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성주방문, 보수와 중도의 지지는 포기했나?
- 사드 도입을 주장했던 유승민에 대한 국민의당의 입당 제안은 쇼였나?
2016. 8. 1
작년 7월 대통령이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를 사실상 탄핵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을 당시 책임있는 보수를 강조하던 유승민의 주가는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당시 필자는 이제 임기 중반을 넘기는 대통령에 대한 새누리당과 보수의 지지는 아직도 굳건하며, 유승민의 지지는 그에게 동정적인 야권의 지지일 뿐 유승민에 대한 지지라고 볼 수 없음을 말한바 있습니다. 또한, 처음에 유승민을 감싸던 김무성 당대표가 청와대와 친박의 거듭된 사퇴공세에 대하여 유승민을 끝까지 지켜내지 못한 것은 차기 대선후보로서의 행보가 아니라 집권 여당의 당대표로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음을 말한 바 있습니다.
대통령와 친박의 패권적 탄압에 맞서 대한민국 헌법 1조 1항을 외치던 유승민을 새누리당의 차기 대선후보 반열에 올린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대통령 자신입니다. 당내 뚜렷한 자신의 지지 기반이 없는 유승민의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그는 어쨌든 당내에서 차기 대선후보군에 포함이 되면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자신의 정치영역을 만들고 있습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위스콘신대 경제학 박사 출신의 유승민은 새누리당의 대표적 경제통입니다. 내년 대선에서 필자가 유승민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그가 현재 거론되고 있는 차기 대선후보 가운데 유일한 경제 전문가라는 사실 때문입니다. 박근혜 현 정부의 경제 실패는 다음 대선에서도 경제를 화두로 등장시킬 수밖에 없으며, 이것이 내년 대선에서도 새누리당의 유승민과 더민주의 김종인이 계속 주목을 받게 만들어 버리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내부의 대권 주자에 대한 국민의 일반적 평가는, 반기문의 경우 외교는 인정하지만 경제를 포함한 국내 정치에 대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무성의 경우 정치적 포용력은 강점일 수 있으나 그의 덜렁거리는 이미지는 경제와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오세훈의 경우 서울시장 사퇴라는 결정적 흠집이 있으며 '경제'와 가까운 이미지는 아닙니다. 이런 상황의 새누리당 입장에서 유승민이 아닌 다른 사람이 대권후보가 된다고 하여도, 그에게 부족할 수밖에 없는 경제의 이미지를 채워주기 위하여 중도의 지지까지 얻을 수 있는 유승민은 매우 효과적이고 매력적인 카드일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그는 합리적이고 책임있는 따뜻한 보수를 강조함으로써 친박 패권의 새누리당을 개혁과 혁신을 통하여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줄 수도 있습니다.
유승민이 지난 4.13 총선에서 친박과 청와대에 의하여 공천에서 탈락한 뒤 새누리당을 탈당하자, 제일 먼저 유승민에 대한 러브콜을 보냈던 것은 바로 국민의당이었습니다. 천정배는 안철수의 국민의당에 합류하기 이전부터 유승민에게 러브콜을 보냈으며, 국민의당 창당 이후에도 김영환, 문병호 등은 계속하여 유승민에게 러브콜을 보냈습니다.
지난 3/17일 필자는 '대통령의 레임덕을 오히려 가속화시키는 유승민쳐내기' (http://blog.daum.net/geosa3661/2378)라는 글을 통하여, 대통령과 친박의 유승민 죽이기는 오히려 총선패배와 더불어 대통령의 레임덕만 가속화 시킬 것이라는 주장을 하였습니다. 또한 총선 이후 국민의당이 유승민에 대한 구애를 보면서, 지난 6/1일 '유승민이 새누리당 복당을 고집하는 이유' (http://blog.daum.net/geosa3661/2724)라는 글을 통하여, 새누리당은 유승민에 대한 복당을 허용할 수밖에 없으며 차기 대선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알고 있는 유승민으로서 친박과 비박이 분화하지 않는 이상 유승민 개인의 국민의당 합류는 불가능 할 것이라는 글을 쓴 바 있습니다.
