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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우심(紅珠牛心)
붉은 구슬과 소의 심장이라는 뜻으로, 홍시를 달리 이르는 말이다.
紅 : 붉을 홍(糸/3)
珠 : 구슬 주(玉/6)
牛 : 소 우(牛/0)
心 : 마음 심(心/0)
출전 : 동의보감(東醫寶鑑) 탕액편(湯液編)
이 성어는 동의보감(東醫寶鑑) 탕액편(湯液編) 과부(果部)단락에 나오는 말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性寒(一云冷), 味甘, 無毒.
홍시는 성질이 차고, 맛은 달며, 독이 없다.
潤心肺, 止渴, 療肺痿, 心熱.
심과 폐를 윤택하게 하고, 갈증을 멎게 하며, 폐위와 심열을 다스린다.
開胃, 解酒, 熱毒, 壓胃間熱, 止口乾. 亦治吐血.
또한 입맛을 나게 하고, 술독과 열독을 풀어주며, 위의 열을 내리게 하고, 입이 마르는 것을 멎게 한다. 또한 피를 토하는 것을 치료한다.
生南方, 軟熟者爲紅柿.
남방에서 나고, 말랑말랑하게 익은 것이 홍시이다.
飮酒不可食. 令心痛, 且易醉.
술을 마신 뒤에는 먹지 말아야 한다. 만약 먹으면 가슴이 아프게 되고, 또 술이 잘 오르게 되기 때문이다.
不可與蟹同食, 令腹痛, 吐瀉.
게와 같이 먹으면, 배가 아프면서 토하고 설사하게 된다.
柿有七絶. 一壽, 二多陰, 三無鳥巢, 四無虫蠹, 五霜葉可玩, 六佳實, 七落葉肥大.
감에는 일곱 가지의 좋은 점이 있다. 첫째는 나무가 오래 살고, 둘째는 그늘이 많고, 셋째는 새가 둥지를 틀지 않고, 넷째는 벌레가 없고, 다섯째는 단풍이 들면 완상할 수 있고, 여섯째는 과실이 아름답고, 일곱째는 떨어진 잎도 기름지고 크다.
柿實, 初則色靑, 而苦澁, 熟則色紅, 澁味自無矣.
감은 처음에는 퍼러면서 몹시 떫으나, 익으면 빨갛게 되면서 저절로 떫은맛이 없어지게 된다.
柿朱果也, 故有牛心紅珠之稱.
감은 붉은 과실이기 때문에 우심홍주라 하기도 한다.
日乾者名白柿, 火乾者名烏柿. 其白柿, 皮上凝厚者, 謂之柿霜.
볕에 말린 것은 백시라 하고, 불에 말린 것은 오시라 한다. 백시의 겉에 두텁게 내돋은 것을 시상이라 한다.
홍시(紅枾)하면 생각나는 시조가 노계(蘆溪) 박인로(朴仁老)의 시 조홍시가(早紅枾歌)일 것이다.
(1)
반중(盤中) 조홍(早紅)감이 고와도 보이나다.
유자(柚子) 아니라도 품엄즉도 하다마는,
품어가 반길 이 없을새 글로 설워하노라.
소반 가운데 놓인 일찍 익은 감이 먹음직스럽게도 보이는구나.
이것이 비록 귤이나 유자는 아니라도 품에 품고 돌아갈 만도 하지만,
품안에 넣고 가도 반가워할 이가 없으니, 그것을 서러워한다.
(2)
왕상(王祥)이 이어 잡고 맹종(孟宗)이 죽순(竹筍) 꺾어,
검던 머리 희도록 노래자(老萊子)의 옷을 입고,
일생에 양지성효(養志誠孝)를 증자같이 하리이다
왕상이 얼어 붙은 물 속에서 잉어를 잡아 병든 계모를 살려 냈듯이, 맹종이 겨울에 대숲에서 죽순을 꺾어다가 늙은 어머니의 입맛을 돋구었듯이,
나이 칠십에 다다른 노래자가 아직도 살아 계신 부모님을 즐겁게 해드리고자 때때옷을 입고 어리광을 피었듯이,
나도 한평생 부모님의 뜻을 받들어, 저 효자로 이름난 증자처럼 정성껏 효도를 다 하겠나이다.
(3)
만균(萬鈞)을 들여보내 길게 길게 노를 꼬아,
구만리장천(九萬里長天)에 가는 해를 잡아매어,
북당(北堂)의 학발쌍친(鶴髮雙親)을 더디 늙게 하리라.
