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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후 내가 죽는 다면 ( mbc 기출)
3일 후 죽는 다는 의사의 사형선고를 들은 후, 나는 홀로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워버렸다. 아무런 미동 없이 멍하니 침대에 누워있다, 시선이 멈춘 책장 위에서 커다란 박스 하나를 발견했다. 몸을 일으켜 박스를 방바닥에 내려놓았다. 뽀얀 먼지가 켭켭이 쌓인 박스는 노란테이프가 십자가 모양으로 둘러져있었다. 커터칼로 십자가 모양을 걷어내고 발견한 건 어머니가 모아두신 학창시절의 일기장이었다. 일기장 하나를 꺼내 읽어나갔다. 중학교 3학년 때의 일기장이었다. 버스정류장에서 본 오빠를 짝사랑하던 이야기하며, 이대 앞으로 처음 쇼핑 갔던 이야기며, 나의 일부를 차지한 일들이 밀물 밀려오듯 내 머리를 스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빨간 볼펜으로 일기장 한 면을 채운 일기를 발견했다.
“1999년 6월 18일
죽고 싶다. 창피해서 학교가기가 싫다. 김현아가 내일 교통사고를 당해 죽었으면 좋겠다. 김선아가 체육시간에 장난으로 내 체육복 바지를 내리던 순간 내 팬티까지 내려가 나는 아이들 앞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아 쪽팔려. 씨발. 김선현아 죽이고 싶다. 죽여버려.(중략) “
갑자기 잊고 있었던 순간의 치욕이 온몸으로 전해지는 느낌이다. 머리 속이 또렷하리만큼 선명하게 그날의 기억이 떠오르다니... 작렬하던 한 여름의 체육시간, 이어폰을 끼고 마이마이로 들려오는 음악을 들으며 멍하니 서있던 순간 김연아라는 아이가 장난으로 내 체육복바지를 내렸고 나는 방어할 틈도 없이 내 음부를 만천하에 드러냈다. 운동장 곳곳에 산재했던 아이들의 시선이 모두 나에게로 몰렸고 나는 얼른 바지를 추켜잡고 가방도 없이 집으로 내달렸다. 그리고 이 틀 동안 학교에 가지 않았고, 나는 그 아이의 사과를 받고서 간신히 학교에 나갔다. 반 아이들에게서 그 때의 내 모습을 지우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그 덕에 나는 꽤 소심해져 버렸다.
죽음을 앞두고 있어서인가. 갑자기 그 아이에 대한 분노가 밀려오기 시작했고 나는 졸업앨범을 뒤적여 그녀의 전화번호를 찾기 시작했다. 전화번호를 눌러 신호가 가고 이내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 안녕하세요.. 현아 중학교 친구인데.. 현아네 집 맞나요?”
갑자기 침묵이 맴돌며 정적을 울리더니
“ 현아 친구 누구니?..음.. 현아 소식을 못 들었나보구나..... 현아 고등학교 때 하늘나라로 갔단다... 사고가나서....”
나는 당황하여 수화기를 떨어뜨렸다. 희미하게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여보세요? 여보세요? 라는 말이 이내 신호음으로 바뀌며 끊겼다.
온몸가득 뜨거운 열기가 전해지더니, 이내 차가운 얼음덩이처럼 몸이 얼어가고 있다. 죽음이 무엇인지 온몸으로 느껴지는 기분이다. 불과 죽음을 3일 밖에 남겨두지 않은 나에게 들려온 또 다른 죽음 소식. 그녀에 대한 증오가 이렇게 허무하게 연민으로 바뀌다니...
침대에 누워 마음을 진정시키며 멍하니 풀린 동공으로 천장을 응시했다. 이내 눈물이 내 볼따구니를 타고 흘렀다. 한없이 약해지며 불안해지는 느낌이 내 마음 깊은 곳의 눈물샘 끝에 놓인 눈물마저 드러내기 시작했다. 죽음이 이렇게 두려운 것인걸 이제야 실감하게 된다.
첫댓글 '볼따구니'는 표준어가 아닙니다. / '3일 후 죽는다는 의사의 사형선고를 들은 후' - '후'라는 동일한 어휘가 반복되는데 동어반복은 매끄러운 문장표현이 아닙니다. 같은 의미의 다른 어휘로 교체하심이...
문학도이자 취업준비생의 입장에서 보자면 글 전체가 약간 부정적인 성향을 띄는데 좋지 않습니다. 언제나 긍정적이며 열정적인태도를 보이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문장과 문장이 약간 부자연스럽게 연결되는듯.. 접미사가 부족해서 인듯 해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소설을 쓸때를 제외하고는(소설도 기본적인 틀은 같지만) 서론-본론-결론이 어느 정도는 들어가 주는게 좋습니다. 마지막에 죽음을 느끼고 무엇을 깨달았는지.. 어떻게 대처하는 마음을 가지고 무엇을 하는지 또는 할 것인지 정도는 언급해서 끝을 맺어주시는게 좋습니다. PD기 때문에 기승전결이 확실하게 끝내는게 좋을 듯합니다.
결론적으로 글은 잘 쓰셨고 조금만 더 신경쓰시면 될 듯한데 너무 소설적이고 두루뭉실한게 약간 흠이에요.! 건승하실것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