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역시 골목 탐방기 방천시장 ① 대구광역시 동구 방촌동 1067번지 일원 / 053-984-5314
변화가 간절한 곳이 있습니다. 재래시장입니다. 발전과 속도전에 밀린, 머뭄과 여유의 공간, 그러나 살아가기 위한 변화,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한 변화, 그 중심에 서 있는 방천시장을 찾았습니다.
번듯한 빌딩 숲속에 한켠, 소박한 길이 있다. 대구 중구, 방천시장이다. 무엇인가 꿈틀대는 희망이 있으며, 모두가 잘 될것만 같은 기대감에 설레이는 곳이다. 문전성시(文傳成示), 한글로만 들으면 더 이상은 걱정 하지 않아도 될 전통시장이겠지만, 뜻으로 본다면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깊은 뜻이 담긴다. 이는 곧, 작금의 현실은 그만하지 못하다는 뜻으로 역설 될수도 있다. 다시 되짚어 본다면 시장이란, 민초들의 삶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긴 특별한 공간이자, 그곳을 찾는 이들의 꾸밈없는 삶과 대화를 만날수 있는 공간이 되겠다. 상인의 표정에서 시장의 활기를 느낄수 있으며, 소란스러운 소음에서 시장의 활기를 찾을 수 있다. 현대화의 무결에 밀린 우리네 전통재래시장, 전국의 재래시장들은 지금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형 마트들의 편리성가 청결함을 무기로 그와 반대되는 이미지의 시장을 연상케 하는 독한 그들만의 고도의 영업적 책략은 혀를 차고도 남음이다. 경쟁의 사회, 이것은 시장의 논리일수도 있으나 실제로는 거대 공룡과 개미들의 한판 싸움이다. 생사가 걸린 문제가 될수 도 있다. 그것을 타계해 나갈려는 전국 각지의 상인들과 시장들은 지금도 노력중인 현재 진행형이다.
왁자지껄 하지 않은 시장, 지금의 방천시장은 너무도 고요하고 한적한 시골마을의 장터를 연상케 하고 있다. 활기에 찬 상인들의 목소리는 없고, "컹~컹" 개 짖는 소리가 유독 크게 들리는 곳이다. 스러져 가는 기와지붕 위로는 같은 하늘을 가졌으나 욕심만큼의 하늘을 보고 있다. 그들이 욕심만큼 시장에서 보이는 하늘은 작을 수 밖에 없다. 세상의 변화이겠는가, 대구의 발전이겠는가, 정답이 없는 거듭된 발전은 옛 전통을 사라지게 한다. 그 속에는 눈에 보이는, 보이지 않는 유, 무형의 문화재들은 저 마다의 값어치를 등에 업고 생명력을 유지하지만, 정작 생명력을 유지하려는 ?은 외면 당하기 일쑤다. 방천시장도 예외일 수 없다. 도심 속에 자리한 시장, 어느 누군가에게는 방대한 땅을 차지하고 자리한 아까운 자리로 보일수 있겠다.
시장은, 물건을 팔기 이전에 사람을 만나는 공간이다. 물건을 골라 카트에 담고 계산대를 거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가며 사람을 먼저 만나고 인사를 나누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필요한 물건에 손을 대는 곳이다. 그만큼 부대끼며 살아가는 공간이며, 민초들의 마음이 녹아 내려 있는 공간인 것이다. 돈과 물건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 시장은 사람과의 대화가 있는 곳이며, 정이 있는 곳이며, 살아가는 이야기가 있는 곳이다.
