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의 시작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 애니메이션을 쫓는 데서 출발했으며, 영화사 전속의 애니메이션 프로덕션이라는 형태만 제외되었을 뿐, 작품들이 미국에서 계속 수입되었기 때문에, 교육용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만 그 명맥을 이어갔다. 일본에 처음으로 공개된 디즈니 장편 애니메이션 "백설공주"는 태평양 전쟁이 끝난 후, 폐허가 되어 버린 마을에서 눈부신 컬러로 나타난 디즈니 만화는 문화적 충격이었으며, 그 이후 디즈니에 사로잡혔던 아이들이 성장하여 애니메이션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1956년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기업 수준의 대규모 애니메이션 제작에 뛰어든 토에이동화는 스스로 "동양의 디즈니"를 목표로 하여, 설립한 후 2년 만에 일본 최초의 장편인"백사전"을 완성시켰고, 그것을 시작으로 매년 일본과 동양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l~2편의 장편 애니메이션을 정기적으로 제작 공개했다. 또한, 디즈니의 작품에 영향을 받은 데즈카 오사무도 61년에 무시프로덕션을 설립하였고, 1963년 "철완 아톰"을 만들어 방영하였고, 토에이도 "늑대소년 겐" "소년닌자 바람의 후지마루"(64년), "우주패트톨 홋파"(65년) 등 TV용 작품을 제작, 본격적으로 TV애니메이션 시대로 접어든다. 출발은 늦었지만 짧은 시간에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일본 애니메이션은 60년대에 다수의 작품이 미국에 방영되면서 재패니메이션을 알리게 되었고, 제작 기술에는 뒤떨어지지만 강한 스토리 전개와 치밀한 묘사, 리미티드 기법에 의한 독특한 화면효과 등으로 세계소년, 소녀의 마음에 자리 잡고 있다. TV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애니메이션 문법을 구축해 나가는 일본은 세계시장을 석권해 가고 있다. 동시에 일본 최대의 대중문화 수출상품이 되고 있고 영상 수출상품의 60%를 점유하는 등 만화 및 만화관련 분야 에서는 일본이 최강대국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현지의 경쟁 작품이 더 많은 미국에서도 일본 애니메이션를 예찬하는 팬들이 거듭 늘어나고 있다. 미국 TV 방송사들도 일본 애니메이션 대한 새로운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일본이 비록 애니메이션 산업의 침체기를 맞이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들은 외국 시장을 개척할 막대한 자료를 충분히 축적해두고 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은 60 - 70년대에 만화를 원작으로 한 순정, 역사, 성인, 액션, SF 등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발전해 온다. 그러나 기술적인 면이나 내용적인 면에서는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방영하는 제작구조 때문에 질적인 면에서는 떨어지게 되었다.
1)1950 년대 - 재패니메이션의 여명
전쟁의 폐허 속에 이전까지 금지되어 왔던 미국의 만화영화가 1950년부터 연속적으로 개봉되면서, 이에 자극을 받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역사는 1956년 메이저 영화사인 도에이(東映)가 자회사로 애니메이션 전문업체인 도에이 동화를 설립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도에이 동화는 광고용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여 자금공급을 충당하여 1958년 일본 최초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인 "백사전"을 공개하였는데, "백사전"의 대성공은 이후 도에이 동화를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천황으로 군림하게 한 밑거름이 되었다.
2)1960 년대 - TV 애니메이션 시대의 개막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백사전"의 성공은 60년대로 이어져 연이은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제작, 공개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1958년에는 일본 만화의 아버지 "데츠카 오사무"가 도에이 동화의 장편 애니메이션 "서유기"의 원안구성과 연출을 위해 "오사무 프로덕션"을 설립하여, 저패니메이션 전성시대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데츠카 오사무"의 "오사무 프로덕션"은 1968년 일본 최초의 TV 애니메이션인 "철완 아톰"을 제작하여, 후지TV 계열로 방영하였는데, 평균 시청율 25%라는 경이적인 시청을 올리며 TV 애니메이션 제작 붐의 도화선을 제공하였다. "철완 아톰"은 기존의 풀모션 애니메이션이 가지고 있던 엄청난 제작비와 제작시간이라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리미티드(limited) 기법을 고안, TV 시리즈물을 만들더라도 광고를 낼 스폰서만 잡으면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오사무 프로덕션은 "철완 아톰"의 후속작으로 일본 최초의 칼라 TV용 애니메이션 "정글 대제"를 제작, 방영하여 60년대 TV 애니메이션 붐을 주도하기도 하였다.
①철완아톰
제작 : 데츠카 프로덕션
방영/공개 : 1963. 1. 1 ~ 1966. 12. 31
평소 TV 애니메이션 제작에 관심을 기울이던 데츠카 오사무가 무시 프로덕션을 설립하고 만든 일본 최초의 TV용 애니메이션으로 처음으로 리미티드 기법의 도입이 이루어진 작품이다.
