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랑 한 장 남아 벼름빡('벽'의 경상도 버전)에 걸린 달력을 보며, 애써 지나간 화양연화(華樣蓮花)의 시절을 돌아본들 뭔 소용이랴. 영혼이여, 주저 없는 기쁜 발걸음으로 두려움을 떨쳐내고, 영광으로 감싸인 얼굴로 저 끝없는 심연으로 우릴 이끌어 주시길...영광이 하늘에서 떨어진다? 독실한 신자이신 원임 동문회장 K군이 혹여 이 글 보면 버럭 화를 낼 터이지만, 예서 말하는 영광이란 하늘의 거룩하신 영광이 아니라 우리들 각자의 아름답고 화려했던 화양연화(華樣蓮花)의 시절을 이름이라...
또 한 해를 보내며 커밍스(E. E. Cummongs)의 시「영광은 하늘에서 떨어지고(the glory is fallen out of)」를 감상해 본다. 이 시는 이울어가는 가을을 보며 우리들이 피할 수 없는 그 무엇을 생각하지만, 두려움보다는 기꺼이 그를 맞을 것이란 마음을 애둘러 표현하고 있는 듯한데...
시의 번역본은 블로그 차일피일(https://blog.naver.com/yoonphy)에서 가져 왔는데, 영시가 흔히 그렇듯 연(聯)과 연(聯)의 구분이 대단히 모호하여 번역본 읽는 데도 머리에 엄청 김이 솟아 오르는 느낌이 드는구만, 나만 그런가?
the glory is fallen out of
- E. E. Cummings
the glory is fallen out of
the sky the last immortal
leaf
is
영광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마지막 불멸의
잎은
dead and the gold
year
a formal spasm
in the
죽었으며
황금의
한 해는
먼지 속에
격식을 갖추고
dust
this is the passing of all shining things
therefore we also
blandly
경련을 일으키네
이것은 모든 빛나는 것들의 지나감이네
따라서 우리 또한
담담하게
into receptive
earth,O let
us
descend
우리를 수용하는
대지 속으로, 오,
우리는
내려가리라
take
shimmering wind
these fragile splendors from
us crumple them hide
일렁거리며 빛나는 바람이여
이 부서지기 쉬운 찬란한 것들을
우리에게서 가져가
일그러뜨리고
them in thy breath drive
them in nothingness
for we
would sleep
네 숨결 속에 숨기고
텅 빈 공허함 속으로 몰고 가라
우리는
잠잘 것이므로
this is the passing of all shining things
no lingering no backward-
wondering be unto
us O
이것은 모든 빛나는 것들의 지나감이네
우리에게
어떤 머뭇거림도 돌아감에 대한
미련도 없는, 오,
soul,but straight
glad feet fearruining
and glorygirded
faces
영혼이여, 주저 없는
기쁜 발걸음과 두려움을 떨쳐내고
영광에 휩싸인
얼굴로
lead us
into the
serious
steep
우리를
이끄네
엄중하고
가파른
darkness
어둠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