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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여자로태어나미친년으로진화하다
"만약 남편이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이라면 상하이에서는 어떻게 되나요?"
"보복합니다. 어쨌든 무사하지는 않을 거예요."
"아내가 보복하나요?"
"본인이 할 수 없다면 부모 형제가 대신 보복해.
예를 들어 만약 내가 남편한테 폭행을 당했고 내 힘으로는 대항할 수 없는 상태라면 큰 오빠가 캐나다에서 달려와 처리해줄 거예요."
"굳이 캐나다에서 와서요?"
"당연하죠. 그럴 때 도와주지 않으면 어떻게 가족이라고 하겠어요? 가족이 없다면 가까운 친구가 도와주죠. 그게 우정입니다. 아닌가요?"
"일본 여자는 불만스러워도 그냥 체념하고 마는 사람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잘못된 거예요. 일본인은 하고 싶은 말을 참아요. 그건 정말 좋지 않아요. 중국에서는 잠자코 있으면 계속 당하기만 해요. 왜 일본 여자는 그렇게 얌전히 있는 거죠? 나는 일본에 와서 무엇보다 그것에 제일 놀랐어요."
"무슨 일이든 여자보다 남자가 우선이라는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건 좋지 않아요. 좀더 자기주장을 해야 해요."
"....상하이 여자는 어떻게 그리 강한 거죠?"
"그건 몇 번이나 받은 질문이에요. 나도 이리저리 생각해봤어요. 하지만 대답할 수가 없어요. 본인의 핏속에 뭐가 흐르는지 어떻게 알겠어요?"
아케미의 거침없는 대답에 나오미는 그렇구나, 하고 납득했다. 정말 그랬다. 자신의 성격을 제일 잘 아는 건 주변 사람들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친한 친구가 남편으로부터 폭력 피해를 받아 고민하고 있다는 말을 해다.
이때는 아케미가 험상궂은 표정을 지으며 "죽여버리세요." 하고 내뱉었다.
"그런 남자는 살 가치가 없어요. 죽여도 아무 불만 없을 겁니다."
오쿠나 히데오, [나오미와 가나코], 예담(2015), 114p-116p
아케미bbbbbbbbbbbbbbbbbb 전래 멋있어 ㅋㅋㅋㅋㅋ
비밀독서단과 쩌리에서 영업당한 후 나중에 읽어야지 하다가
알라딘에서 마리몬드 양우산 굿즈를 본 뒤에 책을 옵션으로 받기로 결정하고
장바구니에 넣어둔 옵션에서 이 책을 추가해써...희희
중학교 때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읽고난 뒤에 일본 소설은 손도 안 댔는데
무려 몇 년만의 일본소설인지 ㅋㅋㅋㅋ
역시 일본 소설 답게 엄청 후루룩 읽혔어. 얘들은 문장에 무슨 마법을 뿌리는거지 ㅋㅋㅋㅋ
후루룩 읽으면서도 중간중간에 눈에 들어온 문장들이 있었는데
중고로 팔려고 밑줄 안 그으면서 읽어서 좀 아쉬웠어 ㅎㅎㅎ
오늘 아침에 읽기 시작해서 세시에 다 읽었으니까 6시간 만에 읽었어. 중간중간에 쉬어가면서 읽었는데도 6시간 밖에 안 걸렸어.
역자의 말 포함 492페이지 분량의 소설이고
이상하게 역자와 내 생각이 다른 경우가 많아서 (특히 역자가 남자일 때)
원래는 역자의 말 안 읽는데 역자의 말까지 읽었어. 역시나 내 생각과는 달랐음.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맨 뒤에 작가가 자기도 어떻게 결말을 내려야 할지 고민했다는데 뭔가 귀여웠음. ㅋㅋㅋㅋㅋ
소설은 동양판 델마와 루이스라고 생각하면 편할거같아.
초반부 읽는데
일본인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중국인은 거짓말을 잘한다.
식의 문장이 반복되서 속으로 미친 거 아녀? 이러면서 읽었는데
다 읽고 난 뒤에는 "일본인은 정직하다"는 이미지를 뒤틀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왜냐면 일본인들이 중국인 상대로 구라쳐서 속이니까
내가 발췌한 부분을 보면 일본인은 거짓말은 안하지만 하고 싶은 말을 참고, 겉과 속이 다름. 의 뉘앙스가 있거든.
