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조흥비씨에서 집으로 우편물이 날라와
집에서 또다시 카드에 손을 댔다는 것이 알려진 그날
집을 나와 일주일가량 여관을 전전하며 죽어야겠다는
생각만 했었습니다.
열흘이 지나고 초췌한 몰골로 현관의 벨을 눌렀을땐
정말 그자리에서 먼지가 되어 사라지고 싶었습니다만,..
결국 아직도 살고 있습니다.
2년전에 카드사고로 한번 집안에서 변재해준 전과가 있는지라
이번엔 가족들의 실망이 더욱 커져 집에서도
하루빨리 집을 나가라는 성화가 사금융 추심원과 맞먹습니다..
(물론 가족들에겐 죄스러운 마음에 고개도 못듭니다.
힘들여 키워주시고 카드로 사고친것(약 1800정도)도 막아주셨는데,
남은 빚 400을 갚아나가는 동안 또다시 카드로 손이 가버렸습니다)
정말 생각해보면 시작은 너무 소소합니다.
10만원, 20만원, 30만원때문에 카드를 하나 더만들고,
더만들어진 카드 한도액이 생각보다 크게나와서 또다시
현금써비스에 손을 대고, 여기저기 캐피탈 대출을 돌다가
결국 금고권과 마지막엔 사금융까지
전형적인 카드폐인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살만한 가치도 없는 생이라 생각하고 포기하려했고,
포기하는 마당에 '죽어버리면 그만'이고,
죽기전인데 뭔짓을 못하랴 라는 무책임한 생각으로
또다시 같은 짓을 반복하고.
그러다가 우연히 티비 뉴스를 통해
'신용불량자들끼리 정보를 나누는 인터넷 어쩌고'하는 소리를 듣고는
검색해보고, 이곳 신용불량자클럽에 회원등록을 하고는..
많은 분들의 가슴아픈 이야기들을 보면서,
그리고 힘들지만 한푼한푼 갚아가시는 분들의 글을 보면서
저역시 그렇게 살아야겠다고 생각을 잡아갔습니다.
3월에 직장에서 해고된이후로 아직 직장도 잡지 못했습니다.
그냥 그냥 하루하루 '하루'만 버티며 살다보니
벌써 두달이란 시간이 지나갔군요.
내일부터 기숙사 있는 공장으로 취업을 나가려합니다.
.. 공장은 처음이라 많이 망설여지기는 했지만,
열심히 근무하면 월 130여만원의 급여를 받을수 있고,
그돈들을 모아 하나하나 갚아나갈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가입하고 한동안 상담코너의 글들을 계속 찾아 읽어가면서
- 내가 가진 채무액 리스트 도 만들어 보고
- 갚아나갈 순서 도 짜두고.
(내가 가진 채무액 리스트를 하나하나 적어가는 것은 정말
도움이 되더군요. 막연히 내빚이 얼마, 어디에 얼마 어디에 얼마
머리속으로 가지고 막막해 하는 것보다 종이에 일목요연히 정리하고
자주 들여다보며 확인하는 것이 갚아야 한다, 갚을수 있다는
용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마 다음 독일월드컵때엔 빚을 다 갚고
작은 월세방이라도 하나 장만해서 월드컵을 볼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문의드리고자 하는 것은 이렇습니다.
- 상환순서가 궁금합니다.
저는 현재 사금융 -> 금고권 -> 캐피탈 -> 카드사 순으로
상환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사금융..이거 독하더군요.
딸랑 백만원빌린 곳에서 2주 이자연체되었다고 집으로 전화해서는
엄마에게 '당신 자식을 어떻게 키워서..'라고
위아래없는 이야기를 지껄였다더군요.
300 빌린 여자크레디트에선 대출당시 적어놓은
친인척에게 모두 전화를 한듯합니다.
고개를 들수 없습니다.
제가 계획하는 상환순서가 적절한가요?
소액부터, 이자가 높은 비제도권부터.
이번달 다음달 열심히 일해서 100만원짜리를 갚는 것으로
제 채무상환은 시작되겠지만,
300만원을 대출한 사금융(여자크레디트)이 가장 마음에 걸립니다..
하나하나 갚아나가고 계신분들의 조언 부탁드립니다.
(참고로 전 워크아웃을 신청할 생각은 없습니다.
첫번째가 현재 실직중인 이유에서 그렇고(자격미달),
두번째는 지난번 카드사고나고 집에서 거의다 변재해주고
남은 400을 갚아 나가는 과정에서 또다시 카드에 손을 대는
저 자신을 보고는 현재의 생활을 유지하면서 급여를 반이나
혹은 그이상으로 쪼개서 빚을 변재하는 방법이
해이한 제 자신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가장 걱정인것은 300을 모으려면 4-5달정도의 시간이 필요할텐데 그동안 가족들이 당할 고통을 생각하면 정말 막막해집니다. 막막해한다고 해법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자 생각은 하루에도 몇번씩 가다듬지만, 역시 가장 두려운건 막가는 사금융 추심원들이네요..
첫댓글 음...많이 힘드시겠네영...글구 님의 계획이 적절하다구 봅니다..사금융..소액건..이자 높은것순으로... 암튼 포기하지 마시구끝까지 힘내시게여...홧팅..^^
감사합니다.. 가장 걱정인것은 300을 모으려면 4-5달정도의 시간이 필요할텐데 그동안 가족들이 당할 고통을 생각하면 정말 막막해집니다. 막막해한다고 해법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자 생각은 하루에도 몇번씩 가다듬지만, 역시 가장 두려운건 막가는 사금융 추심원들이네요..
저랑 아주 유사하군요 님 힘내시고요 열심히 뛰자구요 좋은날이 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