사십만 근이나 되는 무겁고 많은 쇠를 늘이고 늘여서 길게길게 노를 꼬아 가지고,
까마득하게 높고 먼 하늘을 지나가는 햇님을 잡아매어 두고서,
북당에서 기거하시는 백발의 늙은 부모님을 되도록이면 하루라도 더디 늙으시게 하고 싶구나.
(4)
군봉(群鳳 모인 곳에 외가마귀 들어오니,
백옥 쌓인 곳에 돌 하나 같다마는, 봉황(鳳凰)도 비조(飛鳥)와 유(類)ㅣ시니 뫼셔논들 어떠하리.
여러 봉황새들이 모인 곳에 까마귀가 들어오니,
마치 흰 옥이 쌓인 곳에 돌맹이 하나가 섞인 것 같지마는,
아아! 봉황새도 나는 새와 같은 종류이니, 모시고 같이 놀아 본들 상관없지 않겠는가?
🔘 이규보(李奎報)의 ‘시골사람이 홍시를 보내다(野人送紅枾)’
植物憐渠兼七絶
식물 가운데 칠절을 가졌는데
野翁餉我僅千枚
시골 노인이 나에게 천 개나 보냈구려
味如飴蜜還如乳
맛이 꿀이나 엿 또는 젖과 같아
解止兒啼作笑媒
우는 아이도 웃길 수 있네.
🔘 서거정(徐居正)의 ‘신동년 자승이 홍시를 보내오다(申同年自繩送紅枾)’
小婢傳烏榼
작은 여종이 검은 통을 전해와서,
開看柿子紅
열어 보니 홍시가 가득하여라.
味居蜂蜜上
맛은 벌꿀 위에 오를 만하거니와,
香到盧橘中
향기는 감귤의 중간쯤 되겠구려.
頓覺肺消渴
폐의 갈증 사라짐을 문득 깨닫고,
從知頭愈風
따라서 두풍이 치유됨을 알겠네.
故人鄭重意
친구의 정중한 뜻에 대하여,
報答思無窮
보답하려니 생각이 무궁하구나.
同年은 과거를 함께 합격했다는 뜻이다.
🔘 홍시를 보내준 신동년에게 사례하다(謝申同年送紅枾)’
金榼初開見
노란 합자를 막 열고 보니,
團團柿子紅
동실동실한 홍시가 담겨 있네.
軟宜消渴病
연한 육질은 소갈병에 딱 좋겠고,
甛可愈頭風
단 맛은 두풍도 치유할 만하구려.
盧橘何須數
노귤이야 어찌 셀 것이나 있으랴,
張梨逈不同
장리는 월등히 이만 못하고 말고.
病餘增口業
병든 뒤로 읊조림이 많아진 때에,
嚼破興無窮
깨물어 먹으니 흥취가 그만일세.
🔘 이색(李穡)의 ‘개천사(開天寺)의 담사(曇師)가 홍시를 보내오다(開天曇師送紅杮)’
紅柹團團滿竹筐
홍시가 동실동실 대바구니에 가득하여라
白頭相對爛生光
백발로 마주하니 찬란히 광채가 나누나
禪窓縹渺霜初落
아스라한 절집에 서리가 처음 내렸으리
布襪何時直上堂
베 버선 신고 언제나 그 당에 올라 볼꼬
⏹ 홍주우심(紅珠牛心)
물렁하게 잘 익은 감 홍시(紅柿)는 부드럽다고 연시(軟柿), 연감이라고도 부른다. 빨갛게 익어 떫은맛이 가고 말랑말랑하니 노인들이 좋아하는 과일이 됐다. 소화 기능을 좋아지게 하고 심장과 폐에 좋다고 하니 더 그렇다.
붉은 구슬(紅珠) 같고 소의 심장(牛心) 같다는 이 성어는 홍시를 달리 이르는 말이다. 홍주만 따로 떼어 석류나 수박을 표현하기도 한다.
소의 심장까지 함께 나타내 홍시를 말한 곳은 조선 선조(宣祖) 때의 허준(許浚)이 쓴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기도 한 동양 최고의 의서인 이 책 탕액편(湯液編)에 감에 대해서 설명한다.
감은 일곱 가지 좋은 점이 있는데 나무가 오래 살고 그늘이 많으며 새가 둥지를 틀지 않고 벌레가 없다. 또 단풍이 좋고 과실이 아름다우며 낙엽도 풍부하다. 그러면서 이어진다.
