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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 미상의 고전소설 ‘옥루몽(玉樓夢)’
●줄거리 천상의 문창성(양창곡)이 여러 선녀(항주의 명기 강남홍, 강주의 명기 벽성선, 윤각로의 딸 윤소저, 황각로의 딸 황소저, 축융와의 공주인 일지련 등)와 술을 마시며 희롱하다가 인간계로 적강(謫降)하게 된다. 양씨 집안에 태어난 문창성, 즉 양창곡은 타고난 영특함과 탁월한 성품 등으로 어린 나이에 과거에 합격하고, 그 과정에서 기녀 강남홍을 만나 인연을 맺는다. 그러나 창곡은 장원 급제한 후, 황각로의 청혼을 거절하여 간신배의 참소로 유배되고, 유배지에서 벽성선을 만난다. 유배에서 풀려나 황소저와 결혼한 창곡은 남만이 침공하자 대원수로 출정하고, 강남홍은 적국의 지휘관을 출전하여 대치하다가 도망하여 명군의 부원수가 된다. 적국 공주 일지련은 강남홍과 접전하다가 생포되어 양원수를 따른다. 황부인이 벽성선을 투기하여 암살할 음모를 꾸미나 실패하고, 벽성선은 암자에 숨어 살다가 창곡을 만난다. 황부인은 개과천선하고, 양창곡은 여러 부인과 영화를 누리다가 천상계로 돌아간다.
●핵심정리 ▶갈래 : 장편소설, 한문소설, 영웅소설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주제 : 양창곡의 영웅적 일생 ▶특징 : ①대화와 독백의 적절한 배합 ② 인물의 미묘한 심리 변화를 사실적으로 묘사 ③서술자적 논평으로 장면에 대한 이해를 도움
●구성 천상계(현실) : 문창성과 다섯 선녀가 술을 마시며 희롱함 지상계(꿈) : 양창곡의 영웅적 활약상과 다섯 부인과의 인연 천상계 (현실) : 문창성과 다섯 선녀로 돌아감
●이해와 감상 19세기에 남영로(南永魯)가 지은 고전소설. 국문 필사본 ․ 한문 필사본 ․ 국문 활자본 ․ 한문현토 활자본이 있다. 국문필사본으로는 국립중앙도서관에 완질본(5권 5책)과 낙질본(전 18책 중 9책)이 있고, 서울대학교 도서관(14책)과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장서각 도서(15책)에 각각 1본이 있다.
단국대학교 율곡기념도서관 나손문고본(구 김동욱 소장본)으로는 낙질본 6본이 있는데 그 중 1본은 겉표제가 ‘ 六奇錄(육기록) ’ 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장효현(張孝鉉)이 낙질본 2본(8책, 5책)을 소장하고 있고, 연세대학교 도서관 도서에 낙질본 1본(전 16책 중 14책)이 있다.
국문활자본으로는 신문관(新文館, 1910 ․ 1926) ․ 보급서관(普及書館) ․ 회동서관( 霙 東書館, 1913 ~ 1916년 사이, 1917 ․ 1924) ․ 박문서관(博文書館, 1926) ․ 영창서관(永昌書館, 1929 이전) ․ 성문당(盛文堂) ․ 홍문서관(弘文書館)에서 각각 발행한 것이 있다. 한문현토활자본은 회동서관(1915) ․ 덕흥서림(德興書林, 1908 ․ 1919 ․ 1920 ․ 1939) ․ 보급서관 ․ 금광서림 ․ 박문서관 ․ 적문서관(積文書館, 1924) ․ 영창서관(1936) ․ 세창서관(1962)에서 각각 발행하였다.
〈 옥련몽 〉 국문필사본은 이화여자대학교 도서관(전 26권 13책 중 2책본, 28권 28책 완질본)과 서강대학교 도서관(20권 20책) ․ 성암고서박물관(誠菴古書博物館, 26권 9책본, 낙질본 1책) ․ 국립중앙도서관(12권 12책본, 10권 10책본) ․ 단국대학교 율곡기념도서관 나손문고(구 김동욱 소장, 낙질 14책본, 1책본)에 소장되어 있는 것이 있다. 이외에 개인 소장본으로는 장효현(낙질본 7책) ․ 성현경(28권 28책) ․ 이종관(낙질본 5책) ․ 남영희(미완성본 8책)가 각각 소장하고 있는 것이 전한다.
