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보석 모로코(Morocco)<6>
<3> 블루게이트(Blue Gate)와 카라위인(Qaraouiyne) 회교사원
모로코 페스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글라우이(Glaoui) 궁전, 메디나 엘 발리(El Bali), 메레니디 무덤(Merenidi Tombs),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모스크라는 카라위인(Qaraouiyne) 사원 등이다.
페스의 메디나를 ‘엘 발리(Fez El-Bali)’라 부르는데 들어가는 입구에 커다란 아름다운 문이 있다.
그 문을 ‘밥 보젤루드(Bab Boujloud)’ 일명 ‘블루게이트(Blue Gate)’라고 하는데 아름다운 문양으로 장식된 문으로, 메디나로 들어가는 여러 문들 중의 하나이다. 이 문으로 들어가면 유명한 카라위인(Qaraouiyne) 사원이 있다.
카라위인 모스크 / 카라위인 사원 / 도서관 입구
카라위인 사원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큰(22,000명 예배), 세계 최초의 대학(859년 설립/천문학)을 설립한, 카라위인 도서관이 있는, 그리고 정말 오래 된 카라위인 플라자....
붙어있는 수식어가 수도 없이 많은 역사를 자랑하는 관광명소이다.
페스 메디나는 골목길이 9,400여 개나 된다는 세계 최대의 미로를 자랑하는데 블루게이트를 지나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면 가지가지 상품들을 진열한 가게들이 끝이 없고, 단체로 온 관광객들은 행여 길을 잃을까 손을 잡고 다닌다. 골목마다 길을 안내해 주겠다는 녀석들이 귀찮게 따라다니는데 한마디만 물어도 돈 달라고 손을 내밀고, 끈질기게 따라오며 안내를 해주겠다고... 당연히 돈을 요구한다.
우리는 단칼에 거절.... 조금 올라가다보면 카라위인 플라자가 나타나는데... 플라자라는 말이 부끄러울 정도로 조그만 마당이다. 이곳에서 제일 눈에 띠는 것이 방짜 유기제품 공장이다. 쉴 새 없이 불에 달구어진 철판을 두드려 가지가지 물건들을 만들어 내는데 마당 한 편에 시뻘건 숯불에 풀무질을 해대고 망치질, 그리고 물을 부으니 허연 수증기가 퍼지고, 좁은 마당 한 구석에서는 전통 악기를 시끄럽게 연주해대고, 관광객들은 카메라를 들이대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부근의 상점들은 온통 유기제품들을 빼곡히 늘어놓고, 걸어놓고... 그 바로 옆에 아름다운 작은 문이 있는데 바로 역사를 자랑하는 카라위인 대학 도서관 건물 입구이다.
카라위인 대학은 서기 859년에 설립되었다는데 천문학을 연구하는 대학이었다고 한다. 그들의 연구 목적은 달의 움직임을 관측하여 이슬람 기도시간을 정확히 알려주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고...
이슬람의 기도시간은 하루 다섯 번으로 모든 이슬람교도들에게 미나렛(첨탑) 위에서 기도시간을 알린다.
기도시간을 알리는 아잔(Azan/Adhān) 소리가 들리면 손발을 씻고 메카방향을 향하여 기도를 올리는데 일출전(파즈르), 정오(주흐루), 오후(아스르), 일몰(마그립), 밤(이샤)의 다섯 번으로, 계절에 따라 일출 일몰 시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기도시간을 위하여 천문관측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다시 골목길을 몇 번이나 헤맨 끝에 물어물어 카라위인 사원에 도착했는데 입장은 되지 않고 바깥에서 드려다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외부는 넓은 공간이 전연 없지만 안쪽은 제법 넓은 마당이 보인다.
그런데 어디가 기도실인지 어디에 모스크가 있는지.... 끈질기게 따라오며 전체 모습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장소로 데려다 주겠다는 녀석을 뿌리치고 무작정 위쪽으로, 위쪽으로....
골목길을 헤매다가 제법 커 보이는 집 쪽문이 열렸기에 무작정 계단으로 올라가다 보니 조그만 쪽방에 늙은이가 혼자 앉아 쇠를 두들겨 그릇을 만들고 있다. ‘요 위가 테라스인가요?’ 아니라고 손짓을 하며 빨리 도로 내려가란다.
도로 부리나케 내려와 물어물어 겨우 사원이 내려다보이는 건물 옥상으로 올라갔는데 이미 관광객들로 바글거린다. 그러나 건물들에 가려서 제대로 보이지도 않고 겨우 모스크와 사원의 일부만 보인다.
6. 블루시티 쉐프샤우엔(Chefchouen)
산간마을 쉐프샤우엔 / 아름다운 고산풍경 / 한적하고 조용한 마을
원래는 계획에 없었는데 페스에서 만났던 젊은 중국 아가씨들이 자기네는 지금 쉐프샤우엔에서 오는데 너무 좋았다고 꼭 가보라고 한다. 그래서 일정에 없던 쉐프샤우엔에서 일박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너무나 멋진, 오래토록 기억에 남을 마을이었다.