게다가 오히려 중국인들끼리의 결속력이 강조되는 부분들이나
아케미 여사bb 때문에 인종주의적이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
가나코와 나오미는 십년을 넘게 사귀어 온 친구야.
나오미는 먼저 결혼을 하게 되고 어느날 나오미가 남편에게 맞고 산다는 것을 알게 돼.
그리고 가나코는 자신의 친구가 불행에 빠져 있는 걸 매우 가슴 아파하고
어린 시절 자신이 겪은 폭력을 떠올려.
가나코의 애비 역시 폭력남편이었고 이 기억은 가나코에게 강한 기억으로 남아있어.
가나코의 애비는 가나코가 중학교 때 폭력을 멈추었지만
최근에 다시 폭력이 시작됐다는 걸 알게 돼.
그리고 역시 폭력은 치료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나오미에게 네 남편을 죽이자고 말해.
가나코는 나오미에게도 엄마에게도 이혼할 것을 권유해.
하지만 두 여성 다 이혼을 거부해.
그런데 여기서 두 여성은 다른 이유로 이혼을 거부하는데
나는 이 지점이 참 좋았어.
두 가지 이유 모두 동의가 되었는데
가나코 엄마가 이혼하지 못하는 이유는 나를 참 슬프게 했어.
누군가는 이 이유를 답답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사회생활을 하고 취직 준비를 해 본 사람이라면 이 이유에 모두가 공감할 거라고 나는 믿어.
이 지점에서 작가가 일본(과 우리나라도ㅗ)의 성차별적인 문제와 폭력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계속 읽어갈 수 있었어.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남자 작가들이 다루는 여성이야기에 대해서 색안경을 끼고 보는 편이야.
왜냐면 그들이 여성을 제대로 다루는 경우를 많이 보지 못했거든. 특히 한국^^
이 정도만 알고 있어도 신뢰를 줄 수 있거든. 그런데 한국 남자 작가가 쓴 소설을 읽으면서 이 정도의 신뢰도 받지 못했음.
내가 모든 소설을 읽은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읽은 소설에선 그랬어. 비단 소설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까지^^
한중일 중에 한국남자가 제일 빻았다
역자는 가나코가 나오미를 왜 그렇게까지 도우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나는 가나코의 입장이 무척이나 이해가 되었어.
나는 가나코가 단순히 나오미만을 위해서 나오미에게 남편을 죽이자고 말한 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가나코는 나오미 남편을 죽일 계획을 세우면서 어떤 카타르시스를 느끼는데 이건 가정폭력을 겪으면서 엄마가 맞을 때
자신은 윗층으로 도망갈 수밖에 없었던 어린 시절을 청산하는 것처럼 느껴졌어. 이 부분은 지극히 내 감상인데
작가가 이렇게 서술하지 않은 것도 난 좋았어 ㅋㅋㅋㅋ 이렇게까지 쓰면 여자가 여자를 돕겠다는 너무 많은 이유가 붙잖아.
게다가 나는 오히려 가나코가 가정폭력의 희생자라는 부분이 없어도 가나코가 나오미가 돕는 걸 납득했을거야.
물론 그러려면 가나코 성격을 재설정해야겠지만.
가나코는 여성이고,
여성이라면 폭력에 대한 공포, 강간에 대한 공포를 모두 알고,
게다가 폭력을 겪고 있는 상대가 나와 가장 친한 친구라면.
나는 사연없는 여성이 정의로운 걸 좋아해. 물론 사연있는 여성도 좋아함. 그런데 사연있는 여성은 많지만
사연없이 성정이 정의로운 여성캐릭터는 드물잖아. 왜냐면 남자들은 그런 역을 여성에게 주지 않으니까.
그런데 사연없이 모성애 넘치는 여성캐릭터는 또 잘 줌^^
그리고 소시민이었던 남성이 어떤 사연을 거치면서 영웅이 되는 이야기는 흔한데
또 소시민이었던 여성이 어떤 사연을 거치면서 영웅이 되는 롤은 안 주는 것도 존빡^^ 사연을 줄거면 다 주던가^^
소시민적 영웅여성캐릭터가 너무 많아 지겨운 날이 왔으면...
