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없을 사람들” 양이원영도 노인비하 논란
김은경 발언 이어 논란 확산
與 “어르신 폄훼도 2차 가해 하나”
野 혁신위는 “사과할 일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같은 당 양이원영 의원(사진)이 1일 김 위원장을 옹호하는 과정에서 “지금 투표하는 많은 이들은 그 미래에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고 가세해 논란을 키웠다. 혁신위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고 일축해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양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날 김 위원장이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똑같이 표결을 해야 하냐”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맞는 얘기”라며 “지금 어떤 정치인에게 투표하느냐가 미래를 결정한다. 하지만 지금 투표하는 많은 이들은 그 미래에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고 썼다. 이후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는 표현이 논란이 되자 양이 의원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게시글을 한 차례 수정해 해당 문장을 삭제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하다 하다 ‘어르신 폄훼’에도 2차 가해를 이어가나”라고 비판했다. 황규환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눈앞의 표를 위해 어르신을 폄훼하는 양이 의원과 민주당이야말로 반대로 ‘미래 세대’를 언급할 자격이 없는 ‘정치꾼’에 불과하다”며 “민주당의 고질적인 세대 갈라치기 습관과 ‘어르신 폄훼 DNA’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황당한 발언”이라고 맹폭했다. 박대출 정책위원회 의장도 페이스북에 “더불어망언당이냐”며 “(민주당의) 노인 폄하 릴레이는 끝도 없다. 경로 문화가 민주당으로 가니 ‘순삭’된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양이 의원은 이날 오후 추가로 글을 올려 “오해를 불러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나이 많은 이들의 정치 참여를 무시하거나 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는데 잘못 표현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혁신위가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사과를 공식 거부하면서 당내 비판도 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의 설화(舌禍)가 잇따르면서 민주당 내에서도 ‘혁신위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는 상황이다.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무지한 건지 인식이 잘못된 건지 너무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혁신위 인천 간담회에서 발언의 진의를 묻는 70대 참석자의 질문에 “앞뒤 자르고 맥락의 연결을 이상하게 하니까 노인 폄하같이 말씀하시는데 제가 곧 예순”이라며 “저도 노인 반열에 들어가는데 무슨 노인을 폄하하겠는가”라고 해명했다.
정성택 기자, 조권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