일명 블루시티(Blue City)라고 불리는 쉐프샤우엔(Chefchouen)은 모로코의 북부 내륙에 고립된 오래된 산간마을로 관광과 휴양도시로 이름이 알려졌는데 특히 흰색과 푸른색으로 조화를 이룬 건물들이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여 모로코에서 제일 예쁜 도시로 꼽히며, 아기자기한 건축물들과 예쁜 정원들로 일명 ‘스머프(Smurfs)의 도시’로도 알려져 있다. 스머프는 동화에 나오는 난장이들....
<1> 스머프(Smurfs)의 도시 쉐프샤우엔
블루시티(Blue City) 골목길 / 메디나(天空之城) 입구
모로코 리프(Rif) 산맥의 2,000m급 두 봉우리가 뿔처럼 솟아있는 사이의 해발 660m 고원의 좁은 평지 주변으로 옹기종기 주택들이 들어선 베르베르인들의 고대 산간마을인데 인구는 3만 5천 정도라고 한다.
<2> 공중도시 천공지성(天空之城)
모로코의 어느 도시에나 있지만 이곳에도 마을의 제일 높은 곳에 올드 메디나(구시가지)가 있다.
옛 진흙성벽도시 메디나(Medina)를 보면 혹독한 환경 속에서 생존해가는 방법을 터득한 베르베르인들의 지혜에 놀라게 되는데 16세기에 조성되었다는 이곳 쉐프샤우엔의 올드 메디나는 마을의 제일 높은 곳에 있어 그야말로 하늘에 떠있는 ‘공중도시(天空之城)’라는 느낌이다.
붉은 흙벽돌로 축조한 작은 요새(카스바/Kasbah)이자 이들의 말로 하두(Haddou)인데 좁은 성문을 들어서자마자 숨 막히는 좁은 골목이 얽혀있고 가지가지 형형색색의 상품들을 늘어놓은 가게들, 그리고 넘쳐나는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이다.
몇 발자국 골목길을 들어가자 그 좁은 골목길 한쪽에 한자로 天空之城(천공지성), 즉 ‘공중도시’, 또는 ‘하늘도시’라는 중국집 간판이 보이는데 꼭 맞은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옛날에는 도적(산적)들이 많았을 것이고 도적떼들은 이곳 메디나에 와도 설령 성벽을 넘고 들어왔다고 해도 미로처럼 얽힌 길에서 헤매다 결국 길을 잃고 나가는 문도 찾지 못했을 것이다.
<메디나(Medina)의 가옥 구조>
페스 구시가지 / 미로와 같은 좁은 골목길
15~16세기 모로코 베르베르(Berber)인들의 주거형태인 메디나(Medina)의 원래의 명칭은 아랍어로 알마디나(Al-Madinah)로 무함마드가 메카(Mecca)에서 마디나로 이주(헤지라/Hegira)한 후 이슬람의 중심이 되었으며 ‘예언자의 도시’라는 의미라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아랍권의 구도시를 일컫는 보통명사가 되었다. 당시 외부로부터의 침입자들을 방어하기 위한 구조인 듯 바깥은 견고한 진흙 성벽으로 둘러싸인 형태인데 둘레의 길이는 보통 4~6km 정도 되는 것 같다. 성벽의 안쪽은 넓은 곳이라야 손수레가 지나다닐 정도로 비좁은데 주거지역과 상업지구로 구분되며, 어떤 곳은 한사람이 지나가기도 비좁다.
물건의 운송은 당나귀나 손수레를 이용하지만 주로 머리에 이거나 어깨에 둘러메고 나른다. 주거지역은 더구나 좁아서 마주 오는 사람과 비켜서기가 어려운 곳도 있다. 따라서 개미굴 같은 미로의 연속이라 길을 찾기가 매우 어려워서 설령 도적이 들어와도 빠져나가지 못하고 금방 공격을 받거나 사로잡혔을 듯싶다. 페스(Fes)의 메디나는 작은 골목길이 9,400 갈래나 서로 뒤얽혀 있어 세계 최고의 미로로 알려져 있는데 GPS도 무용지물로 절대로 길을 잦을 수 없다.
어느 가이드의 농담...
‘한 달 전, 한 일본 젊은이가 메디나 안에서 길을 잃어버렸다는데 아직도 길을 찾고 있는 중일 겁니다.’ ^^*...
주거지역의 개인 집은 비좁은 골목길에 견고하게 생긴 조그만 문이 있는데 문을 들어서면 제법 공간이 있다. 가옥의 구조는 커다란 4각형 우물형태의 4층 건물이 보통인데 가운데는 작은 마당이 있고 위를 쳐다보면 뻥 뚫려 하늘이 보인다.
마당에 들어서면 비좁지만 제법 짜임새 있고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맨 위층은 비를 가리는 테라스와 텐트를 설치하여 비를 피하도록 된 지붕이 있는 집도 있는데 대체로 환기도 잘되고 시원하다. 따라서 방의 갯수가 무척 많은데 예전에는 한 집안의 모든 가족이 모두 한 집에 살았다고 한다. 지금은 다가구 공동 주택인 것 같은데 호스텔(Hostel)로 활용하는 집도 제법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메디나 안에 있는 숙소(호스텔/Hostel, 게스트하우스/Guest House)들은 모두 아무런 표시(간판)도 없어 몇 번을 다녀도 찾아가기가 매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