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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년의 신비 대금굴을 다녀오다. 글/사진: 이종원
태백에 '삼수령'이라는 고개가 있다. 빗방울이 떨어져 서쪽으로 흘러가면 한강, 동쪽으로 흘러가면 오십천, 남쪽이면 낙동강으로 흐른다는 고개다. 한강과 낙동강은 천리길을 유랑하면서 수많은 물이 더해서 큰 물을 바다로 내보내지만 오십천이야말로 짧은 거리에 어찌 그리 많은 물을 내보낼 수 있는지 의심을 품었다. 아마 우리가 모르는 물이 있지 않을까? 작년에 환선굴에서 품어 나오는 물줄기를 보고나서야 이것이 오십천의 본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니면 태백의 검룡소에서 품어나오는 물이 숙암으로 흐르기 전에 땅속 수로를 통해 이곳으로 흘러왔는지 모른다. 이번에 개장된 대금굴은 환선굴 물의 양의 2배는 족히 넘을 것이다. 어찌나 콸콸 쏟아대는지 옆사람에게 귀를 바짝 대고 외쳐야 간신히 의사소통할 정도다. 그 거대한 물줄기의 근원은 어디인지, 그 미지의 세계는 어떤 모습인지....아무도 모른다. 마치 우주에 떠있는 은하수를 보는 듯하다. 인간이 볼 수 있는 부분은 세상을 나오기 직전 1.6km 정도다. 비록 짧은 거리지만 동굴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기묘한 종유석, 가느다란 석순, 파묵칼레의 축소판인 곡석, 엄청난 수량의 폭포와 너른 호수까지 현재 우리나라에 개방된 모든 동굴의 장점을 고스란히 대금굴에 가둬 두었다. 일단 이곳에 발을 들여 놓으면 도대체 내가 이승에 살고 있는지 저승에 살고 있는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풍경만 신기한 것이 아니다. 옆동네 환선굴처럼 삘삘 땀 흘리며 경사길을 걸어 동굴로 골인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선처럼 생긴 모노레일을 타고 편안히 덕항산 자락을 둘러보면서 동굴 깊숙히 120m까지 들어간다. 그곳은 마징가 제트의 비밀기지이며,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블랙홀이었다. 내가 너무 흥분했나보다. 하긴 KTX 시범기차에 타고 정식 운행하기 전까지 입에 거품을 물면서 자랑했으니.... 2007년 6월 5일부터 일반인에게 개방되기 전까지 실컷 자랑할련다. 왜냐하면 동굴을 본 사람은 나 말고는 아무도 없으니까.....
환선굴과 대금굴은 입구를함께 사용한다. 대금굴 입장료(1만2천원)을 내면 환선굴(4천원)은 공짜라고 한다. '1만 2천원, 무슨 입장료가 뭐 이리 비싸" 동굴을 보기 전까지 누구나 이런 불만을 내밷는다. 그러나 동굴 나올 때까지 그런 불만은 동굴을 보고나서 해도 늦지 않다. 백두대간 덕항산이 만들어낸 뾰족한 봉우리는 동굴 여정의 보너스다. 바닥이 휜히 들어난 개울은 두 갈레로 갈라지는데 왼쪽은 대금굴에서, 오른쪽은 환선굴에서 흘러나온다. 대금굴 쪽은 어찌난 물이 많던지 예전부터 '물골'이라고 불리었다.
쭉쭉 내뻗은 삼나무가 탐방로를 따라 도열하고 있다. 나무 데크를 쿵쿵 소리내며 걷는 맛이 좋다. 삼림욕 선물까지 받았네.
물을 따라가면 대금굴이 나온다.
은하철도 모놀레일이 중턱까지 올라간다. 환선굴 급경사를 오르며 이를 박박 갈았던 기억이 이젠 하나도 없다.
대금굴 관광안내센타. 지구방위사령대쯤 될까? 이곳에서 우주선(?)이 출발한다.
이름도 은하철도로 지었다. 총 3량이며 40명 정원이다. 늘씬한 곡선미를 자랑하지만 분속 120m의 저속기차다. 동굴보호와 모노레일의 승차정원 때문에 하루에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은 단 700명 뿐이다. 1년을 꼬박 채워가도 30만명을 채울 수 없다. 그러니 대금굴을 다녀온 사람은 로또에 당첨된 사람처럼 목에 힘을 줄 수 밖에 '대장은 먼저 다녀왔지롱~'
맨 앞자리는 특A급이다. 금강산 뺨치는 풍경이 3면에서 펼쳐지기 때문이다. 총 길이 610m, 7분이 너무 짧아 아쉬었다. 3/4은 지상이고 1/4은 굴속으로 들어간다.