국문활자본 〈 옥련몽 〉 은 박학서원(1923) ․ 경성서적조합(1916) ․ 신구서림(1922)에서 발행한 〈 강남홍전 江南紅傳 〉 과 회동서관(1926) ․ 신구서림(1922)에서 발행한 〈 벽성선 碧城僊 〉 이 있다. 〈 강남홍전 〉 과 〈 벽성선 〉 은 국문활자본 〈 옥루몽 〉 에서 각각 강남홍, 벽성선과 관련되는 부분만 뽑아 개작한 것이다. 〈 옥련몽 〉 은 옥루몽의 선행본인데 중반부분이 옥루몽과 상당히 다른 것으로 보아 개작 과정에서 다른 작품으로 변모된 것으로 보여진다.
작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천상계에서 옥황상제가 백옥루를 다시 고쳐 짓고 선관들을 초대하여 낙성연을 베풀었다. 이 연회에서 문창성(文昌星)이 취중에 읊은 시 가운데 지상계를 그리워하는 면모가 엿보이자, 옥황상제는 지긋이 웃음을 띠운다.
문창성이 선녀들인 제방옥녀(帝傍玉女) ․ 천요성(天妖星) ․ 홍란성(紅鸞星) ․ 제천선녀(諸天仙女) ․ 도화성(桃花星)과 마하지(摩訶池)에 핀 연꽃을 꺾어 술을 마시며 희롱한다. 이에 옥황상제의 밑에 있는 신불(神佛)은 자신의 법력으로 이들을 인간계로 내려보낸다. 그리하여 문창성은 양창곡(楊昌曲)으로, 제방옥녀는 윤소저로, 천요성은 황소저로, 홍란성은 강남홍으로, 제천선녀는 벽성선으로, 도화성은 일지련으로 각각 태어나게 한다.
한편, 지상계에서는 중국 남쪽의 옥련봉 밑에서 사는 양현(楊賢)이라는 처사가 마흔이 넘도록 자식을 두지 못하고 있다가, 관음보살의 석상 앞에 가서 기원한 뒤 창곡이라는 기남자(奇男子:재주나 슬기가 뛰어난 사내)를 얻는다.
양창곡이 과거에 응시차 상경하던 길에 적극적이고 활달한 성격에 남성적 기질을 지닌 기녀 강남홍을 만나 인연을 맺었는데, 강남홍(홍랑)은 양창곡에게 항주자사(杭州刺史)의 딸 윤소저를 그의 배필로 추천한다. 윤소저는 말수가 적고 인자하며 순종의 미덕을 지닌 전통적인 사대부집 여인상이다. 홍랑이 창곡을 황성으로 보낸 뒤 항주의 부중으로 들어가서 윤소저의 시녀가 되기를 자원하니, 둘의 우정은 깊어만 간다.
이 무렵, 소주자사(蘇州刺史) 황공이 홍랑의 미모를 탐하여 연회를 베풀고 홍랑을 겁탈하려 하자, 홍랑은 강물에 투신자살한다. 그러나 윤소저가 이 일을 미리 짐작하고 잠수를 잘하는 손삼랑이라는 여인을 잠복시켜 비밀리에 홍랑을 구출한다. 윤소저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홍랑은 어선을 타고 표류하다가 남쪽 탈탈국(脫脫國)에 도착하여 절에 가서 몸을 의탁한다.
한편, 창곡은 황성에서 편지를 받아보고 홍랑이 자살한 줄 알고 못내 슬퍼한다. 창곡이 장원급제하여 한림학사가 되니, 황각로와 노상서가 각각 자기의 딸과 혼인시키기 위하여 구혼한다. 그러나 창곡이 이를 거절하고 윤상서의 딸 윤소저와 혼인하자 창곡은 황각로의 딸과 혼인하라는 천자의 명령을 어긴 죄로 하옥된다.
