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은 어떻게 강국이 되었나?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블루를 겪으면서 가장 우울했던 것 중의 하나가 우리나라는 왜 백신 개발을 못하느냐 였다.
최초로 코로나를 퍼뜨린 중국도, 수 만 명이 목숨을 잃은 미국도 자국에서 개발한 백신을 보급함으로써 조기에 펜데믹 상황을 졸업할 준비를 하고 있는 즈음에, 우리는 집단방역을 공표하기에는 너무 세월이 길다.
역시 수십만의 희생자를 낸 유럽도 이제 그 겨울에서 벗어나려한다.
몸에 목걸이, 반지, 시계는 물론이요 모자조차 걸치기 싫어하는 나로서는, 직업상 할 수 없이 하루 종일 마스크를 써야하는 상황이 너무 너무 싫다. 집에 가서 마스크를 벗어도 한동안은 입 밖에 뭔가 걸쳐져 있는 환각에 젖기도 한다.
백신은 그 개발과 성공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엄청난 비용이 소요된다. 우리가 잘 아는 천연두 백신의 성공은 백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인류가 개발한 항 바이러스 백신 중에 천연두, 소아마비, B형 간염, 그리고 DPT, 수두등 몇 몇은 가장 성공한 예방 백신에 속한다. 에이즈도 무서운 병이기는 하나, 그 치료제가 개발되어서 백신 연구는 거의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지금 화이자, 모더나등 미국 백신이나 유럽의 아스트라 제네카 백신, 신코백으로 대표되는 중국 백신이나 스푸트니크라는 이름을 가진 러시아 백신 까지 모두 선진 ‘강국’에서 개발되었지만, 펜데믹 상황에서 급조된 것이므로 그 효능 효과나 안전성에서 충분히 검증된 것은 아니다. 그만큼 상황이 급박했기에 용서가 된다.
그러면 우리는 그런 걸 왜 못 만들고 위에 열거한 나라들은 만들 수 있었을까?
나는 학자가 아니다. 그래서 그걸 전공한 사람에 비해서는 깊이 있는 글을 쓰지 못한다.
나는 다만 내가 읽은 책이나 주위에서 경험한 것들로 이 글을 채울 수 밖에 없음을 양해바란다.
40여 년 전부터 강릉에서 알아온 친구의 아들이 있고, 내 조카 즉 형님의 아들이 있다. 둘 다 서울대를 나왔고 조카가 한 학번이 빠르다.
친구 아들은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원자폭탄을 만든 유명한 기업 아르곤 연구소에서 근무를 하였고, 조카는 서울대에서 석사를 마치고, 장학금을 받아서 미국 하바드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전공은 각각 기계공학과 생화학.
둘의 공통점은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바로 룰루랄라 하며 귀국했냐 하면 그게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에 이 글의 요점이 있다. 소위 애프터라고 해서 그 사람이 학위를 받은 내용에 대해서 친구 아들은 아르곤에서 강의를 하고 연구를 했고, 조카는 5년 동안 미국 MIT등 유명 대학에서 강의를 해야 했다. 그 바람에 친구 아들은 9년 만에, 조카는 11년만에야 귀국하게 되었다. 지금 하나는 한양대에서, 조카는 서울대에서 교수로 있다.
즉 미국은 남이 어렵게 취득한 학위 내용을 반드시 그와 같은 분야에서 연구하는 후학들에게 전수해주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래서 그 내용은 후학들에게 전수가 되고, 후학은 그 기반위에 더 새로운 것을 연구해내야 하는 것이다. 마치 인공지능(AI)처럼 경험과 기술, 지식에 지식이 끝모르게 축적되어 가는 것이다. 장인의 기술은 당대에서 끊어질 수도 있지만 AI의 축적은 한이 없는 것이다. 이제는 AI와 바둑을 두겠다고, 그걸 이겨보겠다고 도전하는 기사는 없다. 이렇게 미국의 강점은, 화학, 물리, 우주항공, 군사등 모든 분야에서 축적된 기술이 바탕이 되어 그 힘들 발휘한다. 스칼라십을 줘가면서 천하의 인재를 모아 교육을 시키는 것은 미국을 더 부강하게 하고자하는 그들의 욕심의 소산이다. 그 축적된 기술과 자본이 신속한 백신의 탄생을 낳았다. 반대로 우리는 축적된 기술이 없다.
연구소마다 ‘새로 처음부터’시작해야하는 게 현실이다.
내가 아는 제넥신이나 에스티팜도 연구의 싹은 틔웠으나, 2상을 거쳐 3상으로 옮겨갈 시설도 비용도 없었다. 3상에만 최소 3천억이 든다하니 소기업이 감당할 바가 못된다.