柿朱果也 故有牛心紅珠之稱.
시주과야 고유우심홍주지칭.
감은 붉은 과실이라 우심홍주라 부른다.
日乾者名白柿 火乾者名烏柿.
일건자명백시 화건자명오시.
볕에 말리면 백시, 불에 말리면 오시라 한다.
우리의 문장가들이 홍시를 표현한 두 가지만 더 보자.
고려(高麗) 때의 이규보(李奎報)는 ‘맛이 꿀이나 엿 또는 젖과 같아, 우는 아이도 웃길 수 있네’라고 했다.
味如飴蜜還如乳(미여이밀환여유)
解止兒啼作笑媒(해지아제작소매)
조선 서거정(徐居正)은 ‘맛은 벌꿀 위에 오를 만하고, 향기는 감귤의 중간 쯤이라, 폐의 갈증 사라짐을 문득 깨닫고, 따라서 두풍이 치유됨을 알겠네’라 예찬했다.
味居蜂蜜上(미거봉밀상)
香到盧橘中(향도로귤중)
頓覺肺消渴(돈각폐소갈)
從知頭愈風(종지두유풍)
맛을 읊은 것 외에 홍시를 보면 효심을 불러일으키는 듯 부모님을 생각하는 시가가 많다.
유명한 선조때의 박인로(朴仁老)는 ‘반중 조홍 감이 고와도 보이는데/ 유자 아니라도 품음직도 하다마는/ 품어 가 반길 이 없을 새 글로 설워하노라’라는 시조 조홍시가(早紅柿歌)가 대표적이다.
컴백한 풍운의 가수 나훈아도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고 절절히 노래했다.
▶️ 紅(붉을 홍, 상복 공)은 ❶형성문자로 红(홍)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工(공)으로 이루어졌다. 옷감, 천의 赤白色(적백색)인 것, 연한 적색(赤色) 등이 전(轉)하여, 그 색을 물들이는 풀의 이름 또는 단순히 적색(赤色)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紅자는 '붉다'나 '번창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紅자는 糸(가는 실 사)자와 工(장인 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工자는 '장인'이나 '만들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紅자는 붉은색으로 염색한 실을 뜻하는 글자이다. 고대에는 실을 염색해 다양한 무늬와 색을 입힌 옷을 입었다. 紅자는 그중에서도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인 '붉은색'을 입힌 실을 뜻한다. 紅자에 쓰인 工자는 '공, 홍'으로의 발음 역할을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공(加工)'이라는 의미도 함께 전달하고 있다. 왜냐하면, 실에 색을 입히기 위해서는 장인의 기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紅(홍, 공)은 홍색(紅色)의 뜻으로 ①붉다 ②빨개지다, 붉히다 ③번창하다 ④운이 좋다 ⑤순조롭다 ⑥성공적이다 ⑦잘 익다, 여물다 ⑧붉은빛 ⑨주홍, 다홍 ⑩연지(臙脂: 입술이나 뺨에 찍는 붉은 빛깔의 염료) ⑪이윤(利潤) ⑫털여뀌(마디풀과의 한해살이풀) 그리고 ⓐ상복(上服: 윗옷. 위에 입는 옷)(공) ⓑ일, 베짜는 일(공)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붉을 단(丹), 붉을 주(朱), 붉을 적(赤)이다. 용례로는 얼굴과 몸에 좁쌀 같은 발진이 돋으면서 앓는 어린이의 돌림병을 홍역(紅疫), 차나무의 잎을 발효시켜 녹색을 빼내고 말린 찻감을 홍차(紅茶), 아프리카 대륙과 아라비아 반도 사이에 있는 좁고 긴 바다를 홍해(紅海), 다홍빛 치마를 홍상(紅裳), 붉고 윤색이 나는 얼굴을 홍안(紅顔), 뺨에 붉은빛이 드러남을 홍조(紅潮), 수삼을 쪄서 말린 불그레한 빛깔의 인삼을 홍삼(紅蔘), 바람이 불어 햇빛에 벌겋게 일어나는 티끌을 홍진(紅塵), 붉은 연꽃을 홍련(紅蓮), 붉은 잎으로 붉게 물든 단풍잎을 홍엽(紅葉), 붉은 빛깔의 옥을 홍옥(紅玉), 철이나 알루미늄이 많이 들어 있는 붉은빛 흙을 홍토(紅土), 겉에 붉은 칠을 발라 간 토기를 홍도(紅陶), 물렁하게 잘 익은 감을 홍시(紅柹), 붉은 옷을 입은 어린아이를 홍동(紅童), 껍질 빛이 검붉은 팥을 홍두(紅豆), 붉은 등불을 홍등(紅燈), 붉은 빛깔의 머리털을 홍모(紅毛), 흰빛이 섞인 붉은빛을 분홍(粉紅), 붉은빛과 누른빛의 중간으로 붉은 쪽에 가까운 빛깔을 주홍(朱紅), 귤피의 안쪽에 있는 흰 부분을 벗겨낸 껍질을 귤홍(橘紅), 짙은 붉은빛을 농홍(濃紅), 매우 짙게 붉은 물감을 북홍(北紅), 얼굴빛이 붉어짐을 통홍(通紅), 푸른 잎 가운데 한 송이의 꽃이 