그 뒤 창곡은 다시 노상서의 모함으로 강주로 유배된다. 양한림 창곡은 이곳에서 본부 기생으로 음률에 능하며 우아한 여인 벽성선을 만나 가연을 맺는다. 이후 다섯달 만에 유배생활에서 풀려나 예부시랑이라는 벼슬을 제수받고는 천자의 명령에 따라 황각로의 딸과 다시 혼인한다.
이 때 남만(南蠻)이 중국을 침공하여 창곡은 대원수로 출정하고, 홍랑은 적국의 지휘관으로 출전함으로써 서로 대치한다. 그러나 홍랑은 상대편 장수가 명나라의 양창곡임을 알고 명진(明陣)으로 도망하여 창곡과 상봉하고, 명군의 부원수가 된다. 한편, 적국인 축융국(祝融國)의 공주 일지련은 홍원수와 접전하다가 생포되어 명진으로 오게 된다. 명나라 진영에서 양원수를 본 일지련은 연모의 정이 생겨, 만진(蠻陣)으로 돌아가 부왕을 움직여 명나라에 항복하게 한다.일지련은 근면, 검소하고 총명한 여인으로 강남홍과 벽성선의 장점을 나누어 가진, 이들의 중간적 인물이다.
이 때 양부(楊府)에서는 황부인이 선랑(仙娘)을 투기한 나머지 벽성선을 암살할 음모를 꾸미나 곧 실패한다. 선랑은 시골의 한 암자로 가서 숨어 살지만, 다시 모함을 받아 온갖 고초를 겪는다. 양창곡이 개선하고 입성을 하니 천자는 양원수를 연왕(燕王)에 봉하고, 홍원수를 만성후(蠻城侯)에 봉한다. 또한, 천자가 황부인의 죄상을 밝혀 처벌하고 유배시키자 황부인은 곧 개과천선한다. 이렇게 해서, 연왕 양창곡은 두 부인인 윤부인 ․ 황부인과, 세 첩 강남홍 ․ 벽성선 ․ 일지련과 함께 온갖 영화를 누리다가 마침내 천상계로 돌아가 다시 선관이 된다.
이 작품은 64회의 회장체(回章體)로 된 소설로서, 〈 구운몽 〉 분량의 3배나 되는 대장편이다. 조선 후기에 가장 많은 인기를 모은 소설 가운데 하나로서, 구성이 치밀하고 규모가 방대하며 표현력이 빼어날 뿐 아니라 여성들의 성격이 아주 개성 있게 창조되어 있어서, 고전소설 가운데 백미(白眉)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영웅적 주인공 양창곡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군담이 곁들여지고 있는 이른바 영웅소설 ․ 군담소설에 해당한다. 그러나 강남홍에 초점을 맞추어본다면, 여걸소설 혹은 여장군소설에도 속한다.
〈 구운몽 〉 을 환골탈태한 작품으로 볼 수 있는 〈 옥루몽 〉 은 그 구조나 주제 ․ 사상 등에 있어서는 〈 구운몽 〉 과 사뭇 다르다. 〈 옥루몽 〉 은 유교사상을 골격으로 하고 불교 및 도교사상을 대승적 견지에서 수용하여, 현실과 인생을 긍정적 시각에서 다루고 있다.
왕도정치를 펴면서, 과거시험의 부정을 척결하고 간신들의 악행을 막아 선정치민(善政治民)하는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현실개혁의 의지와 방법을 담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질서가 붕괴되고 새로운 가치관이 형성되는 19세기 중엽에 저작된 이 작품은 현실적인 공리주의에 입각한 인간의 이상과 염원을 구현하고 있다.
≪ 참고문헌 ≫ 玉樓夢硏究(車溶柱, 螢雪出版社, 1981), 藏書閣古小說解題(韓國精神文化硏究院, 1999), 玉蓮夢硏究(成賢慶, 국문학연구 9, 서울대학교, 1968), 夢字小說硏究 ․ 謫降小說硏究(成賢慶, 韓國小說의 構造와 實相, 嶺南大學校出版部, 1981), 玉樓夢의 文獻學的硏究(張孝鉉, 高麗大學校 碩士學位論文, 1981), 옥루몽의 대중성과 진지성(김종철, 한국학보 61, 일지사, 1990), 옥루몽연구(심치열, 성신여자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93).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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