그런데 국민의당이 여러 차례 러브콜을 보냈던 유승민은 사드의 조기 도입을 주장했었습니다. 그는 이미 2년 전 국회 국방위에서 사드배치 필요성을 언급하여 당시 사드에 대하여 NCND로 일관하던 청와대를 자극했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지금 야권이 사드배치에 대한 공론화와 국회비준을 주장하지만, 정작 사드에 대하여 무관심했던 것은 바로 야당을 포함한 국회 자신이었으며, 이런 배경에는 안보 이슈에 말려들어가는 것을 꺼려했던 문재인도 있습니다.
어쨌든 국민의당은 정부의 사드배치 결정에 반대를 하면서 오늘 성주를 방문하지만, 역설적으로 국민의당이 그토록 구애를 보냈었던 유승민은 정작 사드 도입에 대한 찬성론자라는 것입니다.
지금 현재 안철수와 국민의당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면서 정당 지지율 10%대와 안철수 대선후보 지지율은 10% 이하의 결과까지 등장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다만 한 가지 국민의당에게 다행스러운 사실은 모든 여론조사의 결과에서 새누리당과 더민주, 그리고 반기문과 문재인의 지지율이 모두 뚜렷한 상승이 없이 정체되어 있다는 것입니다.그것은 안철수와 국민의당 이탈층이 무당층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의미하며, 향후 안철수와 국민의당 행보에 따라서 이들을 다시 지지층으로 흡수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사실입니다.
정부가 사드배치 결정을 내린 지 벌써 보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오늘 발표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새누리당 반기문과 더민주 문재인의 지지율 변화는 거의 없습니다. 반면 국민의당과 안철수의 지지율 하락은 소폭이지만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정부의 사드배치 결정이 새누리와 더민주의 지지율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지만, 국민의당의 강경한 사드반대는 오히려 스스로 지지율 하락을 부르고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민의당의 오늘 성주 방문은 그동안 국회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국민의당 스스로의 입장을 뒤집는 것으로, 갈등만 확산시킨다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합니다. 또한 안철수와 국민의당 지지기반인 중도는 정치권의 갈등 확대에 대하여 매우 비판적입니다.
지금 외연 확장을 통하여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야 할 것은 1위와 2위의 기성정당이 아니라 바로 지지율 10%대 초반으로 떨어져 만년 3위 정당으로 굳어버리고 있는 안철수와 국민의당입니다.
필자는 국민의당의 사드반대는 결국 문재인 지지층을 자신의 지지층으로 돌리지도 못했으며, 또한 유승민을 포함한 합리적 보수의 지지도 잃게 만들면서 이들의 지지기반 자체를 허물어 버린 매우 잘못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안철수와 국민의당이 결국 중도와 보수의 지지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내년 대선 정국에서 국민의당의 해체까지 거론될 정도로 매우 심각한 것입니다. 지금처럼 10% 초반의 지지율을 계속 보인다면, 정권교체를 위한 야당 통합 주장과 안철수 독자 완주의 주장으로 국민의당은 분열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얼마 전 있었던 안철수 사당화 논란 역시 안철수와 국민의당 지지율 하락에 따른 위기 의식이 만들어내었던 것입니다.
지금 안철수과 국민의당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찬반 양론 중 어느 것 하나가 절대적 선이나 정의일 수가 없는 사드배치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안철수와 국민의당에게 중요한 것은 국민 다수가 원하는 정당개혁과 정치혁신을 통한 대한민국의 변화와 희망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과 실천을 보이면서 국민의 지지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약수거사
(若水居士의 世上談論 http://blog.daum.net/geosa3661)
첫댓글 수고하십니다.
집권 포기 의지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야당이 야성이 있어야 한다나,,,
만년 야당만 할 것 같으면 정치 안해 주는게 국민들을 도와 주는 건지도,,,
수고 많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