피어 있다는 뜻으로 여럿 속에서 오직 하나 이채를 띠는 것 또는 많은 남자들 사이에 끼어 있는 오직 하나 뿐인 여자를 이르는 말을 홍일점(紅一點), 머리털이 붉은 사람이란 뜻으로 서양 사람을 경멸하여 일컫던 말을 홍모인(紅毛人), 제사 때 제물을 차려 놓는 차례로 붉은 과실은 동쪽에 흰 과실은 서쪽에 차리는 격식을 이르는 말을 홍동백서(紅東白西),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뜻으로 같은 조건이라면 좀 더 낫고 편리한 것을 택한다를 이르는 말을 동가홍상(同價紅裳), 열흘 붉은 꽃이 없다는 뜻으로 한 번 성한 것이 얼마 못 가서 반드시 쇠하여 짐을 이르는 말 또는 권세나 세력의 성함이 오래 가지 않는다를 이르는 말을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뜨거운 불길 위에 한 점 눈을 뿌리면 순식간에 녹듯이 사욕이나 의혹이 일시에 꺼져 없어지고 마음이 탁 트여 맑음을 일컫는 말 또는 크나큰 일에 작은 힘이 조금도 보람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홍로점설(紅爐點雪), 푸른 버들은 푸르고 꽃은 붉다는 뜻으로 자연의 모습 그대로 사람의 손을 더 하지 않는 것 또는 봄철의 경치를 말할 때 흔히 이르는 말을 유록화홍(柳綠花紅), 단풍이 들어 온 산의 나뭇잎이 붉게 물들어 있는 모양을 이르는 말을 만산홍엽(滿山紅葉), 연두 저고리에 다홍치마라는 뜻으로 곱게 차려 입은 젊은 아가씨의 옷차림을 이르는 말을 녹의홍상(綠衣紅裳), 꽃은 붉고 버들은 푸르다는 뜻으로 인공을 가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를 이르는 말을 화홍유록(花紅柳錄) 등에 쓰인다.
▶️ 珠(구슬 주)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구슬옥변(玉=玉, 玊; 구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朱(주)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형성문자로 珠자는 ‘구슬’이나 ‘진주’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珠자는 玉(구슬 옥)자와 朱(붉을 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朱(붉을 주)자는 ‘적심목(赤心木)’이라 부르는 나무를 뜻하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珠자는 둥근 형태의 보석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그래서 珠자는 진주(珍珠)나 구슬처럼 동그란 모양의 보석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珠(주)는 ①구슬 ②진주(眞珠) ③방울 ④붉은색 ⑤붉다 ⑥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구슬 원(瑗), 구슬 경(瓊), 구슬 선(璿), 구슬 옥(玉), 구슬 벽(璧)이다. 용례로는 구슬과 옥을 주옥(珠玉), 주판으로 하는 셈을 주산(珠算), 구슬과 같이 아름다운 꽃봉오리를 주뢰(珠蕾), 오리 형상으로 만든 구슬을 주부(珠鳧), 구슬을 박아서 만든 비녀를 주전(珠鈿), 구슬로 꾸민 비녀를 주잠(珠簪), 구슬을 달아서 꾸며 만든 채찍을 주편(珠鞭), 구슬과 옥 따위로 아름답게 꾸민 옷을 주복(珠服), 구슬처럼 떨어지는 눈물을 주루(珠淚), 구슬땀으로 구슬처럼 방울방울 맺힌 땀을 주한(珠汗), 구슬이나 구슬 모양의 물건을 꿰어 만든 발을 주렴(珠簾), 구슬을 꿰어 만든 갓끈을 주영(珠纓), 고운 빛이 나는 아름다운 구슬을 명주(明珠), 보배로운 구슬을 보주(寶珠), 염불할 때에 손으로 돌려 그 수효를 세는 기구를 염주(念珠), 이슬 방울을 노주(露珠), 좋은 구슬과 옥을 상주(上珠), 깨어진 구슬 조각을 쇄주(碎珠), 신기한 구슬을 신주(神珠), 구슬을 꿰어 맴을 철주(綴珠), 관이나 갓의 끈에 꿴 구슬을 영주(纓珠), 수를 셈하는데 쓰는 구슬을 산주(算珠), 물 속에 들어가 진주를 캐냄을 채주(採珠), 구슬처럼 흘러나오는 눈물 방울을 누주(淚珠), 구슬을 뀀 또는 꿴 구슬을 연주(聯珠), 공자가 구슬을 꿴다는 뜻으로 어진 사람도 남에게 배울 점이 있다는 말을 공자천주(孔子穿珠), 수후의 구슬로 새를 잡는다는 