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17:19-21 아테네의 철학자들은 바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자 바울을 아레오바고 언덕으로 데려가서 바울이 전하는 것을 듣고자 했는데 아테네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말하고 듣는데 시간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전 말씀에서 바울은 아테네에 가득한 우상들을 보고 분노했지만 자제하고 회당에서 유대인과 이방인들과 토론하고 광장에서는 그리스 철학자들과 토론을 통해 예수와 부활을 전했지만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이어지는 말씀은 아테네의 철학자들이 바울을 시 의회가 모이던 장소인 아레오바고 언덕으로 데려가서 조사를 하는 내용이다.
19절은 그들이 바울을 붙들어 아레오바고 법정으로 데리고 갔다. 붙들었다는 말은 신약성서에서 18번 나오는데 그 중 누가가 14번 사용한 말이다. 사도행전에서는 대부분 체포했다는 뜻으로 쓰였다. 18:17절에서도 회당장 소스데네를 체포해서 재판석에 세웠다는 뜻으로 쓰였다. 그러나 이 말이 바울을 체포했다는 뜻이라고 분명히 말하기는 어렵다. 단순히 손으로 붙잡았다는 뜻으로도 쓰였기 때문이다.
붙들었다는 의미를 해석하는데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어떤 이들은 다른 장소로 옮기자는 초대로 본다. 이는 16:19-20 같은 체포가 아니라 9:27절에서 바나바가 새로 믿게된 사울을 사도들에게 데리고 간 것과 같은 의미라며 좀 더 들어보자고 요청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초청이 아니라 명령이라며 공적인 모임은 맞지만 법으로 재판하는 자리는 아니라고 말한다.
아레오바고 법정은 형사재판을 하는 공식적인 법정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자유스럽게 토론을 하기 위해 모인 비공식 적인 자리도 아니었다. 도시의 질서를 위해 새로운 가르침이나 종교나 철학 같은 것을 전하는 자가 있다면 데려다가 조사하는 시 의회 같은 것이었다. 시장에서 토론하다가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자 아레오바고 모임 장소에 데려다가 조사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의견을 듣기 위한 초대라기 보다는 공적인 조사로 보는 것이 옳다.
아레오바고라는 말은 아테네의 시 의회 모임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했고 또한 아테네의 시장 곁에 있던 높은 언덕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했다. 개역개정은 언덕 꼭대기의 넓찍한 장소로 보고 그리로 데려갔다고 번역한 것이다. 하지만 새번역은 지방의회 모임을 뜻하는 말로 해석하여 아레오바고 법정이라고 번역한 것이다. 만약 아레오바고가 언덕 이름이 아니고 의회 이름이라면 언덕 중간 쯤에 있던 Stoa Basileios에서 모였다. 22절에 보면 아레오바고 법정 가운데서 라는 말은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서 라는 뜻이기 때문에 이는 언덕 위가 아니라 아레오바고 의원들이 둘러 앉은 그 모임에 이끌려 간 것이다.
20절은 왜냐하면 이라고 시작한다. 왜 그곳으로 바울을 끌고 왔는가 하면 이라는 뜻이다. 그것은 바울이 생소한 것을 아테네의 철학자들에게 들려 주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레오바고 의회는 스토아 철학자들과 에피쿠로스 철학자들과 같은 지식인들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울과 시장에서 토론을 하던 지식인들은 의회 구성원이었던 것이다. 이들은 바울이 말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21절은 바울이 전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것의 배경을 전해주는 것이다. 당시 아테네의 모든 사람들과 거기에 살고 있는 외국 사람들은 무엇이든지 새로운 것을 말하고 듣는 일로만 세월을 보내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당시 그리스 문명의 중심지이고 모든 학문과 철학의 중심지였던 아테네의 분위기를 그대로 전해주는 것이다. 귀를 막고 듣지 않으며 바울을 죽이려 하던 유대인들과는 달리 아테네 사람들은 새로운 지식으로 생각하고 호기심을 갖은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들으려는 것은 지적인 호기심에서 출발한 것이지 하나님 말씀을 받아들이려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