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찾아온 9월의 초하루입니다.
가을비가 주룩주룩 내 마음을 향해 내립니다.
안정적이고 평온한 9월의 새벽은 그렇게 다가섭니다. 새로운 달의 첫날을 시작하며 안부를 여쭙니다.
지난달에는 까다로운 이름의 헤테로파낙스프라그란스가 사무실의 냉방을 견디지 못하고 시들시들 이별을 해서 새로운 녀석과 몽실몽실하고 타원형의 두툼한 잎을 지닌 페페로미아를 사무실로 올라오는 계단에 두었습니다.
넓은 잎과 줄기 밑동이 튼실한 뿌리같아 보이는 알로카시오, 노랗게 피는 꽃모양이 주둥이를 쭉내밀고 있는 듯 한 알라만다, 이름 그대로 시원하게 잎을 펼친 모습이 좋아 보여 아레카야자를 새 식구로 맞이했습니다.
9월이라서인지 가을내음이 묻어납니다.
조금은 더 여유롭고 평온한 일상입니다.
모든 분들에게도 9월은 행복한 나날이기를 기원합니다.
모처럼 서울로 가는 SRT를 타보는 것도 설렘입니다.
지난달 19일 오후 2시 지인의 딸 화혼과 4시의 친구 딸 화혼에 가기 위해서입니다.
친구는 고교동창으로 부부모임을 같이하고 있고 중국여행과 유럽여행을 같이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입니다.
대책도 없이 2시 예식장을 대충 봐두고 지하철을 타고가다 환승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조금 당황했습니다.
지난번 서울에서 지하철의 노인 무임승차가 조금 불편하다고 느껴서 미리 서울에서 쓸 수 있는 교통카드를 충전을 했고 대략 1,250원 정도라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지하철 노선을 바꿔 타는 것에는 좀 더 꼼꼼하게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후 4시의 결혼식장에는 1시간 전에 도착했습니다.
평소처럼 신부대기실을 들러 신부의 표정 하나하나를 눈 여겨 보고 신부를 찾는 친지와 친구들과의 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신부의 자라온 환경과 성격 등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50년이 흐린 후에 결혼식장에서 만난 친구들.
얼굴 모습에서 옛 기억을 더듬고 이름을 생각해 봐도 단번에 알 수 없는 답답함이 있었지만 반가움을 감출 수는 없었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종이컵에 넘치도록 잔을 채우고 마다않고 꽤나 많은 술을 마셨습니다.
2차까지 함께한 친구들을 멀리하고 수서 역까지 동행한 친구와 작별 후 열차에 오르고는 눈뜨니 부산역 이었습니다.
전혀 피곤하지 않고 즐거움이 충만한 밤.
그날은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잼버리(jamboree)의 어원은 ‘유쾌한 잔치’또는 '즐거운 놀이’라는 뜻이랍니다.
잼버리는 원시림 숲속에서 생존하는 법, 미개지 생활에 필요한 각종 기술, 맨손으로 불 켜는 방법, 밧줄 사용법, 미개지 개척하는 법 등을 익히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하고 각 나라를 방문하여 문화교류와 우애를 나누며 청소년들이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는데 기여하는 국제행사입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민낯을 보여준 한국 정부와 한국스카우트였습니다.
캠프를 설치한 새만금 지역은 간척지라 미세모래가 너무 많았고 배수구가 없어서 배수도 잘 안 됐고 물웅덩이가 곳곳에 즐비해서 주변에는 모기가 넘쳐났으니 밤에도 너무 덥고 모기와 벌레가 많아 몸은 아주 피곤한데도 거의 잠을 잘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기온이 섭씨 35도를 넘나드는데 뙤약볕 모래밭이라 햇빛을 피할 데가 거의 없었고 더위를 한껏 먹은 나와 대원들은 거의 탈진 상태가 됐다고도 합니다.
화장실 또한 턱없이 부족했고 그나마 있는 화장실은 너무 더럽고 지저분해서 구역질이 날 지경이었으며 기본적인 화장지와 휴지통도 너무 부족했습니다.
음식 역시 문제였고 젓가락을 제공 안 해줘서 반찬을 먹기가 힘들었고 GS25가 독점한 편의점은 시중가격의 2배를 받아 잇속을 챙겼다고 하고 대회기간 휴재전화 충전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고 현장에서 와이파이 등 통신이 원활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어안이 벙벙합니다.
