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자정요법을 알게 된 것은 2~3년 전의 일이다.
어혈을 치료하기 위해 20년 이상 연구를 하고 내 나름대로 공부를 했지만 자정요법에서 이야기하는 어혈을 간단히 뽑아버린다”는 사실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20년 이상 약국을 경영하면서 수많은 환자들을 만났고 그들의 아픔을 치료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도 했지만 병다운 병은 하나도 완치해 주지 못하는 내 자신이 너무나 안타까왔다. 그래서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은 “양약으로는 불가능하다 다른 대체요법을 찾아야 한다”
1차적으로 매진한 것이 한약이었다. 대학원에서 3년간 연구과정으로 한약을 다시 공부하고 어느 정도의 경지에 이르러 수많은 환자들을 치료했었다. 그렇지만 치료받았던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재발의 조짐을 보이면서 다시 찾아 왔을 땐 속으론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이게 아닌데........
어혈이 치료된 것으로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나타나는 것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한약으로 어혈을 완전히 풀 수 있을 것으로 굳게 믿고 환자들에게 자신 있게 말해 왔는데 점점 자신감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환자들에게 완치 되지 않는다고 말 할 수는 없었다. 환자 자신들이 몸 관리를 잘 못해서 다시 재발한 것이니 다시 한약으로 치료하면 나을 수 있겠다는 말로 위로하며 나의 양심을 속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약국을 그만두어야 할 형편이니까. 그때부터 난 다시 지적인 방황을 시작했다.
고혈압, 당뇨, 관절염...... 우리의 부모님들은 너무나 많은 아픔들을 짊어지고 계셨다. 달달이 받아가는 그 약에 목숨을 거는 모습이 너무나 안스럽고도 안타까왔다. 그 중에는 우리 누나도 형님도 같은 형편에 있었지만 약사 동생인 내가 어떻게 해 줄 수가 없었다.
자정요법을 처음 만난 이후 참 고민을 많이 했다. 어혈에 관한 설명은 흠잡을 데가 없는데 그 어혈을 뽑아 버려야 한다는 말에는 동의가 되지 않았다. 어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년 이상을 공부하고 연구했지만, 그리고 부항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도 않았고 또한 부항뜨는 사람들을 비웃곤 했기 때문에 어혈을 뽑아버린다는 생각을 받아들이기가 정말 어려웠다.
그래도 속아도 한번이고 큰 돈도 아닌데 정말 이곳에 내가 찾던 답이 있다면 나는 횡재하는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교재를 주문했다. 12경락에 365 혈자리를 어렵사리 공부하고 경락인형을 앞에 놓고 환자를 대했던 나로서는 너무 단순화 시킨 자정요법의 혈자리가 한편으론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론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솔직히 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한번 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끝까지 책이 가르치는 대로 한번 실천하기로 하고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사혈을 시작하게 되었다. 제1부항에서 60%이상의 어혈이 나왔다. 처음엔 참 신기하기도 하고 내 몸에 이런 쓰레기가 있었나 싶어 한편으론 참 기뻣다. 그렇지만 과연 이것이 어혈인지 아니면 생혈이 굳은 것인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이론상으론 생혈이 굳어서 얼마든지 어혈처럼 엉길수 있기 때문이다. 손으로 만져보고 이쑤시개로 헤쳐보고 여러모로 관찰해 보았다.
혈액은 과산화수소에 녹아 분해되어 버리므로 먼저 과산화수소를 어혈을 닦은 솜에 뿌려보았다. 붉은 생혈은 눈 녹듯이 사라져 버리고 어혈덩어리만 남았다. 이번에는 소주잔에 과산화수소를 붓고 어혈덩어리를 과산화수소에 담궈 보았다. 어혈덩어리가 좀 작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소주잔 속의 어혈덩어리는 풀어지지 아니하고 그대로 보존되었다. 분명 피가 굳은 혈병이 아니라 어혈덩어리였다. 생혈과 엄격히 구분되는 어혈이었다.
어혈덩어리를 소주잔에 담궈둔 채 위장혈과 소장혈에서 상당한 어혈을 뽑았다. 그때까지도 소주잔 속의 어혈을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렇다고 하여 어혈의 정의를 <과산화수소수에 분해되지 않는 피>라고 할 수는 없다. 자정요법 책에는 <모세혈관을 막고 흐르지 못하는 피>를 어혈로 정의하였다.)
어혈이 이렇게 간단히 뽑아질 수 있다는 사실에 정말 감탄했다. 그 다음날 아침 어제 저녁에도 육고기를 먹었기 때문에 아침까지 속이 불편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일어났는데 평소와는 달리 속이 너무도 편했다.
20년 이상 씨름하던 문제가 이렇게 쉽게 해결되다니.....
지금까지 내가 (약사로서) 가지고 있던 의학적 지식을 모두 버리기로 작정했다. 잘못된 이론의 틀 가운데 갇혀서 헤메던 내(약사) 모습이 참 우습기만 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자정요법에 확신을 가지고 친구들에게 전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몸의 문제들을 하나하나 짚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눈에 문제가 생겼다. 글을 쓰는데 초점이 맞지 않아 글자가 어른거리며 원근 조정을 해야 제대로 보이는 것으로 보아 노안이 시작되는 것 같았다. 평소 건망증도 심해지는 것 같고 해서 언제 한번 머리를 사혈해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눈에 문제가 생기고 보니 곧바로 머리사혈을 하기로 결심했다.
앞머리혈 좌우에 부항을 붙이고 공기압을 걸어 부항의 자국을 내는 동안 정말 신기한 일이 생겼다. 부항을 붙이고 있는 동안 두 눈에 얼마나 시원한 느낌이 드는지 정말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마치 박하사탕을 입에 물면 입안이 시원한 느낌이 들듯이 두 눈에 찬 공기가 스쳐지나가듯이 정말 시원한 느낌이 가시질 않았다.
제1부항부터 많은 어혈이 나왔다. 총 200cc 정도의 어혈을 뽑았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니 사혈한 자국만 남아 있었다. 출근하여 글을 쓰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었고 시력이 회복되어 있었다. 단 한 번에 노안을 치료한 것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일일이 다 말하려면 한이 없을 것 같아 한가지만 더 이야기 해야겠다. 큰누나가 3년 전에 신장암 오진을 받고 서울에서 재차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암은 아니라는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3개월 정도 얼마나 신경을 많이 썼는지 고혈압과 당뇨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가끔씩 급성 신우염으로 2~3일씩 병원에 입원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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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기쁜 것은 이제 무슨 병이든 근본 치료를 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이며 또한 이번 자격사 시험에 내가 지도했던 후배가 같이 응시하여 1급 자격사로 등극했다는 사실입니다. 앞으로 자정요법 보급에 더욱 힘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