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이 글은 고중세 그리스어의 발음법을
다루는 글이 아닙니다. 고중세 그리스어를
발음하려면 역시 강세를 필수적으로 다뤄야 할 것인데, 라틴어와 달리 그리스어에서 강세는 문법과 매우,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기 때문에
그 문법까지 설명하려면 저도 힘들고 여러분도 힘듭니다. -0-;;
일단 기본적인
알파벳부터 다루고 시작해야겠지요?
그리스어를
접하실 때 로마자로 전사된 형태로 접하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응하는 로마자와 병기하였습니다.
Α, α:
알파- a
Β, β:
베타- b
Γ, γ:
감마- g
Δ,δ:
델타- d
Ε, ε:
엡실론- e
Ζ, ζ:
제타- z
Η, η: 에타- ē/e, 혹은 i
Θ, θ:
테타- th
Ι, ι:
이오타- i
Κ, κ:
카파- k
Λ, λ:
람다- l
Μ, μ:
뮈- m
Ν, ν:
뉘- n
Ξ, ξ:
크시- x
Ο, ο:
오미크론- o
Π, π:
피(pi)- p
Ρ, ρ:
로- r
Σ, σ/ς: 시그마 - s
Τ, τ:
타우- t
Υ, υ:
윕실론- y 또는 u
Φ, φ:
피(Phi)- ph
Χ, χ:
키- ch 혹은 kh
Ω, ω:
오메가- ō/o
오래 전에 이미 일상어의 지위를 잃은
라틴어와는 달리,
그리스어는 고대 이래 계속 일상어로 쓰여온
언어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발음 변화를 거쳐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리스어
중에서도 고중세 그리스어에 초점을 맞추고, 고대와 중세를 다시 좀더
세부적인 시기로 나누어 각 시기의 그리스어가 어떻게 한글로 전사될 수
있는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 시기들은 다음과
같습니다만,
문법 등의 요소까지 고려한 언어학적 분류가
아닌,
순전히 발음 변화에 기초한 대략적이며 자의적인
분류임을 유의해 주십시오.
고대 그리스어
고전
그리스어(아티케식
그리스어, BC 7, 6세기 ~
알렉산드로스)
전기
코이네(알렉산드로스 ~BC
1세기)
중기
코이네(AD 1세기
~2세기)
후기
코이네(AD 3, 4세기~ 6,
7세기)
중세 그리스어(비잔티움 그리스어)
전기 중세
그리스어(AD 7, 8세기 ~ 10,
11세기)
후기 중세
그리스어(AD 11, 12세기 ~
15세기)
1.
고전 그리스어(아티케식 그리스어)
이 시기의
그리스어는 한국인들에게 가장 적은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시기입니다.
정말 글자
그대로 옮겨적으면 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Ἀθῆναι(Athēnai)는
아테나이', συμπόσιον(symposion)은 '쉼포시온'이라고 적으시면 됩니다. 이
시기의 그리스어에서 유의하실 점은 다음 여섯 가지 정도가 되겠습니다.
1. ου(ou)는 'ㅜ'로 옮겨적을것, αυ(au)와 ευ(eu)도 각각 '아우'와 '에우'로 옮겨적음
2. θ, φ, χ는 τ, π, κ에 기식음(쉽게 말하면 /h/)을 더한 글자이기
때문에, 파열음 'ㅌ', 'ㅍ', 'ㅋ'으로처리
3. υ는 독일어와 중국어의 ü와 같은 발음이기 때문에 'ㅟ'가 한글로는 가장
가까움
4. γ 뒤에 γ, κ, χ가 오면 앞의 γ는 /g/가 아니라 /ŋ/로 처리 ex) ἄγγελος - '앙겔로스'
5. 자음 위에 ’가 붙으면 그대로 전사하고, ‘가 붙으면 /h/를 더해줘야 함 ex) ἀ - '아', ἁ
- '하'
6. 하기(下記) 이오타(iota subscript)는 발음에
반영하지 않음
ex) ᾳ -
'아', ῃ -
'에', ῳ -
'오'
2. 전기
코이네
발음의
측면에서, 코이네는 고전기 그리스어에 비해
모음 체계가 단순화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일례로
복모음의 단모음화와 장/단음의 구별 소멸을 들 수
있는데요. 한글로 전사하실 때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1. ηι/ει(ei) 그리고 ῃ가 이 시기부터
/i/로 바뀜
ex) Ἀλεξάνδρεια - '알렉산드리아'
2. /h/가 그리스어에서 사라짐
3. 중기
코이네
이 시기의
코이네가 바로 신약성경 원전의 코이네입니다.
1. υι(üi)와 οι(oi)가 υ(ü)와 동일한 음가를 가지게
되고 αι(ai)가 /e/로 변함 ex) Ῥωμαῖοι - '로메위'
2. αυ(au)와 ευ(eu)가 이 시기부터 각각 /af/, /ev/로 바뀜 ex) Εὐμένης - '에브메네스'
3. η(e)가 /e?/로 바뀜, /e?/는
/i/와 /e/의 중간쯤 되는 발음으로 아직까진 '에' 정도입니다.
4. 후기
코이네
후기 코이네에서는
자음의 대변동이 일어납니다. 파열음(/tʰ/, /pʰ/, /kʰ/)이었던 θ, φ, χ이 /θ/, /φ/('f'
발음), /χ/(가래 모으는 소리)로 변하는 것이죠.
5. 전기 중세
그리스어
1. 후기 코이네의 자음 변동을
이어받아 중세 전기에는 β,
γ, δ 등이
맡고 있었던 /b/, /g/,
/d/의 음가를 μπ,
γκ, ντ가
대신하게 됩니다.
그럼 β,
γ, δ는
어떻게 되냐구요? 실제
발음상으로는 β가 /v/ 소리를 내게 되고, 나머지 둘은 다소 모호한 소리를
내게 되긴 합니다만 한글로 전사하실 때는 그냥 'ㅂ', 'ㄱ', 'ㄷ' 외에 별다른 방도가 없겠습니다.
2. τσ/τζ라는 새로운 복자음이 이때 등장하는데,
이 복자음은
'ㅊ'으로
처리해주세요.
ex) τζάκωνες - '차코네스'
3. η가 완전한 /i/로 전환됩니다.
6. 후기 중세
그리스어
그리스어 모음
변동의 완성입니다. /ü/라는 발음으로 뭉쳐있던 υ, υι, οι가 /i/ 발음으로 전환됩니다.ex) Παλαιολόγοι -
'팔레올로기'
그리스어
인명, 지명,
일반명사
등등은 시대를 막론하고 고중세에서 널리 발견될 수 있기 때문에,
사실
이렇게 많이 구분해 놓으면 같은낱말이라 할지라도 시대 간 격차 때문에 혼동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다분함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고대 그리스어는 고전기식으로
하고 중세 그리스어는 후기 중세 그리스어식으로 통일한다던가 하는 절충적 방안이라도 생겨 원어에 조금 더 다가가는 길이 있다면 그 이상 바랄 것은
딱히 없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