당초에 천혜의 후보지인 무주 태권도원이나 구천동 야영장등이 배제되고 나무 한그루 없는 간척지를 택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참가자들에게 잼버리K팝콘서트가 얼마나 그들에게 감동적인 감흥을 주었을지는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부산2030엑스포유치를 앞두고 있습니다.
11월이면 최종개최지가 결정됩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접전이 예상됩니다.
세계인들에게 부끄러움을 안겨준 잼버리대회는 영향이 없었으면 합니다.
2030엑스포의 유치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의 건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국토교통부의 ‘가덕도신공항건립추진단’ 단장이 8개월 만에 또다시 바뀌었습니다.
막대한 국비가 투입되는 대형 사업의 업무 일관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사안을 고려하면 국토부는 신공항건립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문스럽습니다.
지역사회에서는 인사는 국토부의 고유 권한인 만큼 그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는 입장이긴 하지만 가덕 신공항 건설이 갖고 있는 중요성과 상징성을 고려하면 잇단 단장 교체는 일정 진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이 사업에는 공기를 앞당길 수 있는 최적의 공법 채택 등 앞으로 처리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도 합니다.
또 이르면 기본계획 및 전략환경평가 용역 보고서가 나오는데 이 보고서에는 13조7000억 원이 투입되는 가덕 신공항 건설 사업이 향후 어떻게 진행돼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이 담긴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 같은 상황을 놓고 보면 신임 단장이 전체 상황을 파악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 분명해 업무에 지장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기도 합니다.
이에 지역사회에서는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가덕신공항건설공단’(가칭)을 설립해 안정적인 운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현재 기획재정부는 법안 검토 및 재원 마련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집니다.
어떤 방향으로 신공항이 건설될지 기대가 큽니다.
2030엑스포 유치여부와 관계없이 좀 더 철저하고 지혜롭게 공사가 진행되기를 기원합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Korea Land & Housing Corporation) 일명 LH라고도 하는 이 명칭은 토지(Land)와 주택(Housing) 분야의 대표 기업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LH의 아파트에서 철근이 무더기로 빠진 사태는 충격적입니다.
철근이 없으면 건물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고 아파트 건설 전반에 최소한의 도덕성이라도 있었다면 철근 누락은 생길 수 없는 일입니다.
더구나 LH는 국민 세금에 기반을 둔 공기업입니다.
외양상으론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가 겹겹으로 있습니다.
설계, 시공, 감리가 분리된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설계에서 철근이 빠져도 시공 현장과 감리가 깨어 있으면 발견할 수 있는 구조이기에 시공 단계에서 설계도에 있는 철근을 빠뜨리면 감리가 적발해 시정하면 됩니다.
그러나 설계·시공·감리의 상호 견제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외국인 인력 문제도 있고 아파트 건설 현장을 지키는 인력 대부분은 외국인 노동자라서 도면 이해도가 떨어지고 의사소통이 잘 안 되고 설계와 감리 인력의 역량 부족도 제기됩니다.
그러나 핵심으로 지목된 것은 '전관예우'입니다.
발주처인 LH가 전관(퇴직한 LH 직원)을 앞세운 설계·감리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고 이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전관을 고리로 한 이권 카르텔이 부실 설계·감리의 토양이 되었습니다.
LH는 토지 강제 수용과 공공주택 공급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독점권을 배경으로 LH가 주택시장 무소불위의 권력이 된 지 오래입니다.
순살 아파트의 보강 공사는 철저하고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책임소재를 가려 책임지는 사회를 구현해야만 합니다.
7월부터 시작한 붓글씨와 스마트폰활용 과정을 시작하면서 또 다른 기대와 흥분을 느낍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다른 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분들의 그 따뜻한 마음을 지니며 좀 더 열심히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비어있는 시간에 먹을 갈고 붓을 잡고 한 획 한 획에 집중하다 보면 다행스럽게도 편안한 안정감을 갖습니다.
9월 말은 추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10월2일을 임시공휴일로 정하면서 6일간의 긴 휴식시간이 잠시 멈춤을 마련했습니다.
쉼이 있는 일상은 새로운 도약과 희망을 안겨줍니다.
9월에도 더욱더 건강하고 행복한 일상을 기원합니다.
2023년 9월 초하루에
세금나라 (세무와 부동산) 박동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