②철인 28호
제작 : JCT
방영/공개 : 1963. 10. 20 ~ 1965. 5. 27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동명 만화를 애니메이션화한 것으로 거대 로봇 애니메이션의 원조격인 작품이다. 최초 방영 이후 2번이나 리메이크 되었으데, 로봇의 크기가 리메이크 될 수 록 커진다.(처음에는 인간보다 조금 더 큰 크기였다.)
③정글대제
제작 : 데츠카 프로덕션
방영/공개 : 1965. 10. 6 ~ 1967. 9. 28
일본 최초의 칼라판 TV 애니메이션으로 데츠카 프로덕션의 수출전략을 기본으로 제작된 만화영화로서, 몇 년전 제작된 디즈니의 "라이온킹"의 원작으로도 유명한 작품이다.
④마법사 새리
제작 : 히카루 프로덕션
방영/공개 : 1966. 12. 5 ~ 1968. 12. 30
우리나라에서도 방영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던 작품으로, 마법소녀물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낸 작품이다.
⑤사이보그 009
제작 : 도에이 동화
방영/공개 : 1968. 4. / NET
이시노모리 쇼타로의 인기만화를 애니메이션화한 작품으로 극장용으로는 세번,TV시리즈로는 두 번 제작될 정도의 인기 애니매이션으로 사이보그물과 전대물의 원형격이다. 극장판이 먼저 개봉되고 TV판이 제작되어었다.
⑥요괴인간 벰
제작 : 다이이치 동화
방영/공개 : 1968. 10. 7 ~ 1969. 3. 31
지금은 없어진 우리나라의 동양방송이 일본의 다이이치 동화와 공동제작한 후 양국에서 거의 동시에 방영된 작품으로 인간이 되기 위해 긴 여정을 펼치는 벰, 베라, 베로 세 요괴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3)1970 년대 - 아니메의 르네상스
가장 일본적이면서도 무국적성을 가지는 재패니메이션의 대표적인 장르인 SF 거대로봇 애니메이션의 시작은 1972년 방영된 "마징가 Z"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나가이 고" 원작의 "마징가 Z"는 기존의 "철완 아톰", "에이트 맨" 이나 "철인 28호(최초의 철인 28호는 지금의 모습과는 체형이나 외형에서 이후의 철인 28호와는 많은 차이가 난다.)" 등에서 볼 수 있었던 인간과 닮은 사이보그의 모습이 아니라, 거대한 외형의 강철전투머신으로, 방영 시작부터 엄청난 인기를 모았다.
이러한 거대로봇 애니메이션의 인기는 이후 후속편으로 제작된 "그레이트 마징가", "겟타 로봇", "UFO 로봇 그랜다이져(나가이 고 원작이 아니다.)"로 이어져 70년대의 새로운 애니메이션 장르를 만들어 갔다. 한편 거대로봇물 외에도 70년대에는 재패니메이션 최고의 전성기라고 해도 될 만큼 많은 인기작품들이 제작되었는데, 마츠모토 레이지 원작의 "우주전함 야마토"는 1974년 TV 방영당시에는 별다른 인기를 모으지 못하였다. 하지만 TV판을 재편집한 극장판의 개봉시에는 20, 30대의 성인 관객들이 밤을 새워가며 줄을 설만큼 하나의 사회적 붐을 형성하기도 하였다.
이는 애니메이션의 마케팅 대상을 기존의 아동, 청소년층에서 20대 이후의 관객들로 전환시켜, 성인용 애니메이션 성장의 계기가 되었다. 마츠모토 레이지 원작의 또 다른 작품 "은하철도 999"는 TV판의 인기뿐만 아니라 1979년 극장판의 경우 흥행수입 16억엔으로 그해 극장흥행순위 1위를 기록하였으며, 주제곡을 수록한 OST는 아직까지 역대 앨범판매 순위에서 2위를 기록하고 있을만큼 압도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리고 1979년 새로운 스타일의 로봇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이 나고야TV의 전파를 방영되기 시작한 것도 1970년대였다.
4)1980 년대 - 재패니메이션의 새로운 물결 OVA
OVA란 TV로도, 극장에서도 볼 수 없는 비디오 매체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일컫는 말로, 1980년대 재패니메이션의 새로운 물결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유통경로가 다른 만큼 특정대상을 직접 공격할 수 있고,
소위 오타쿠라고 하는 매니아집단이 존재하는 만큼 상업적인 성공에 크게 의존하지도 않아 작품의 수준과 작품의 내용에 보다 자유로운 주체성을 가질 수 있는 OVA는 재패니메이션의 흥망을 좌우할 키워드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최초의 OVA는 1984년 제작된 "달로스(DALLOS)"로 비록 흥행에는 실패하였지만 이후 OVA의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였으며, 미국 시장에도 진출하여 본격적인 재패니메이션 수출의 계기가 되었다.
"달로스"이후 전세계적으로 본격 보급되기 시작한 재패니메이션은 "아키라", "드래곤 볼" 등의 세계적인 성공으로, 하나의 범세계적인 문화장르로서 공감대를 형성하여, 재팬 애니메이션이 아닌 재패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문화조류를 만들며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였다.
