만족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7일이 지난 후, 때가 되면 양쪽 모두를 똑같이 좋아하고 칭찬해주는 스승의 마음을 그들
스스로 이해하게 될 것이다.
몸이 따르지 않는 마음이 가는 그곳, 육신은 비록 늙어서 주름이 잡혔지만 뜨거움이 사라진
조용하고 편안한 높은 법을 얻어서 다행이다. 지금 그법을 실행하여 즐기며, 이러한 행복을
주신 그분을 떠올린다.
앞에서 말했듯이 나는 부처님의 그림자이다. 그림자는 그 키에 따라 생기기 때문에 키의
크기를 벗어날 수 없다. 그 와 같이 키 역시 그림자 없이 따로 존재할 수 없다. 그래서 키가
가는 곳에는 언제나 그림자가 떨어지지 않고 따라가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으
신 다음 20안거가 지난 후반부에 옆에서 언제나 시중을 들어드리는 일이 필요하게 되었다.
나는 8가지 상을 청하면서 시봉을 하는 책임을 맡게 되었고, 그 후에는 언제나 그림자처럼
옆에서 모셨던 것이 사실이다. 시봉하기 전 혹시 듣지 못했던 설법이라도 당시에 부처님과
함께 있었던 마하 사리불 등 큰 제자분들께서 그때의 법문을 다시 말씀해 주셨기 때문에
부처님이 말씀하신 법문들은 나에게 전해졌다. 그래서 그 은혜로운 분에게 생겼던 일들을
보려면, 마땅히 그분의 그림자인 나 아난다를 통해야 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던 담마, 그 가르침마다 마지막에는 결국 나 아난다의 모습을 만날 것이다. 그리고 나와 함께 그분에게 의지하여 지냈던 제자분들 각각의 모습 또한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을 기쁘게 하는
저의 마음을 즐겁게 하는
오! 모든 선한 이들이여!
잘 오신 거룩하신 부처님과
높으신 모든 상가 제자분들의
갖가지 좋은 소식을
그 이야기를 모두 펴 보이겠읍니다.
신심과 지혜
두 가지를 고루 갖추어
마음을 다해 잘 들으십시요.
주) 아난존자의 8가지 요구
아난다 존자님이 부처님을 시봉하는 책임을 맡을 때 4가지 원하지 않는 것과 4가지 원하는
것을 부처님께 말씀드리고 허락을 받았다.
1) 4가지 원하지 않는 상
① 부처님께서 받으신 좋은 음식을 그에게 주시지 않는 것
② 부처님께서 받으신 좋은 가사를 그에게 주시지 않는 것
③ 부처님께서 거처하시는 곳에서 부처님과 같이 지내지 아니하는 것
④ 부처님만 초청하였을 때 그를 불러서 같이 가지 아니하는 것
2) 4가지 원하는 상
① 아난다 존자가 부처님 모시기를 청했을 때 부처님께서 오시는 것
② 부처님 뵙기를 원하는 이들이 아난다 존자께 청하고, 아난다 존자가 말씀드렸을 때
허락 하시는 것.
③ 아난다 존자에게 담마에 대한 의심이 생기면 그 의심에 관하여 여쭙기를 허락하시는 것
④ 아난다 존자가 없는 곳에서 말씀하신 법을 그에게 다시 들려 주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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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 성불하세요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