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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드림라이더 원문보기 글쓴이: 지리산
불타는 밤이었다.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알프레드 디 수자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2012 마지막 대간랠리 영주 죽령 ~ 고치령 코스를 다녀왔지요. 우리 드림라이더의 아쉬운 밤도 불타올랐구요.
라이트를 장착하고 죽령 고개넘이를 위한 야간라이딩이 시작되었다.
죽령은 조령, 추풍령과 더불의 영남 삼대관문의 하나로서 남북으로는 서울과 경상도를 잇고 동서로는 충청도와 강원도를 이어주는 요충지로 내리막길 30리 오르막길 30리 아흔 아홉구비의 험하고 힘든 고개로 유명하다. 신라가 길을 열었고 백제의 손길이 닿기도 하고,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땅이었다가 마침내는 진흥왕의 영토가 된 삼국 결사쟁패의 접경이었다. 노승 한 분이 고개를 넘다가 하도 힘들어 짚고가던 대나무 지팡이를 땅에 꽂아놓고 갔는데 이것이 살아났다는 전설이 말해주듯 이 일대에는 대나무가 무성하여 죽령이라고 하는데 그 옛날 한양 과거길 떠나던 영남 선비들이 줄을 잇던 고개라 하여 영남대로라 부르기도 했다. 과객들로 붐비던 이 고개도 소백산을 관통하는 죽령터널이 생기면서 사람들의 고개넘이는 자취도 없이 스러지고 대나무의 스산한 바람소리로만 남았을 뿐이다. 둘쨋날 아침 식사를 마치고 몇몇 라이더들은 죽령옛길 다운힐에 나섰다. 박달령 오르는 길 아직도 불빛으로 나아간다. 럭셔리님도 라이딩에 참가했다. 오랫만에 보는 이쁜~짓 군자님의 뒷모습을 보는 일이 많아졌다. 최근 내공이 급격하게 UP~~ 첫눈을 보았다. 고드름도 따먹고... 창남님이 준비해 온 따뜻한 차도 마실 수 있었다. 박달령 표지석에 입맞춘 사는동안님! 사는동안님만이 연출할 수 있는 에로틱한 포즈.
산을 벗어난 곳에서 이번 구간 지원자 똘장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전약수터. 아직 서산에 달이 선명하다. 부석사 앞 식당으로 가는 길. 이곳에서 잠시 길을 잃었다. 자반고등어가 맛있었다. 마구령 가는 길. 정품들의 행진. 가을 뒷모습이 아름다운 까만야시님. 마구령에서 드림라이더 다운힐러 순풍님의 시범.
마구령에서 인증샷. 고치령 가는 길. 고치령은 표지석 옆에 놓인 남근석 덕분에 꼬치령으로 오인될 수도 있겠다. 이곳 남근석의 기를 받은 때문인지 몰라도 드림라이더 저녁 파티에서 희대의 꼬치고소 사건이 발생한다. 고치령은 영남 선비들의 과거길이었던 죽령, 영월과 이어지는 마구령과 더불어 소백산을 넘는 세가지 길 중 하나였다. 세 길은 모두 백두대간 주능선을 구성하는데 백두산에서 동해안을 따라 태백산까지 흘러내린 백두대간은 소백산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속리산으로 이어진다. 고치령 정상엔 태백산신과 소백산신을 함께 모셨다는--비정한 권력다툼에 희생당한 단종과 금성대군을 사람들은 각각 태백산과 소백산의 산신이 되었다고 믿는다. 인정어린 우리네 소박한 심성들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산신각이 지키고 있다. 두 산신을 함께 모신 것은 바로 고치령이 태백산 줄기가 끝나고 소백산이 이어지는, '양백지간'에 위치한 곳이기 때문인데. 그래서 더욱 영험한 곳으로 소문이 나 지성도 대단했단다. 고치령을 지키는 목장승들의 표정이 정겹다. 고치령의 목장승들. 숙소로 가는 중. 가을이, 떠남을 아쉬워한다. 드림라이더의 머리 위로 소백의 부드러운 실루엣이 펼쳐진다. 숙소가 저긴가벼! 정이 흐르는 저녁 풍경들.
신무기를 장착한 사는동안님은 일행분들을 대동하고 분대장이 되어 나타났다. 대간랠리에서 4인 1조의 어엿한 진용을 갖춘 천안팀. 운전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지원이 고맙다. 이제는 드림라이더의 일원처럼 느껴지는 돌고래님.
사는동안님의 창원팀 족발과... 모도리님의 오미자술과... 군자님의 막걸리와... 집행부의 준비가 이렇게 만나 어우러졌다. 그리고 럭셔리님의 도라지술 납짝하게 늘어놓으니 이거 무슨 평페달 같네. 막간에 라면을 끓여서 쏘~ 쿨함의 미덕을 보여준 쏭쿨님! 내일 일정을 위해 하나둘 떠나고...... 순풍님이 간이무대를 마련했다. 순풍님과 까만야시님, 우리 드림라이더의 공식 마이크. 빅 마우스와 스몰 마우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마우스가 부지런하며 치아와 피부가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는 점이다. 모처럼만에 얼굴을 보인 로얄마님과 아우라님. 그리고 울산팀. 울산팀이 없었다면 지금쯤 우리 드림라이더는 자전거 수도자들의 모임이 되어 있지 않았을까? 이윽고 개최된 간이법정. 일명 꼬치고소사건. 고소인 : 순풍, 피고인 : 맹글, 판사 : 똘짱, 변호인 : 상락 고소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순풍 : 본인은 맹글님의 꼬치를 직무유기로 고소합니다. 왜냐하면 줘도 못 먹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한번도 아니고 세번이나. 피고인은 참담함을 눈물로 호소했다. 맹글 : 아니, 여러분들은 식당에서 밥 먹을 때 맛없는 반찬도 억지로 먹습니까? 아니잖습니까? 맛있는 거만 골라 먹잖아요. 저도 마찬가집니다. 피고인이 안쓰러웠던지 마침내 상락님이 변호에 나섰다. 특히 '고기는 적당히 먹기 좋게 썰어줘야지. 너무 커도 문제'라며 인생의 경륜을 담아 펼친 '고기론'은 재판정을 웃음바다로 만들어 똘장판사의 주의를 들어야 했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동영상으로 공개하련다. 다음날 몇몇 라이더는 죽령 옛길 다운힐에 나섰다.
산은 언제나처럼 저기 저렇게 흐르고, 2012 우리들의 대간랠리도 막을 내렸다. |
첫댓글 우리 왕벌 님 최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