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아시는분도 계시지만 우리집은 말도 없이 이사를 갔다.
이사를 간건 상관이 없다. 어차피 이사가도 내방은 없을테니까.
근데 문제는 우리 진도리다.
9년 멘토인 진도리를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로 가서 키울순 없으니 새로 오는 주인이 키우기로 했다...
다행히 새 주인도 개를 퍽 좋아해서 다행이긴 하지만 어찌 9년동안 동고동락해온 나보다 더 잘 키울리가 있나...
"아들, 여기 옛날 집인데 진도리 갈비 주려고 잠깐 들렸어 통화좀 해봐"
"바꿔줘 얼른!! ㅠㅠㅠ"
"헥헥헥헥" (여...유학생...와썹)
"ㅋㅋㅋ무슨 와썹이옄ㅋㅋ 9년 사니까 이제 노망이 업그레이드 완료 됩니까?"
"헥헥헥헥헥 으르르르"(이새키가 연장자한테 말하는 꼬라지가 아주 외국물 먹었다고 주둥이도 프리해졌냐?
"ㅋㅋㅋ새 주인은 잘해줘? 어때?"
"헥헥헥헥헥(새 주인은 날 인간으로 아나보다... 하루세끼를 주네... 배 줘터지게 생겼다...)
"이거봐, 이래서 안되...내가 있어야지 니 견생이 편한거야...아 진짜....이사는 왜 가고 난리야..."
"헥헥헥헥헥헥"(임마 걱정마, 이사 가치 가라도 해도 안가. 나이 들으니까 몸도 마음도 귀찮아져. 그냥 여기가 나아. 공기도 좋고)
"그려...그렇게 생각하니까 훨씬 맘이 편하네..."
"헥헥헥헥헥(공부는 열심히 하는거여? 내가 니 고등학교때 공부 하는 꼬라지를 한번도 못봐서 캐나다 가서도 '야...내가 저 인간 아무리 주인이지만 안에서도 새는 그릇이 밖에서 안샐 이유가 없지' 하면서 니 유학 반대햇었는데)
".....누구한테 반대했는데?"
"헥헥헥헥"(니네 엄마)
"ㅡ ㅡ"
"헥헥헥헥헥(야 암튼, 난 잘있으니까 걱정말고 니 앞가림이나 잘해. 나보다 밥 더 못챙겨먹는거같어. 내꺼좀 주리?)
"됬거든요... 내 동생이 매주 찾아가서 개껌 8천원(4pc)짜리로 맨날 줄거니까 그거나 씹으면서 행복한 말년을 지내슈"
"헥헥헥헥헥(그려 매번 고맙다. 멀리서도 잘 챙겨주는구먼)
"보고싶다 이놈아"
"낑낑낑낑"(나도 임마, 어렸을때 맨날 뒷산에서 꿩 잡는다고 날뛰던때가 엊그저께 같은데...)
사진은 여름방학때 한국에서 찍은 사진이나 9년이나 지났지만 아직까지 동안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대견한 놈이다...
비결이 뭔지 물어보면 긍정적인 마인드라고 하지만 나는 도통 이해를 못하겠다...
요즘 항상 진돌이 꿈을 꾸는 나. 함께한 추억이 너무 많아서 동생도 학교가 끝날때마다 새 집보다는 아직도 옛날집을 가서 서성거리곤 한단다.
내 9년지기 멘토 진도리... 졸업을 하면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같이 놀아주고싶지만 어흑ㅎ그흑흑흑흑흑...
눈물이 나오네...
겨울 잘 지내고... 아 새 주인이 담요 깔아줬나 모르겠네...털갈이 지금 할텐데 빗질도 해줘야하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빗질 해주는거 좋아하는데ㅠㅠ
미안하다ㅠ 조금만 기다려라... 한국가면 니가 제일 좋아하는 육포 많이 주고 공놀이 해줄테니...
첫댓글 ㅠ,ㅠ 맘이 짠 해지네요..그래도 진돌이가 긍정적인 마인드갖고 있어서 다행ㅋㅋㅋ 주인 걱정안시킬라고 괜찮은척..맘은 안그럴텐데..ㅜ.ㅜ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맘이 짠하네요...우리집도 진돗개키웁니다...아파트에서...흐...긍데 저희 아파트는 다행하게도 개를 키우는 집들이 많아서 베란다에서 키우는데 ...집주인들보다 몇호집에 무슨 개가 사는지 더 잘알고 ...다들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개를 먼저 알아봅니다.. 아~~ 우리집 진돌이가 보고싶네요..
에고.. 읽다가 울컥 하네요.
전 고양이 키우는데 요녀석 생각이 나고...
여기 와서 가장 많이 생각나고 많이 걱정되는 건 울집 고양이에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