모노레일은 덕항산 중턱까지 크게 S자 코스를 그리면서 올라간다.
좌석은 3열이며, 운전하는 사람은 없고 자동시스템으로 움직인다. 의자도 편하고 안락하다. 모노레일답게 흔들림이 전혀 없다. "이 기차, 레일이 몇 개예요?" "레일이 하나니까 모노레일이지" 정식 운행 때는 클레식 음악을 들려준다고 한다. 숲을 보면서 '비발디사계'를 들으면서 산을 오르면 뭔가 색다를거야.
창밖에 펼쳐진 경치..음 Good.
모노레일이 동굴안으로 들어간다. 땅속 120미터는 인공동굴을 팠다고 한다. 국내 최초.
일단 동굴로 들어가면 열차 내부의 조명은 꺼지고 인공굴의 조명이 황홀하게 펼쳐진다. 임진각의 제 3땅굴 들어갈 때도 이렇게 멋진 기차를 타고 들어가면 얼마나 좋을까.
"땅속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우주 정거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솔직히 이렇게 너른 공간이 나올 줄은 몰랐다. 대략 80평정도 될까? 이곳부터 계단을 오르면 동굴세계가 펼쳐진다. 바깥 온도는 25도지만 내부는 12도다. 습도는 94%로 한기마져 느껴질 정도니까 한여름에도 긴팔 옷은 필수다. 탐방로는 철제 데크로 이루어져 하이일을 신고 오면 낭패를 볼 수가 있다. 삼각대의 고무바킹도 빠져 환선굴에 이어 또다시 애를 먹었다.
동굴 입구. 은근히 긴장이 된다. 대한민국 0.0001%의 대표가 되어 미지의 세계를 먼저 본다는 호기심과 기쁨이 짬뽕이 되었다. 지각변동에 의한 틈새 속에 동굴이 뚫렸다. '저~ 들어갑니다. 부럽지요?'
입구부터 폭포수가 쏟아져 심상치 않다. 5m의 비룡폭포. 인간 몸속 핏줄마냥 땅속 깊숙한 곳이 이렇게 생명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굉음은 동굴이 살아있다는 아우성이었다. 원래 아래 계곡은 물이 많아 '물골'이라고 불렀다.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른 적이 없었다고 한다. 환선굴처럼 동굴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만 했다. 그 원류를 쫒아가보니 자갈틈 사이로 물이 품어나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2000년부터 땅속을 파헤쳤다. 탐사를 시작한지 3년이 지난 후 악전고투 속에 드디어 동굴을 발견하게 되었다. "심봤다." 관람로와 조명, 모노레일 설치를 하는데 또다시 4년이 흘렀고 드디어 2007년 6월 5일 정식 개장을 앞두고 있다. 이곳에 쏟아부운 돈만 무려 170억원이라고 하니 하루 관람객 700명이 다 들어온다 해도 2026년에 가서야 비로서 손익분기점에 도달한다고 한다.
우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황홀경이 펼쳐진다. 기묘한 석순과 종유석, 침전물 포주박 모양의 종유석 뿐 아니라 시계추 모양의 종유석까지.... (참고자료)종유석 종유석의 단면은 동심원상의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종유석은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성장한다. 모든 종유석은 석회동굴의 천장에 매달려있던 한 방울의 물에서 시작한다. 이 물방울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아주 얇은 고리모양의 침전물을 남기는데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면서 이 고리들이 쌓이면서 가늘고 긴 빨대 모양의 종유석을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성장하는 빨대형 종유석은 가장 단순한 형태의 종유석이며 이렇게 성장하던 종유석의 관이 이물질
등에 의해 막히면 빨대의 바깥표면을 따라 물이 흐르기 시작하는데 결국 이렇게 흐르는 물에 의해 침전된 탄산칼슘에 의해 가늘고 길던 종유석은
고드름 모양의 형태를 가지게 된다. 따라서 종유석의 중심에는 0.5mm 정도 두께의 얇은 관의 형태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네이버
백과사전 퍼옴)
격렬한 폭포가 끝나면 조용한 호수가 나오고 다시 호박을 잘라 놓은 듯한 휴석 위에 물이 찰랑거린다. 1.4km의 굴이지만 격렬, 유쾌함, 고요, 여유까지 다양한 인간의 심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휴석의 실핏줄까지 보인다. 계단 한층을 쌓기 위해 수 억년의 기다림이 있었다. 그래서 동굴은 겸손을 가르쳐 준다. 머리 숙일 자만이 대금굴을 찾았으면 좋겠다.
