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슬픈 이야기다. 문제 아이를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은 늘 '이미 답을 정해 놓고 그 틀에' 맞춘다. 아이들이 놓인 상황을 깊이 들여다보면 다른 시선으로 접근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교감이 되고 나서 아쉬운 점은 직접적으로 아이들을 만나 볼 수 없다는 점이다. 간접적으로 담임 선생님들로부터 전해 듣는다. 이래저래 문제 행동을 한다, 위험한 단계에 이르렀다, 나쁜 짓을 하고 다닌다 등등의 이야기를 들으며 사전에 교감에게 생활지도가 어렵다고 이야기하신다.
맞는 말이다. 과거에 한 학급에 40~50명이 있었던 교실과 지금 20여 명이 있는 교실은 겉으로 단순 비교할 게 아니다. 콩나물시루처럼 바글바글한 교실 안에서 숱한 여러 사건들이 일어났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 주위에 돌봐주시고 사랑 어린 시선으로 보아주는 어른들이 곁에 있었다. 동네 어른들이 곧 그들의 부모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경제적으로 가정은 윤택해진 것은 맞으나 돌봄과 사랑의 기능은 현저히 떨어졌다. 깨어진 가정 속에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 몫이다.
소위 학교폭력의 중심에 있는 아이들을 향해 버릇이 없다느니 가정교육이 안 되었다느니 여러 말들을 많이 뱉어낸다. 하지만 가만히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라 어른들의 무관심이며 우리 사회가 그렇게 만들어 놓은 그물에 걸린 것뿐이다.
그럼에도 우리 아이들은 힘든 환경 속에서도 버티며 살아내고 있다. 그들의 마음을 따듯하게 돌봐 줄 어른들이 곁에 있다면 오랜 방황을 끝내고 자신만의 빛깔을 찾아갈 것이다. 학교가 그런 곳이 되어야 한다. 담임 선생님들이 새 둥지가 되어 그들을 품어주면 좋겠다.
책 표지처럼 아이 내면에 짙게 그려져 있는 그림자 아이를 볼 줄 아는 어른이 되었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