무엇인가 쫏기듯한 표정으로 선 고층아파트의 앞, 그 앞으로는 시간이 멈춘듯, 적막감 속의 고요한 방천시장이 있다. 그리고 지금 방천 시장에는 기분 좋은 소음이 들리고 있다. 기타소리와 함께 울려 퍼지는 꿈을 꾸는 소리, '우드득~!' 봄날 기지개 넓게 펴는 사람들의 어깨죽지 시원하게 풀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예술가 집단의 방천시장의 변화시키기
문전성시(文傳成示)프로젝트, 문화를 통한 전통화 활성 시범사업이다. 상업적으로 침체된 시장에 문화의 숨결을 불어 넣어 시장을 문화의공간이자, 관광지로 활성화 하기 위하여 2008년 부터 2010년까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행하는 정책사업이다. '시장과 문화컨설팅'팀이 구성 되어 문전성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문화기획과 도시계획,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하여 공공예술을 가미한 문화 마케팅을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대구 방천시장의 '문전성시', "전통시장 본연의 정취와 소통의 공간으로서의 특징을 살리는 활성화 전략을 통해 고객과 주민들로 전통시장이 문전성시(門前成市)를 이루게 하는 새로운 전통시장 활성화사업"으로 2009년 11월 부터 시작된 프로젝트로 대구광역시 중구청 주최하고, 한국건축가협회 대구지부가 주관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과 대구시가 후원을 하고 있으며, 상인과 지역예술인이 참여 하여 '주민이 활성화 시키는 시장', 주민이 후원자가 되는 시장', '재래시장의 전통성을 살린 새로운 문화예술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통시장의 새로운 변화형식을 꾀하고, 문화예술 장터로의 거듭 태어나는 계기를 만들어 놓은 셈이다. 현재, 20여개 팀, 40여명의 예술가상인이 방천시장에 상주하며 이들과 호흡하고 있다.
작지 않은 변화를 하고 있는 방천시장, 도심속의 길을 가진 시장의 길로, 문전성시라는 정책사업을 시행하고는 있으나 아직 까지는 도심의 분주함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바쁘지 않은 걸음걸이 속에는 무표정의 출근길과 퇴근길의 모습과는 다른 표정을 가진다. 저 마다의 기대감이 있으며, 저 마다의 갈 길이 있다. 그리고 저 마다의 꿈이 있다. 말만 번드르르한 탁상공론, 정책을 정책이 아닌 시장인들을 위한 정책이었으면 한다. 보여주고 레포트를 작성하기 좋게 하기 위한 계획과 실행, 결과가 아닌, 실질적인 결과 상인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고, 활기찬 목소리 가득하여 제 발자국소리가 거슬리지 않을 정도면 좋겠다.
"외지 사람들은 좀 오는 것 같은데... 물건 사는 사람들은 없어.." 하시며 말끝을 흐리시는 한 노점 할머님의 말씀이시다. 아직까지 피부에 닿지 않은 듯 하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변화를 하고 있으며, 그 변화의 중심에 방천시장이 서 있음은 확실한 듯하다. 더 밝아진 시장길, 그 만큼 환해진 시장길은 분명 사람들을 시장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배고프면 먹어야 하고, 궁하면 얻어야 하는 것이 사람인지라 그만큼 시장의 활성화는 점점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참 좋은 꿈 '기대감', 꿈으로만 머물지 않는 현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길손이 아닌 누구라도 같은 마음이다. 분명한 것은, 황량한 먼지보다는 단내 풍기는 호떡 냄새가 좋고, 컹컹 개짓는 울림보다는 소란스러운 시장의 목소리가 좋다. 삐꺽~! 녹슬은 문 여는 소리보다는 열려 있어 마음껏 드나듬이 편하고, 문전성시를 이루어 빈손으로 들었다 나오는 것이 무안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좋겠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는 조금씩 현실로 이루어 지고 있다.
'방천시장 ②' 에서 이어집니다.
by 박수동 www.gilson.asia |
출처: 길손의 旅行自由 원문보기 글쓴이: 길손旅客
첫댓글 주변은 발전되고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이곳 시장은 아직도 옛날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군요
아무래도 주변과 조화가 않되면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하는생각도 해봅니다.
좀 나름대로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고요. 감사합니다.......
신구의 조화,
옛것과 현재의 조화로움이겠지요. 그것이 재래시장을 살리는 방안이기도 할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제 기억에 저시장 한곳에 김광석거리가 조성되어 있지 않았나요? 격이 가물 가물 ....
네, 맞습니다.
그래~서! 2편을 준비했습니다.^^
빌딩 숲속에 일그러진 기와집 ~~~~~~~~~~대구에 살면서 참 오랫동안 안가봤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