지난 터키 답사때 보았던 파묵칼레 석회지역. 이것의 축소판이 휴석이다.
그 많던 물이 없어지고 수직동굴이 나타난다. 다음에 무엇이 나타날까 기대를 걸고 철계단에 오른다. 어떤 곳은 사정없이 물이 쏟아져 카메라가 젖을까 몸을 움추려야만 했다. 다행히 태백의 용연동굴이나 영월의 고씨동굴처럼 엉금엉금 기어가는 코스가 없어 다행이다.
위를 올려다 보니 거대한 커튼종유석이 활짝 펼쳐진다. 연한 황금빛을 띠고 있어 이 동굴 이 '大金窟'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영지버섯을 말려 놓은 것 같은데 촉촉한 물기가 있어 만지면 금방이라도 꿈틀거릴 것 같다. 에어리언이 되어 내 목을 조르면 어떻해?
땅밑은 '만유의 법칙'이 소용없나보다. 위에서 내려오고 나무도 아닌데 돌이 위로 자라고 있으니 말이다. 국내에서 보기 힘든 막대기형 종유석은 내 발걸움을 오래 붙들었다. 가느다란 막대기형 석순이 무려 5m나 솟아 있었다. 솟아 있는 것이 아니라 꽂아넣은 것이라는 표현이 나을지 모른다. 연약한 여인네의 간절한 기도였다. 동굴 개방 때문에 혹시 이것이 부러지지 않을까 괜한 우려....
참고자료(석순) 육지의 동굴들은 많은 경우 석회암지역에 생기는데, 이는 일산화탄소를 함유한 빗물 등이 석회암을 녹여서 거대한 구멍을 내기 때문이다. 이렇게 형성된 거대한 석회동굴에서 석회암의 탄산칼슘 성분이 녹아 있는 물은 오랜 기간 동안 한 방울씩 천장에서 떨어지게 된다. 바닥에 떨어진 물이 공기와 접하면 물 속에 녹아 있던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날아가게 된다. 이로 인해 물 속의 수소이온농도가 미세하게 낮아지면서 탄산칼슘이 침전되어 바닥에 쌓여 죽순모양으로 자라게 된다.(네이버 백과사전 퍼옴)
천장에 동해안 오징어, 문어가 꿈틀거리고 있고 부채와 조개형 종유석도 있다.특히 옥수수처럼 생긴 종유석이 내 시선을 오래 고정시켰다. 대자연에 대한 외경. 물질만 쫒으며 살아간 내 자신이 부끄럽다.
종유석과 폭포. 장쾌한 소리까지 카메라에 담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커튼형 종유석 아래는 에밀레종처럼 생긴 석순이 우뚝 서 있다. 막대기 석순이 이 석순보고 다이어트 좀 하라고 했대나
겨울에 이렇게 생긴 고드름을 뚝 분질러서 칼싸움을 했던 기억이 나는데 ...다시 겨울이 오면 이 석순이 생각날 것 같다.
神界의 작은 숨구멍이 바로 대금굴이었다. 관람로의 총길이는 1225m, 통로의 90%는 철재 구조물로 이루어져 땅을 밟지 않고 관람할 수 있다. 비경에 취하다보니 어느덧 동굴의 끝자락까지 왔다. 그곳에는 수심 9m, 넓이 200평 정도의 거대한 호수가 나타났다. 어찌나 물이 맑은지 풍덩 뛰어들고 싶은 심정이다. 물속에 조명까지 갖추고 있어 함덕해수욕장에서 보았던 코발트 물이 찰랑거린다. 얼굴을 들이대면 고스란히 거울이 되어 내 얼굴을 비춘다. 조금 더 속내로 들어가면 웅장한 폭포가 물을 쏟아내고 있다. 그 너머로 미지의 동굴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데 더 뚫고 들어간다면 그것이야말로 인간의 탐욕일게다. 여기까지 만족하자. 시계를 보니 벌써 1시간 30분이 훌쩍 지나갔다. 이제야 미몽속에서 헤어났다. 빨리 서두르지 않으면 하산하는 모노레일을 탈 수 없다. 그럼 오늘 하루는 동굴에 묵어야 하나. 기꺼이 그럴 자신이 있는데......
