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여!
너 머리 위에 짊어지고 있는
머리칼 하나하나
헤일 수 있는 자(나서라)
이 한 웅큼의 머리카락을
뭉치게 할 수 있는 자(나서라).
친구여,
이 세상을 온통 먹구름으로
싸이게도 하다가
환한 햇빛으로 비추이게도 하는
황금빛 물들은 들녘에 서 보게나.
가을의 시간 속에 서서
황금 물결의 곡식을 거두어 들이는
농부의 거룩한 결실을 보게나.
여보게 친구!
인생이란 저 산마루에 걸쳐
머물러 있는
뜬 구름이나
바위에 부딪쳐서 흐르는
물살과 같으이.
친구여,
이 세상 일을 오밀조밀하게
맞추려는
자네의 어깨가 오늘 따라 왜 그리
천근 무게만큼이나 무거워 보이는가.
이 세상 일을 무얼 그리 바삐 애를 태우며 허둥대는가.
이 세상 일을 무얼 그리 바삐 애를 태우며 서두는가.
친구여!
다만 여기 머리칼 한 웅큼 움켜 쥘
주먹 힘만 지녔다면
이 한 세상 떠돌며
이 세상 온갖 사이를 헤집고
어디든 떠다닐 수 있는 것을
아는가, 모르는가.
첫댓글 해학적인 표현미를 담고 있는 인생훈의 시이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인간은 과연 얼마나 유능하며 가능성이 큰 존재인가.
인간다운 진실한 삶을 영위하는 길은 무엇인가.
3연에 대자연의 신비와 경이로움, 4연에 근로의 값진 뜻을 표현하며,
인생과 자연의 동화를 노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