뜻으로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손해 보게 됨을 이르는 말을 수주탄작(隨珠彈雀), 쌀은 구슬 보다 비싸고 땔감은 계수나무 보다 비싸다는 뜻으로 물가가 치솟아 생활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미주신계(米珠薪桂), 보배로운 구슬을 어둠속에 던진다는 뜻으로 어떤 귀한 선물도 도리에 벗어난 방법으로 주면 도리어 원망을 삼을 명주암투(明珠闇投), 늙은 방합에서 구슬이 나온다는 뜻으로 총명한 아들을 둔 사람에게 그를 기려 축하하는 말을 노방생주(老蚌生珠), 큰 바다에 남아 있는 진주라는 뜻으로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현자나 명작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창해유주(滄海遺珠), 금을 산에 버리고 구슬을 못에 빠뜨린다는 뜻으로 재물을 가벼이 보고 부귀를 탐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연금침주(捐金沈珠), 금과 은과 구슬과 옥이라는 뜻으로 온갖 귀한 보물을 이르는 말을 금은주옥(金銀珠玉) 등에 쓰인다.
▶️ 牛(소 우)는 ❶상형문자로 뿔이 달린 소의 머리 모양을 본뜬 글자로 소를 뜻한다. 뿔을 강조하여 羊(양)과 구별한 글자 모양으로, 옛날 중국에서는 소나 양을 신에게 빌 때의 희생의 짐승으로 삼고 신성한 것이라 생각하였기 때문에 글자도 상징적이며 단순한 동물의 모양은 아니다. ❷상형문자로 牛자는 ‘소’를 뜻하는 글자이다. 牛자의 갑골문을 보면 뿔이 달린 소의 머리가 간략하게 그려져 있었다. 갑골문에서부터 소전까지는 이렇게 소의 양쪽 뿔이 잘 묘사되어 있었지만, 해서에서는 한쪽 뿔을 생략해 ‘절반’을 뜻하는 半(반 반)자와의 혼동을 피하고 있다. 농경 생활을 하는 민족에게 소는 매우 중요한 동물이었다. 느리지만 묵직한 힘으로 밭을 갈거나 물건을 옮길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한편 소는 신에게 바치는 제물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牛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제물(祭物)’이나 ‘농사일’과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그래서 牛(우)는 성(姓)의 하나로 ①소(솟과의 포유류) ②별의 이름, 견우성(牽牛星) ③우수(牛宿: 28수의 하나) ④희생(犧牲) ⑤고집스럽다 ⑥순종(順從)하지 않다 ⑦무릅쓰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소 축(丑), 짐승 축(畜)이다. 용례로는 소의 젖을 우유(牛乳), 소의 뿔을 우각(牛角), 소와 말을 우마(牛馬), 소를 부려 밭을 갊을 우경(牛耕), 소를 잡는 데 쓰는 칼을 우도(牛刀), 소의 가죽을 우피(牛皮), 소 걸음이란 뜻으로 느린 걸음을 우보(牛步), 소의 궁둥이로 전하여 세력이 큰 자의 부하에 대한 비유를 우후(牛後), 소의 수컷으로 수소를 모우(牡牛), 소의 암컷으로 암소를 빈우(牝牛), 털빛이 검은 소를 흑우(黑牛), 소싸움 또는 싸움 소를 투우(鬪牛), 식용할 목적으로 사육하는 소를 육우(肉牛), 주로 일을 시키려고 기르는 소를 역우(役牛), 쇠귀에 경 읽기란 뜻으로 우둔한 사람은 아무리 가르치고 일러주어도 알아듣지 못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우이독경(牛耳讀經), 소가 물을 마시듯 말이 풀을 먹듯이 많이 먹고 많이 마심을 우음마식(牛飮馬食), 소 잡는 칼로 닭을 잡는다는 뜻으로 큰 일을 처리할 기능을 작은 일을 처리하는 데 씀을 이르는 말을 우도할계(牛刀割鷄), 소가 밟아도 안 깨어진다는 뜻으로 사물의 견고함의 비유를 우답불파(牛踏不破), 소를 삶을 수 있는 큰 가마솥에 닭을 삶는다는 뜻으로 큰 재목을 알맞은 곳에 쓰지 못하고 소소한 일을 맡기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을 우정팽계(牛鼎烹鷄), 소 궁둥이에 꼴 던지기라는 뜻으로 어리석은 사람은 가르쳐도 소용이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우후투추(牛後投芻), 양으로 소와 바꾼다는 뜻으로 작은 것을 가지고 큰 것 대신으로 쓰는 일을 이르는 말을 이양역우(以羊易牛) 등에 쓰인다.