한편 1980년대에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주축이된 "지브리 스튜디오"가 발족, 지브리만의 독자적인 하이퀄러티 작품을 지속적으로 발표하여 80년대를 대표하는 재패니메이션 스튜디오로 군림하였으며, 이러한 끊임없는 노력은 마침내 1997년 "모노노케 히메"라는 공전절후의 대작 제작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5)1990 년대 - 세계 속의 재패니메이션
90년대 재패니메이션의 최대 화두는 당연히 "신세기 에반게리온"과 "모노노케 히메"로 이야기가 모아지게 된다.
아동용 오락물에서 시작된 재패니메이션이 "우주전함 야마토"이후 다소 멀어진 성인계층의 시선을 다시 집중시키고, 월트 디즈니의 배급망을 타고 세계 시장에서 당당히 메이저급으로 성장하게 된 재패니메이션.
시장 규모만이 아니라, 작품 수준에서도 많은 시도와 발전이 이루어진 1990년대에는 재패니메이션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시기이자, 더욱 더 큰 성장으로의 과도적인 시기였다.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도입한 CG의 본격적인 이용이 이루어졌고, 실사와의 경계가 모호해질 만큼 사실적인 화면 처리 기술의 발전을 이루었으며, "카우보이 비밥" 처럼 아예 애니메이션 자체를 영화화하는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졌다.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여 과거의 "재패니메이션"의 영광을 뛰어넘어 "월드니메이션"을 꿈꾸는 재팬 애니메션의 앞날에 자못 귀추가 주목된다.
①꼬마 마루코짱
제작 : 사쿠라 프로덕션
방영/공개 : 1990. 1. 7 ~ 1992. 9. 27 / 후지TV
만화가 사쿠라 모모코가 초등학교 시설을 회상해서 그린 자전적인 만화를 애니메이션화한 작품으로, 애니메이션화하면서 사회적인 붐을 조성하기도 했다. 엔딩테마 "춤추는 폰포코"도 대히트를 기록했다.
②이상한 바다의 나디아
제작 : 가이낙스
방영/공개 : 1990년 4월 / NHK
가이낙스가 처음으로 제작한 TV 애니메이션 작품. 고전적 SF의 대표자인 쥴 베른의 「해저 2만마일」을 원작으로 삼은 해양 모험극이다.
③미소녀전사 세일러문
제작 : 도에이 에이전시
방영/공개 : 1990년 4월 / TV 아사히
다케우치 나오코의 원작을 바탕으로 90년대 마법소녀물의 복합 장르화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 이 작품은 마법을 사용하는 다섯 명의 미소녀전사가 등장하여 전투하는 패턴을 마법소녀물에 처음으로 도입함으로써 전대물의 전통을 이식한 획기적 발상을 보였다. 1997년 2월 막을 내릴 때까지 장장 6년에 걸쳐 이어진 시리즈물로 마법소녀물 사상 최고의 흥행작이기도 하다.
④신세기 에반겔리온
제작 : 가이낙스
방영/공개 : 1995. 10. 4 ~ 1996. 3. 27 / TV 도쿄
90년대 최고의 재패니메이션 에반게리온의 과잉열기는 애니메이션이라는 틀을 벗어나 사회적인 사건으로까지 대두되었으며, 이 한편으로 가이낙스는 90년대 최고의 스튜디오로 확고부동한 위치를 마련하였다.
⑤공각기동대
제작 : 코단샤, 반다이 비쥬얼
방영/공개 : 1995년 11월 18일
"독특한 세계관을 지닌 시로우 마사무네의 원작만화를 오시이 마모루가 영상화한 작품으로, 오시이 마모루를 오타쿠 팬들의 교주로 만든 작품이다. 스토리, 액션, 영상 등 모든 면에서 호평을 받았다.
⑥기동전함 나데시코
제작 : 지벡, 나데시코 제작위원회
방영/공개 : 1996. 10. 1 ~ 1997. 3. 25 / TV 도쿄
인기만화가 아사미야 기아가 캐릭터 원안을 맡고 사토 타츠오가 감독을 맡았던 이 작품은 방영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으며, 방송 종영후에도 극장판으로 개봉되어 인기를 모았다. 사랑과 로봇액션 등 인기적인 요소를 절묘하게 도입시킴으로써 성공을 이끌어 낸 작품이다.
⑦포켓몬스터
제작 : 닌텐도
방영/공개 : 1997년 4월 1일 / TV 도쿄
90년대의 새로운 애니메이션 제작 방식을 보여준 작품으로, 기존의 만화가 아닌 인기 가정용 게임 소프트에 원작을 두고 있다. 극장용으로도 제작되어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였으며 전세계적인 포켓몬 열풍을 가져왔다.
⑧카우보이 비밥
제작 : 선라이즈
방영/공개 : 1998. 4. 3 ~ 1998. 6. 26
90년대 들어 하향일변도를 걷고 있던 선라이즈의 인기를 부활시키는데 크게 공헌한 성인대상의 애니메이션으로, 현재 영화화도 추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