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방식 통하지 않는 미-중 관계...실질적 문제 해결 위한 '상설기구' 설립해야 (스티븐 로지 FT 칼럼니스트)
O 미·중 관계 해결에 기존의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미국-중국사무국(US-China Secretariat)과 같은 새로운 관계 조정 제도 마련이 시급함.
- 최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기후특사가 연달아 중국을 방문했지만 미·중 갈등과 관련하여 모두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함.
- 현재의 노력은 기존 미·중 관계 접근 방식의 반복에 불과함.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매년 연례전략경제대회(Strategic Economic Dialogues)를, 오바마 행정부는 매년 전략경제대화(Strategic and Economic Dialogues)를 개최하는 등의 노력을 시도했으나, 이런 방식은 무역 전쟁, 기술 전쟁, 초기 신냉전 상태를 막지 못했음.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2022년 G20 회의에서 양국 관계에 ‘최저선(Floor)’을 두기로 약속했지만, 미·중 관계 회복에는 ‘최저선’ 이상이 필요함.
- 현재의 불안정한 미·중 관계는 양국 관계 관리의 우선순위가 경제와 무역에서 국방과 안보로 바뀌면서 발생한 불가피한 결과임.
- 양국은 현재 구체적인 증거 없이 상대의 행동을 추정하고 있음. 그 이유는 경제 및 무역 분야에서의 갈등은 구체적인 데이터를 통해 평가하지만 보안 문제는 적대적 행동에 대한 근거 없는 추정을 바탕으로 판단이 내려지기 때문임. 미국은 화웨이가 5G 인프라에 백도어 위협을 가하거나 틱톡이 미국 사용자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악의적인 목적으로 사용하고, 중국이 인공지능을 무기화할 것이라고 가정함.
- 중국 역시 미국의 무역 및 기술 제재가 중국에 대한 전방위적인 봉쇄, 포위, 억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추정함.
- 양국이 증거 없이 추측을 근거로 움직이고 있고, 특히 기술 투자와 전략 물자 수출에 대한 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 대립이 확대될 위험을 무시할 수 없음.
- 지금까지의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이런 위험에 대처할 수 없음. 이 방식은 지도자 간의 대화가 얼마나 잘 통하느냐에 크게 의존하는데, 이 관계는 국내 정치는 물론 체면을 지키려는 지도자의 자존심과 미묘한 상호작용에 항상 취약함.
- 이런 이유로 필자는 미·중 관계 조정의 중심축이 될 수 있는 ‘미국-중국 사무국(US-China Secretariat)’을 설립할 것을 제안하는 바임. 이 기구를 중립 관할권에 설치하고 양국 전문 인력이 참여하는 사무국을 통해 정책 개발, 문제 해결, 갈등 해결에 광범위한 권한을 행사하도록 하여 특정인의 외교적 역량에 기대는 대신 적절한 제도적 장치를 통해 양국 관계를 관리하고 갈등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임.
- 미국과 중국 간에는 긴장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지만, 어렵게 맞이한 현재의 해빙 분위기 속에서 기회가 사라지기 전에 분쟁 해결을 위한 사무국 설립을 적극 추진해야 함.
출처: 파이낸셜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