▶️ 心(마음 심)은 ❶상형문자로 忄(심)은 동자(同字)이다. 사람의 심장의 모양, 마음, 물건의 중심의, 뜻으로 옛날 사람은 심장이 몸의 한가운데 있고 사물을 생각하는 곳으로 알았다. 말로서도 心(심)은 身(신; 몸)이나 神(신; 정신)과 관계가 깊다. 부수로 쓸 때는 심방변(忄=心; 마음, 심장)部로 쓰이는 일이 많다. ❷상형문자로 心자는 ‘마음’이나 ‘생각’, ‘심장’, ‘중앙’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心자는 사람이나 동물의 심장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心자를 보면 심장이 간략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심장은 신체의 중앙에 있으므로 心자는 ‘중심’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옛사람들은 감정과 관련된 기능은 머리가 아닌 심장이 하는 것이라 여겼다. 그래서 心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마음이나 감정과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참고로 心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위치에 따라 忄자나 㣺자로 바뀌게 된다. 그래서 心(심)은 (1)종기(腫氣) 구멍이나 수술한 구멍에 집어넣는 약을 바른 종이나 가제 조각 (2)나무 줄기 한 복판에 있는 연한 부분 (3)무, 배추 따위의 뿌리 속에 박인 질긴 부분 (4)양복(洋服)의 어깨나 깃 따위를 빳빳하게 하려고 받쳐 놓는 헝겊(천) (5)초의 심지 (6)팥죽에 섞인 새알심 (7)촉심(燭心) (8)심성(心星) (9)연필 따위의 한복판에 들어 있는 빛깔을 내는 부분 (10)어떤 명사 다음에 붙이어 그 명사가 뜻하는 마음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마음, 뜻, 의지(意志) ②생각 ③염통, 심장(心臟) ④가슴 ⑤근본(根本), 본성(本性) ⑥가운데, 중앙(中央), 중심(中心) ⑦도(道)의 본원(本源) ⑧꽃술, 꽃수염 ⑨별자리의 이름 ⑩진수(眞修: 보살이 행하는 관법(觀法) 수행) ⑪고갱이, 알맹이 ⑫생각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물건 물(物), 몸 신(身), 몸 체(體)이다. 용례로는 마음과 몸을 심신(心身), 마음이 움직이는 상태를 심리(心理), 마음에 품은 생각과 감정을 심정(心情), 마음의 상태를 심경(心境), 마음 속을 심중(心中), 마음속에 떠오르는 직관적 인상을 심상(心象), 어떤 일에 깊이 빠져 마음을 빼앗기는 일을 심취(心醉), 마음에 관한 것을 심적(心的), 마음의 속을 심리(心裏), 가슴과 배 또는 썩 가까워 마음놓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심복(心腹), 본디부터 타고난 마음씨를 심성(心性), 마음의 본바탕을 심지(心地), 마음으로 사귄 벗을 심우(心友),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한다는 심심상인(心心相印), 어떠한 동기에 의하여 이제까지의 먹었던 마음을 바꿈을 심기일전(心機一轉), 충심으로 기뻐하며 성심을 다하여 순종함을 심열성복(心悅誠服), 마음이 너그러워서 몸에 살이 오름을 심광체반(心廣體胖), 썩 가까워 마음놓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심복지인(心腹之人)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