아무튼
올해 개봉한 원더우먼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도 원더우먼이 정의로운 거에 사연이 없어서였고,
비밀의 숲에서도 한여진의 정의로움에 사연이 없어서 좋았어. 초반에 한여진도 범죄피해자의 가족인 거 아니냐는 말 나왔었는데 그러지 않아서 좋았어.
책 이야기로 다시 돌아오면 나오미를 돕는 건 가나코만이 아니야.
아케미여사가 소소한 도움을 주는데
나는 아케미여사가 별로 친하지도 않은 나오미와 가나코를 도우려고 한다는 점이 무척 좋았고
나오미를 궁지로 몰아넣는 사람도 여자라는 점도 무척 좋았어.
혹시 이 부분을 여적여로 본다면
본인이 여적여 안경을 끼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해. 이제까지 자신이 만났던 썅년들을 떠올려보자.
그러니까 등장하는 개성있는 인물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이 흥미롭게 읽었고
무척 설득력이 있었어. 굿이에요b
나는 델마와 루이스 재개봉했을 때 극장에서 봤는데
결말이 너무 유명해서 결말을 알고 봐서 중반부가 지나고나서부터는 델마랑 루이스가 웃을 때마다 오열할 수밖에 없었어.
내가 그녀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게 없었거든.
그리고 배우들이 찰떡같이 연기도 개잘하는 배우들이라 몰입이 아주 잘되었다고 한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런데 나오미와 가나코는 결말을 몰라서 중간에 읽다가 뒤부터 읽고 돌아올 뻔 했다 ㅠㅠㅠㅠ
아니 너무 이 여자들이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 너무 허술해서 진짜 개초조했어
솔직히 말하면 가나코 계획 읽을 때 오 좋은 방법이야!! 이러면서 읽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크흐후후ㅐㅠㅜㅜㅜㅜ 나도 빠가사리였구나~~~~~ 이제야 잘 알겠따~~~ 난 범죄를 저지르면 안되는구나~~~~
책값은 13500원인데
하드커버에 책 분량도 두꺼우니까 딱히 비싸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영화비 생각하면 책이 더 싸다고 생각하고 특히
요새 한국영화 남자알탕영화 지긋지긋하지 않아...?
게다가 알라딘에서 굿즈도 주자나.... 굿즈 사려고 책 옵션으로 선택할 때 골라주면 돼....
나는 다들 결말을 모르고 봤으면 좋겠어.
결말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한다면 스포가 되니까
스포로 말한다면
약스포지만 누군가에겐 강스포일수도 있으므로
매너 엔터
매너엔터
꺄륵
꺄륵
꺄륵
꺄륵
나는 결말이 무척 마음에 들었고
약간 작가적 욕심을 내려놓았다는 생각이 들었어.
역자가 이 지점을 지적했는데 걍 지적하고 싶어서 지적했다는 생각밖에 안듬.
역자의 말 써야겠는데 쓸 말은 없으니까 걍 주저린거지ㅗ
문제시 수정
첫댓글 우와 꼭 읽어보고싶당!!
잘 읽었어!! 요새 책머볼지 고민중이었는뎅 재밌겠다ㅎㅎ
헐 오쿠다 히데오ㅠ오랜만이다 나중에 꼭 볼게 여샤!!
오쿠다히데오 ㅋㅋㅋ 책 재밌어
와 진짜 오랜만에 읽고싶은책이다..소개해줘서 고마워 여샤!!
ㅠㅠ재밌어보이는데 인터넷에서 안파나봐 따흑.... 네이버에 검색했는데 안나와
장바구니에 담았당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존잼인이거
추천글 완전 흥미롭게썼당ㅋㅋㅋ 읽어봐야겠다!! 고마워!!
최근에읽었는디 존잼이야 ㅠㅠㅠㅠㅠㅠ두께엄청 두꺼운데 흡입력짱이야 ㅋㅋㅋ여시말대로 문장에 뭐뿌리능거마냥ㅋㅋㅋㅋㅋㅋ 간만에 여자둘이 냄져해치우는 책읽어서 넘좋아씀 ㅎㅎ
첨부터 끝까지 공감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 너무 좋았어
헐 보고싶다ㅠㅠㅠㅠ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