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경봉, 고루포기산 산행기
0. 일 시 : 2006. 1. 8 (날씨 : 흐림)
0. 위 치 : 강원도 평창군, 강릉시 왕산면
0. 산악회 명 : 산마루산악회
08 : 25 : 시민회관 출발
10 : 25 : 횡 계 I . C
10 : 35 : 산행 시작
11 : 05 : 능경봉 정상(30분)
11 : 55 : 샘터 하산로
12 : 40 : 대관령 전망대
12 : 50 - 13 : 40분 : 중 식
14 : 00 : 고루포기산 정상(소요시간 : 3시간25분)
15 : 00 : 오목골 하산(4시간25분)
16 : 10 : 이천으로
18 : 30 : 이천도착
0. 산행코스 : 대관령 ☞ 고속도로준공기념비 ☞ 능경봉(1,123m)
☞ 대관령전망대 ☞ 고루포기산(1,238m) ☞ 오목골 하산
(글 머리에)
한해가 시작되는 1월 정기산행을 지난해와 다름없이 하는데 금년에는
또다른 나름대로의 계획이 정해져 있다. 그것은 떠오른는 태양처럼
빛나는 것도 아니요, 대단한 명예욕도 아니다.
다만 한해가 가고 계절의 변화가 오는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산과
더불어 살고자 함이요. 또한 대나무가 한해 한해 매듭을 지으며 자신의
향기를 잃지 않고 살아 가듯이 나 자신도 미흡하나마 “나만의 작은 향기”
를 간직하고 싶어서 오늘도 산에 올라가서 겨울의 나목을 보고 능선에서
의 찬바람을 맞으며 그 산이 지니고 있는 멋을 만끽하고 싶고, 산을 포옹
하며 스스로 산을 닮아가면서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알면서 살아가고
싶어서이다.
( 능경봉으로 )
우리 일행은 평소보다 조금 늦게 출발하여 대관령을 향했다.
대관령은 평소 바람이 심하고 눈이 많이 오는 곳으로 정평이 나있는
것이다. 하지만 금년에는 어이된 일인지 야속하게도 호남지방에만
눈을 퍼 부었고 강원도 일대에는 거의 안 내려서 설경을 보기 어렵지만
그래도 겨울산행으로는 제격인 것이다.
그래서 반대편 선자령으로 가려고 했지만 겨울산행에 눈이 안 올것에
대비해서 능경봉으로 일찌감치 정한 것이다.
차안에서는 산마루산악회 한해를 이끌어갈 회장님 및 임원인사를 하고
간단히 산행안내를 하였다. 영동고속도로 횡계 I.C로 나와서 구 고속도로
를 따라 대관령 방향으로 접어 들었다. 들어가는 입구 도로변 좌측에는
구 고속도로를 시작할 무렵 심어놓은 듯한 굵은 자작나무가 군상을
이루며 길게 우뚝 속아있다.
자작나무하면 생각이 나는 것이 있다.
세계 1차대전을 소재로 다루었던 러시아의 대표적인 문학 중 하나인
“닥터지바고(보리스 파스테르나크)를 영화해서 공산주의의 몰락하는
시대적 배경과 전장속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아픔을 다루었던
명작이다.
(개인적으로는 유럽문학은 정적이면서 섬세한 면을 느끼지만
러시아 문학은 동적이면서 필체에 강한 힘을 느낀다)
영화속에 닥터 지바고가(주인공) 공산주의를 지향하는 공산당원에게
붙잡혀서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전장속으로 끌려가는 것을 본 자작나무
가 겨울 눈속에서 서러운 모습으로 혹한 추위속에서 지켜 보아야만 했다.
자작나무의 서러운 모습이 아직도 나의 뇌리에 남아 차갑게 다가오고
있다.
영동고속도로 구 주차장엔 최근에 설치한 풍력발전소 2대가 서있고
길 건너편에는 크레인을 동원해서 아직도 1대를 더 설치하느라 분주하다.
영동고속도로 개통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준공기념비(1975년)로 가는
108계단 옆을 따라 올라가면 우측 초입에 능경봉 산행안내 게시판이
나온다. 등산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산불감시초소가 나오고 그 옆에
제왕산과 능경봉 방향을 알리는 표지판이 나온다.
안내 표지판(우측)대로 가면 고지대에서 많이 자라는 갈참나무가
숲을 이룬다. 눈이 없어서인지 정감이 덜하고 삭막한 겨울산이다.
완만한 경사를 따라 올라가면 헬기장 이 나온다. 잠시 강릉 시내 및
바다를 주마간편식으로 바라보며 다시 능경봉 정상으로 향한다.
조금 가파른 사면을 따라 올라가니 어느새 능경봉 정상이다.
약 30분만에 올라 왔으니 조금은 빠른 편이다.
전망이 좋아서 여러 사람들 사이에 사진을 찍고 동해 바다를 바라본다.
확트인 지역이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서 멀리 희미한 모습이라 약간
아쉽다. 능경봉은 강릉쪽에서 능경봉 정수리를 올려다보면 그 모양새가
어마어마하게 큰 왕릉처럼 생겼다하여 능정봉이라 했다.
(고루포기산으로)
정상에서 두갈래 길이 나온다. 성급한 마음으로 우측으로 방향을 잡았
지만 아닌것 같아서 좌측을 확인해보니 더욱 아니다.
죄송함을 겨울 바람에 날려 보내고 제법 순탄한 돌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지나가는 등산객이 지금도 쌓고 있는 “행운의 돌탑”이 우측에 나온다.
나도 추억을 만들려 잠시 쉬면서 돌을 던지고 싶지만 선두 대장의 입장
에서 가던길을 멈추고 돌을 하나씩 쌓고 가자고 하기가 어렵다.
