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은 보통 11월말에서 12월 초에 하게된다. 그리고 보관상태에 따라 보통 5월 까지는 김장채소를 먹게 된다. 요즘은 매일 세끼 식사가 아니다보니 그다지 많이 먹지도 못한다. 쌀이 소비되는 것을 보면 가늠이 정확하다. 지난해 10킬로 짜리 3포대를 샀는데 아직도 먹고 있다. 그러니 김치도 얼마를 먹을지 계산이 나온다. 그럼에도 한포기라도 더 심을려고 욕심을 부린다.
올여름의 견디기 힘든 폭염은 20%정도의 시영농장 분양자들로 하여금 농사를 포기하게 만들었다. 덕분에 나는 세곳에 추가 농지를 확보해 김장채소를 파종할 수 있었다. 첫번째 밭은 젊은 부부가 의욕을 갖고 도전했으나 처음으로 시도하는 농사에서 잡초의 쓴맛에 절망감을 느끼고 포기해 버린 땅이었다. 두번째 밭도 바로 인접한 밭인데 무슨 이유인지 나름 관리를 잘하던 밭인데 어느날부터 주인이 나타나지를 않아 농작물들이 모두 말라버리고 말았다.
이런 경우는 갑작스런 사유가 있는 경우이다. 직장을 먼곳으로 옮겼던지, 이사를 한 경우일 것이다. 아무튼 바로 옆이라는 지리적 잇점 덕분에 어부지리의 덕을 보게 된다.
또 하나의 밭은 늘 지나다니는 길목인데 역시나 몇개월째 주인이 나타나지를 않아 잡초가 산을 이루는 상태였다. 관리실에서는 오늘까지 가을 작물을 심지않은채 방치된 밭들의 리스트를 작성해 이들은 내년에 분양에서 제외를 하게 된다. 덕분에 나는 또 10평 가까운 밭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었다. 땅이 넓다보니 풀을 뽑는데도 3일이나 걸렸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강화순무와 일반무 그리고 왠지 불안해 보이는 배추모종 30포기를 추가로 식재하였다.
그동안 아내가 욕심을 부려 나와 의견충돌을 했었는데 이제는 나도 전염이 됐는가 싶다. 지난해 오리지널 강화순무가 그리워 온라인으로 구매를 했더니 비양심적으로 재배된 순무라서 한달이 지나자 모두 물러져서 먹지 못하고 버려야 했다. 오히려 작황이 안좋은 내가 재배한 재료가 훨씬 단단하고 맛도 좋았다. 그래서 올해는 순무를 가장 많이 심을 수 있었다.
뿌리채소는 질소비료를 많이주면 안되는데 빨리 크라고 질소비료를 많이준탓에 조직이 단단치 못하고 물러 김치가 오래가지를 못한 원인이라고 하였다. 사실 대형마트는 해마다 김장철이 되면 특별판매를 하기 때문에 굳이 재배하지 않아도 된다. 그럼에도 재배하는 이유는 남이 어떻게 키웠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