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농구대잔치 최종결승 3차전, 기아 대 현대의 경기에서 추출했습니다.
바야흐로 기아 왕조시대가 열리던 순간이었기도 하죠.
최우수선수상의 영예는 유재학에게로 갔지만,
허재, 한기범, 김유택, 누가 받았어도 무방한 시즌이었죠.
이 경기에서의 허재의 활약상 몇 개를 GIF로 만들어 봤습니다.
1. 허재의 탄력
먼저, 허재 특유의 탄력넘치는 플레이들입니다.
유재학으로부터 날아들어오는 앨리웁 패스를
현대 수비수 두 명 사이에서 나꿔채듯 잡아내어 소화하는 힘과 바디 밸런스...
점프력과 탄력도 좋았지만, 공중에서 몸이 부딪힐 때의 근력이 돋보이죠.
풋백 상황에서도 상대팀 빅맨들 사이로 계속 돌고래처럼 솟구치며 공격기회를 이어나가고,
리바운드를 잡은 후에도 뛰어난 풋워크와 기술로 어려운 풋백 골을 성공시킵니다.
아래 영상은 위의 영상을 슬로우 모션으로 재생시킨 것입니다.
20대 시절... 전형적인 좌충우돌 플레이로 상대팀을 압도하던 전형적인 허재의 플레이입니다.
90~100센티를 오가는 높은 점프력은 아니었으나 (전성기 때 80센티에 불과했다고 하죠),
찰스 바클리처럼, 데니스 로드맨처럼... 빠르게 계속 튀어오를 수 있는 특이한 순발력과,
김성욱같이 힘좋고 점프력 좋은 선수와 공중에서 부딛혀도 자기 플레이를 할 수 있었던 선수죠.
2. 허재학
허재와 유재학의 콤비 플레이...
초등학교, 중학교를 함께 했던 선후배 사이였자 라이벌로서,
한 팀에서 과연 호흡을 제대로 맞출 수 있을까 염려하는 목소리도 많았지만,
코트 위에선, 오히려 강동희보다도 허재를 더 잘 살려줬던 선수가 유재학입니다.
유재학이 이원우로부터 빼앗은 공을 뛰어난 개인기를 이용해 속공으로 연결시키는 허재,
그리고 김유택의 수비 리바운드와 유재학의 빠른 속공 패스를 골로 연결시키는 허재의 영상.
3. 80년대엔 좀체로 보기 힘들었던 패스들
사실, 7~80년대 한국농구에선 금기시됐었던 원핸드 바운스 패스죠.
저런 패스를 할 수 있는 면책권이 있었던 선수들는 손에 꼽았습니다.
제 기억엔, 김동광, 신동찬, 허재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수비가 좋은 이원우를 크로스 오버 드리블, 스핀 무브로 자유롭게 농락하며
김유택에게로 연결시켜준 수준높은 패스도 함께 넣어 움짤을 만들어 봤습니다.
첫댓글 최고입니다ㅎ
몸 자체가 단단한 돌덩이처럼 느껴지네요.
그러면서 누구보다도 빠르고 유연했죠.
감사드립니다 ㅜ
실력으로 안 되니까 결국에는 선배행세+주먹질이라는 부끄러운 대응을
허재도 허재지만 제 어린 기억에 가장 무서웠던 선수는 김유택이었습니다. 제 기억이 맞는거겠죠, 박사님?!
그럼요. 빅맨의 역할이 제한되었던 시절에, 궂은 일 다 도맡아하며 공격에서도 출중한 활약을 해준 위대한 선수였죠.
그간 알아왔던 탄력 넘치는 모습보다는 조금 덜 뛰는 느낌 이네요ㅎ
예전부터 항상 좋은 영상 보여주시고 너무 고마워요~~
근데 1번 2번은 너무 흔해보여요~ 제 생각입니다
저 당시엔 흔하지 않았어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포지션과 사이즈가 달랐지만, 몸싸움이나 높이에서 대등하게 맞붙는 모습이 흔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 시즌의 기아가 역대 최강이라고 생각합니다.
라인업(유재학-허재-김유택-한기범-강정수-정덕화)이 모두 20대 초중반으로 젊고 강했으며 부상자도 없었죠. 거기에 감독은 당대 최고의 지략가 방열.
그리고 우승이라는 뚜렷한 동기부여도 있었고.
유재학의 존재로 리딩 부담을 덜은 허재는 진짜 종횡무진 날아다녔던...
맞습니다. 나중에 강동희가 합류한 팀도 막강했지만, 저 개인적으론 저 스쿼드가 더 매력적이었습니다.
소중한 영상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