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span data-ke-size="size18">인어공주 엄마/안진영</span></b><br> <br>외할머니랑 잘 때<br>어느 날 들었던 이야기는<br>인어공주 이야기<br> <br>옛날 한 바닷가에서<br>살랑살랑 헤엄치던 다리로<br>사뿐사뿐 걸어 집으로 들어가는<br>처녀 적 외할머니를 보고,<br>여자 사람이 되는 꿈을 꾸기 시작한<br>인어공주가 있었다지<br> <br>바다 마녀에게 목소리를 선물해 주고<br>기어이 할머니 배 속으로 들어오는 길을<br>알아낸 인어공주<br>꿈꾸던 대로 여자 사람으로 태어나<br>할머니랑 달콩달콩 살게 되었다지<br> <br>아름다운 처녀로 자라는 사이<br>같은 마을 총각을 사랑하게 되었지만<br>목소리가 없어 마음에 꼭꼭<br>그 사랑을 숨기고만 있었는데<br>어느 날 그 총각이 결혼을 하자 했네<br> <br>결혼하고 어느 날 꿈에<br>바다 마녀가 나타나 말했다지<br> <br>바다에 사는 마녀한테<br>목소리는 필요 없더라고,<br>그래 다시 돌려줄 테니<br>열 달만 기다리라고<br> <br>33년 동안 호리병 속에 꼭꼭<br>가둬 둔 목소리, 씻고 다듬어<br>태초의 소리로 만드는데<br>적어도 열 달은 걸린다 했지<br> <br>드디어 열 달 뒤<br> <br>바다 마녀가 인어공주에게<br>목소리를 돌려주기 한 그 역사적인 순간에<br>응애, 하고<br> <br>내가 태어난 거래<br> <br>인어공주의 목소리를 가지고</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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