여러 사람들의 생각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후미와 보조를 맞추느라 천천히 산행을 한다. 돌탑을 지나니 비교적
순탄 한데 등산길에는 건조해서 발밑에 먼지가 자욱하다.
앞 사람이 먼지를 내지 말고 가야한다.
이제 앞에는 고루포기산 정상이보인다.
길 좌측에는 새로 뚤린 영동고속도로 터널이 보이고 우측에는 도토리
나무를 베어내고 자작나무를 빼곡하게 새로 심었는데 아직 작아서 실감
나지 않는다. 먼 훗날 산행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추억을 심어주기를
바란다. 제1쉼터에 도착 하였을때 회장님께서 연락이 왔다.
중식을 적당한 장소에서 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중식을 하면
지금부터 오늘 산행에서 땀을 제대로 흘려야 하는 시발점인데 중식을
하면 전망대까지 가는데 일행분들이 힘들어하기 때문에 조금만 더 참고
전망대까지는 지나가야 했기에 계속 전진함을 알리고 비록 짧지만 기분
좋게 전망대까지 급경사를 오른다.(이곳이 가장 경사가 급한 곳이기
때문에 쉴 수가 없다) 전망대에서 현재 시간은 12 : 40분이다.
이곳이 오늘 산행 중 전망이 가장 빼어난 곳이다.
푯말에는 고루포기 1.1km, 능경봉 4.3km로 표시되어 있다.
간단히 휴식을 취하며 멀리 보이는 횡계 마을과 소(牛)등처럼 길게
늘어진 선자령과 그 속에 풍차처럼 돌아가는 풍력발전소를 뒤로하고
사진을 찍어본다. 후미와 연락해보니 약500m 차이로서 큰 차이가
나지 않기에 다행이고 이제는 중식을 해야 할 곳을 찾아야 겠다.
전망대를 조금 지나서 중식할 곳을 찾아서 일행과 중식을 먹으려고
가주고 온 이지밥(즉석에서 자동으로 밥이 되는 것)을 개봉했는데
안된다. 지난번에는 잘 되었는데 문제가 있나보다.
쑥스럽구만... 원인분석을 해보니 평소에 정력이 좋다는 것은 스스로
잘 알지만 여기까지 와서 너무 쎄게 힘을 준 것은 옆에 공주님을
의식해서인지 탈이되어 고장이 난 것이다.
다음부터는 부드럽게 다루어야겠다.
예비용으로 가지고 다니는 라면도 있지만 동료들이 가주고 온 밥과
찌개를 함께 했다. 나는 아주 귀한 자연산 천마주(1년묶은 것 : 재탕)를
내 놓고 다른 일행은 고기찌게를 가지고와서 나누어 먹었다.
항상 느끼는 일이지만 모두가 맛이 있다. 중식을 마치고 간단히 행사를
치루었다. 앞에는 고루포기 정상이 철탑과 함께 가까이 보인다.
이제 거의 다 왔기에 모두 다 편안한 마음인가보다. 임도를 조금 지나서
정상이다. 고로쇠나무가 많이 서식하여 붙인 이름인데 고로포기와
고로 쇠나무는 같은 의미이다. 조망은 좋지 않고 주변도 넓지 않아서
단체 사진을 못찍고 조금 내려와 눈이 있는 넓은 장소에서 한 장을 찍는다.
(백두대간에 대하여)
대관령에서 고루포기산까지는 백두대간 주능선 코스로서 내가 진행하고
있는 백두대간 제29구간 중 24구간으로서 총거리 25.8km 중 6.8km만
산행한 것이다. 백두대간 29구간을 당일로 종주하려면 잔여구간 19km
를 더 종주 해야한다. 따라서 지금까지 온 거리는것 1/5에 불과하고
전 구간에 걸쳐서 속도는 3배 이상으로 해야만 가능하다.
또한 고루포기산을 지나면 백두대간을 가는 사람만 등산하기에 등산로가
지금처럼 매끄럽고 순탄하지만은 않다. 활잡목과 만나던지 너덜지대가
기다리고 조릿대가 앞을 가리거나 독도하기가 어려운 코스가 종종
나올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감수해야만 한다.
(오목골 하산로)
다시 오목길 갈림길로 와서 본격적인 하산길로 접어든다.
조금 내려가면 급경사 내리막길이 시작되는데 다행이도 로프를 설치해
놓아서 잘 잡고 천천히 가면 안전하다. 조심스레 밧줄을 잡고 내려오면
바로 오목골 계곡에 도달하는데 계곡에는 얼음으로 덮혀서 조심하지
않으면 사고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눈이 안와서 답답한 마음을 풀려고 미소님이 얼음속으로 들어
가서 어린애처럼 신바람이 났다. 우리 일행도 같이 얼음계곡에서 사진을
찍고 약간의 장난으로 기분전환을 해본다. 얼음지대를 지나면 주변에는
물푸레나무가 계곡을 따라 즐비하게 서있다. 그 나뭇잎을 밟고 하산한
것이다. 주차장 옆에는 황태 덕장이 있어서 강원도의 정취를 풍겨준다.
뒷풀이 할 곳이 주변에 없어서 바로 아래 황태덕장에서 간단히 막걸리와
황태찜을 안주로해서 하산주를 하며 첫 산행을 마감한다.
若將耳聽 應難會요. ( 약장이청 응난회 요 )
眼處聞聲 方始親이로다( 안처문성 방시친 이로다 )
만약 귀로 들으면 알지 못할 것이요.
눈으로 소리를 들어야 바야흐로 가깝도다.
☞ 눈으로 보면 보지 못할 것이요.
마음으로 보아야 참됨을 볼 것이다.
첫댓글 어제일들을 기억하며..
많이 변했더라구요..횡계도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