미국이 화이자에 4조를 선뜻 지원한 것과는 너무 초라하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한미약품의 시설을 이용하고, 인도네시아 제약회사를 통해서 3상을 하기로 컨소시엄을 채결했단다.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빠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 순수국산 제품이 나올지도 모른다.
2차 대전이 끝나고 중국이 가장 두려워한 것은 원자폭탄이었다!
원폭 두 방으로 일본을 깨갱하게 만드는 장면을 보고 모택동은 전율을 느꼈다. 허우대만 컸지 실속은 전혀 없는 신생 중국이 살아남는 길은 오직 하루 빨리 원자탄을 만드는 길이라 생각했다. 그리하여 국적도 없이-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화교들은 모두 대만국적이다.- 미국에 머물러있던 원자력 전문가를 최고의 대우를 약속하고 자국으로 모셔왔다. 공항에는 모택동이 직접 마중을 나갔고, 핵과 원자탄에 대한 전권을 그에게 주었다. 공산당 최고 간부대우를 해준 것은 물론이다. 60년대에 중국은 원폭실험을 성공리에 마치고 핵보유국이 되었다.
이러한 중국의 전통은 오늘날에도 이어져서 타국에서 떠도는 실력자와 자본가는 특별히 우대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대기업 종사자를 우대하면서 기술을 빼내가고 있다.
미국에 머물고있는 자국의 학자가 귀국하면 우대하는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
교육은 또 어떤가? 중국의 고등학교 교육은 하루 13시간씩 받는다. 아침부터 밤까지. 그리고 각 성(省)마다 학교의 서열을 매겨 경쟁을 부추긴다. 각성에서 뽑은 최고의 인재들로 칭와대와 베이징대를 채운다. 이제 우주과학은 미국에 비견되어 며칠 전에는 미국에 바로 뒤따라 화성에 탐사선을 착륙시키는데 성공하였다. 최초로 달의 뒤편에 착륙을 성공했는가 하면 독자적인 우주 정거장도 만들었다. 군사력도 미소를 추월하는데 필사적이다.
전기차, 통신, 인공지능, 전자화폐 등에서는 세계최강이다.
반도체 굴기도 최강을 목전에 두고 있다.
기술이 축적되어있기 때문이다.
학교교육과 성적에 인생을 건다. 좋은 대학을 나와야 공산당원이 될 수 있고, 그래야 신분 상승을 할 수 있다.
대학 예비고사장 밖에는 며칠 째 숙식을 하며 응원하는 학부모들로 들끓는다.
이것이 오늘날 중국을 강국으로 만들었다.
우리의 고등학생은 학교에서 잔다. 해도 지기 전에 학교는 파한다. 자고 나서 학원에 간다. 학교는 그냥 ‘때우러’가고 자러 가고, 공부는 학원에서 해결해준다.
체벌이 금지된 교사들은 교육을 포기한다. 교사도 열받을 줄 아는 사람이다. 포기한다. 열 내다가 다치느니.
민족사관교등 특수학교도 교육차별이라며 다 없앤단다. 과학고등 고급인재양성 기관은 폐지를 목표로 매진하고 있다.
밥에 작은 돌이 몇 개만 들어가도 사람들은 밥이라 하지 않고 ‘돌밥’이라 한다. 전국 모든 고등학교를 돌밥으로 만들고 ‘평준화’라 부른다.
머리를 짧게 깎고 교복을 단정히 입은 일본학생들을 한번 봐라. 그들은 인권이니 뭐니 투덜대지 않는다. 손에는 핸드폰과 주스컵 대신 책이 들려있다.
즉각 모든 학교를 서열화하고 대학 진학이 어렵거나 필요없는 경우에는 기술교육을 위주로하고 마이스터의 길을 가게하라.
대학은 그 숫자를 대폭으로 줄여서, 그렇고 그런 먹구대학이나 교수의 밥벌이용 직장으로 만들지 말고 특성화 대학으로 분화해야한다.
미국과 중국이 강국이 된 한 면을 살펴보았다.
이건 모두 내 주위에서 일어난 일이고 목격담이다.
그래서 내 의견이 된 것이다.
남은 저만치 가는데 우린 오직 ‘부동산’밖에 보이지 않는다.
매번 이런 글을 쓰면서도 맥이 빠지는 것도 사실이다.
나의 이런 이야기는 마치 소리 나지 않는 북을 치는 것과도 같다.
그래도 만에 하나, 내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것을 자녀의 훈육에 이용하든가, 아니면 교육이나 정책입안자의 눈에 띄기라도 한다면, 내 글은 썩지 않고 싹을 틔워 후세에 전하는 밀알이 되리라는 작은 희망도 가져본다.
나무 대자대비(大慈大悲) 사카무니불!!!
辛丑年 부처님 오신 날
豊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