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해당화가 가득한 섬마을 ‘승봉도’
뱃길따라 1시간20분 진분홍꽃 물결 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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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화가 무리 지어 피어난 부채바위.꽃과 바다 사이에서 승봉도를 찾은 일가족이
산책을 즐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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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화가 곱게 피어나는 섬, 승봉도. 찾는 사람이 드문 해변은 검은머리 물떼새와 도요새 차지이다. 대부도의 방아머리 선착장에서 뱃길로
1시간20분 거리. 그리 길지 않은 바닷길 유람 끝에 만나는 승봉도는
이일레 해수욕장이라는 넓디 넓은 해변과 남대문바위, 부채바위 등의
절경들을 보유, 주말 여행객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전달한다.
<포인트1>해당화 감상
지금 승봉도(인천광역시 옹진군 자월면 승봉리) 해안 곳곳에는 해당화가 만발, 매일매일 갈매기들의 박수갈채를 받고 있다. 섬 북쪽의 부채바위 해안에서부터 동쪽 끝의 부두치 해안에 이르기까지 진분홍색
해당화는 무리지어 피어나 승봉도가 얼마나 아름다운 섬인지를 색채로 증명하고 있다. 가수 이미자씨의 ‘섬마을 선생님’이라는 노래로
하여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인 해당화. 그러나 몸에 좋다는 엉뚱한 말이 한 번 퍼지고 나서 해당화는 거의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해안 지방 여행 중에 좀처럼 만나보기 힘들었던 꽃이었으나 2003년 승봉도 바닷가에서는 지천으로 피어나 여행객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준다.
꽃의 지름이 평균 5cm를 넘는 해당화는 바닷가 모래땅에서 잘 자라며
오뉴월에 꽃이 핀다. 꽃잎은 분홍색, 진분홍색, 검붉은색 등 빛깔이 다양하고 때론 흰색도 있다. 다섯 장의 꽃잎 가운데에는 노란 꽃술이 튀어나와 벌과 나비를 꼬드긴다. 장미과 식물답게 줄기에는 가시가 무성하다. 향기가 좋아서 화장품 원료로도 쓰였다고 한다.
승봉도 해당화를 보려면 먼저 선착장에서 이일레 해수욕장 입구를 지나 섬의 동쪽 끝에 위치한 ‘부두치’라는 해변까지 가본다. 시멘트포장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비포장 숲길을 조금 더 달려 오른쪽으로
열린 길을 따라가면 부두치이다. 특별히 안내판 같은 것은 세워져 있지 않다. 모내기가 이뤄진 논과 해변의 경계를 이루는 길다란 둔덕에
해당화가 줄지어 피어있다. 그 사이사이로 갯완두, 모래지치 같은 꽃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부두치 북쪽의 삼형제바위 해변가도 해당화 밀집지대. 고운 연둣빛
잎사귀 틈바구니에서 살짝 고개를 내민 분홍빛 해당화, 황금색은 아니어도 누런 빛을 띤 모래해변, 다양한 형상의 해변기암 그리고 조약돌마저 보이는 파란 바닷물과 인천으로 향하는 외항선들. 승봉도가
아니고서는 만나보기 어려운 평화의 메시지들이다. 섬 북쪽 해변 중앙 부근의 부채바위 해변 역시 해당화가 집단으로 자라는 언덕이 논밭과의 경계를 대신해준다. 그 바닷가에서 주말여행에 나선 가족들은
동요 한 곡을 부른다. 장수철 선생이 노랫말을 쓰고 이계석 선생이 곡을 붙인 ‘바닷가에서’라는 동요이다. ‘해당화가 곱게 핀 바닷가에서/나 혼자 걷노라면 수평선 멀리/갈매기 한두 쌍이 가물거리네….’
<포인트2>섬 일주 트레킹
승봉도는
해안선 길이가 총
10km 가량
된다. 작은
섬이긴 하되 도로사정이 좋아서 차량을
가져가도
좋고 그냥 몸만 떠나도 괜찮다. 섬의 남쪽 해안에는 모래밭이 북쪽 해안에는 자갈밭이 발달했다. 승봉도의 인지도 1위 명소는 선착장에서
1.2km 남짓 떨어진 거리의 이일레 해수욕장. 진흙 개펄이 아니라서 바닷물은 깨끗하고 썰물 때면 넓디 넓은 백사장이 드러나 여름철 피서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곳이다. 길이가 1.3km를 넘는 해변의 서편은
갯바위지대로 주민들이 바지락을 캐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일레에서 나와 섬의 북쪽 해변으로 향하려면 시간을 넉넉히 잡도록
한다. 숲길과 비포장길, 시멘트포장길 등이 번갈아 나타난다. 한 쌍의
꿩 부부도 만나고 부두치 해변 입구를 지나면 삼형제바위 해변에 닿는다. 바다를 바라본 자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촛대바위, 왼쪽으로
가면 남대문바위이다. 이곳은 자갈밭 해변이라고는 해도 굵은 모래가
해변을 뒤덮고 있어 한적한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장소들이다.
촛대바위는 동해 추암 해변의 그것처럼 촛대 비슷하기도 하고 사람의
손가락 같기도 한 모습이다. 삼형제바위에서 촛대바위에 이르는 해안은 무인지대이고 촛대바위 뒤로는 깎아지른 해안절벽 지대라서 발걸음을 되돌려야만 한다. 남대문바위는 물이 빠져나간 간조 때에만 접근할 수 있는데 거대한 암석 한가운데에 구멍이 뻥 뚫려있어 울릉도의 공암을 연상케 한다. 주민들은 이 바위 주변에서 낙지도 잡고 소라도 줍는다. 남대문바위의 왼쪽으로는 부채바위가 있다. 부채바위나
남대문바위부터 찾아가려면 마을 한가운데의 농협슈퍼마켓 앞에서
왼쪽 길로 접어든 다음 언덕을 넘어가야만 가깝다.
<승봉도=글·사진 조선일보 유연태 여행작가
kotour21@hanmail.net>
●여행수첩(지역번호 032)
■문의처=옹진군청 관광자원개발사업소 880-2591∼2
■가는길=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에서 대부해운(886-7813∼4)의 카페리를 탄다. 차를 싣고 갈 수 있다. 배삯은 어른 8000원, 어린이 4000원, 승용차 도선료 3만6000원.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까지 가려면 영동고속도로 월곶나들목-시화방조제 코스 또는 서해안고속도로 비봉나들목-남양동-대부도 코스. 인천 연안부두에서는 원광해운(884-3391)의 승봉도행 배를 탄다.
■숙박=동양콘도(832-1818)는 객실을 150실 갖추었다. 바다쪽 객실에서는 대형 창문 너머로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슈퍼마켓, 당구장 등의
부대시설을 보유. 이밖에 이일레해수욕장 입구에는 바다풍경민박(831-0305), 마을 안에는 황영민씨 민박(831-8844) 등.
■맛집=승봉도 선착장에서 마을로 가다 처음 만나는 선창휴게소(831-3983). 놀래미회가 요즘의 대표적인 먹거리. 1kg에 5만원선. 매운탕 국물도 입에 쩍쩍 달라붙는다.
첫댓글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