이왕 동굴 탐사를 했다면 환선굴, 천은사, 준경묘와 함께 연계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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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지난 3월 환선굴 갔을 때, 주차장에서 환선굴로 올라가는 개울 왼쪽골로 덤프가 부지런히 다니는 것 보고 저 골짜기에 무신 공사를 하남 하였는데..... 혹여 대금굴 진입로 공사였나여, 삼척 또 가야겠네요. 가는길에 장호항도 높은데서 내려다 보면서 노점 아지매 삶아주는 강원도 찰강냉이도 묵으면서...
내도 가볼끼여
환선굴을 다녀 오면서 지하에 지구와 다른 또 하나의 세계가 있구나 했는데 그보다 더 규모가 큰가봐요
대장님 참말로 일 할 맛 나시겠어요....감동 또 감동입니다...^^*
대장님, 모놀도 가요~
날잡아 함같으면하네요...넘멋져요....굿
가고 싶네요...ㅎㅎ
모놀과함께 갔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다녀오신것을 축하드립니다 대장님이 부럽습니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환상적인 비경이 많이 숨어있어 대장님의 발길이 점점 빨라지셔야겠네요...너무 아름답고 부럽습니다...예전에 단양팔경갔을때 노동굴(?) 도 환상적이었는데.... 대장님 발자취 따라 구경만 하는데도 숨이 헉헉~~~~하네요... 좋은 날 되십시요~~~
정말 가고 싶은 곳이군요 너무 아름답고 환상적이 비경이 많은것 같군요 모놀레일을 타고 가니 더욱더 편안하고 신날것 같습니다---우리 애들 미국에서 오면 첫번째로 구경 시켜줘야 겠어요
지난 5월 5일 환선굴 다녀오면서 대금굴 궁금했는데, 사진으로도 환상 그 자체이군요. 모놀과 한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늘 감사
너무 너무~~~멋져요!!!우리나라도 이처럼 좋은곳이 많으니 너무 감사해요!!!
꼭 한번 가보고 싶네요.은하철도도 타보고 싶구....
너무멋진곳을다녀오셨네요 얼른가봐야겠어요
참으로 신비로운 곳을 사진으로나마 미리 볼수 있도록 조치하여 주어서 고맙습니다..헌데..실물은 언제나 볼수 있을런지..???
멋있네요^^한번쯤 가보고싶은곳 언젠간 가겠죠 희망을갖고 대장님 감사!!
멋진 사진올려주시고 덤으로 자세한 설명까지 해 주신 대장님 감사함다.^^*
전율이 느껴집니다.
덕분에 편히 앉아서 새 동굴 구경 잘 했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지금 한국에 나와 있는데 이번 기회에 한번 다녀오고 싶네요.사진과 자상한 설명을 해주신 대장님 감사드립니다. 제플로 모셔갈려니 안되는군요. 감사합니다.
넘 잘보아쑈. 대장님! 화이팅!
내고향 울진 옆 동네인데 필히 가 봐야 겠어요. 잘 보았습니다.
저는 언제 대장님 꽁무니 한번 따라 가 볼거나~~^*^
여름휴가때 가족식구들과 꼭 가보고 싶습니다. 환상적입니다.감사합니다.
너무 너무 가고 싶어라 .. 나도 모노레일 맨 앞칸에 현준이와 꼭 같이 앉아 볼끼여~~~~~
우와!!! 대장님 멋지다~~~~ 멋진 대장님 따라 나도 한번 갈껴.. 근데 쑥씨러울거 같아서..
우와,, 너무가고싶네요.. 나중에 꼭 가봐야 겠어요,,
정말 대단하네여~~ 넘넘 멋져여....울 대장님.....땡큐~~
대장님 대단하네요 ^^^^감해서 감사합니다
저도 8월 30일 예약 해뒀읍니다.
맘이다 후련해지는 장관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