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강은 살아 있다, 여의도 샛강 따라 걷는 5.5km 숲길, 물길
63빌딩 앞 민속놀이마당에서 국회의사당 뒤 서울마리나(요트장)까지 4.3km 샛강 숲길, 그리고 서울마리나에서 수상구조대 전에 있는 전망대까지 1.2km 강가 길을 걸으면 행복해진다.
샛강과 버드나무숲, 그리고 여의도 빌딩숲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샛강은 여의도 63빌딩 앞부터 국회의사당 뒤 서울마리나(요트장)까지 약 4.3km를 흐르는 작은 물줄기다. 한강 물이 샛강으로 흘러들어 약 4.3km를 흐른 뒤 다시 한강과 만나는 것이다. 샛강을 따라 조성된 숲은 회색 빌딩숲 여의도를 숨 쉬게 한다.
샛강 상류에서 여의교까지 1.6km
샛강이 시작되는 곳은 63빌딩 앞 한강 둔치 민속놀이마당이다. 그네와 씨름장 등이 있는 민속놀이마당에서 한강으로 향한다. 한강과 가장 가까운 길로 접어들어 한강철교를 바라보며 걷는다. 오솔길 같은 좁은 길이 막히면 안쪽으로 올라와서 넓은 길을 걸으면 된다. 한강과 샛강이 만나는 샛강 상류를 보려면 길 없는 풀밭을 조금 지나야 한다. 풀숲을 가로질러 내려서면 한강과 샛강이 만나는 합수지점이 보인다.
63빌딩 앞 한강 둔치 민속놀이마당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민속놀이마당에서 본 63빌딩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민속놀이마당에서 한강 옆 오솔길로 접어든다.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샛강 상류. 한강과 샛강이 만난다.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뻘과 모래사장이 그대로 드러났다. 갈매기들이 앉아 있고 한강 물결이 파도처럼 모래사장으로 밀려든다. 이런 것이 시멘트로 바르고 돌을 쌓아 정비하기 전 옛날 한강 풍경이 아닐까? 샛강이 시작되는 곳에서 다시 풀숲을 헤치고 돌아가서 한강 둔치에 조성된 보행자 및 자전거길을 따라 걷는다. 샛강은 진행 방향 왼쪽에 있다. 여의상류IC 교차로 아래 굴다리를 지나면서 다양한 형태의 습지 및 생태공원이 시작된다.
여의교에서 서울교까지 1.2km
여의교에서 서울교까지 1.2km 구간은 샛강 숲길의 백미다. 물길 중간에 조성한 생태공원은 꾸미지 않은 듯 꾸며놓은 자연의 모습이다. 연못과 연못을 뒤덮은 각종 수생식물 그리고 버드나무 등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마치 오지의 늪 같다.
샛강 오리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생태연못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수생식물과 버드나무가 우거진 생태연못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푸른 버드나무숲 아래 흙길이 났다. 흙길 옆에는 샛강과 생태연못 등으로 오갈 수 있는 작은 오솔길이 보인다. 마음 내키는 대로 왔다 갔다 하면 된다.
이 구간의 풍경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은 다리 위에 올라가서 숲을 내려다보는 것이다. 이 구간에는 여의교와 서울교가 있고, 그 중간에 샛강다리가 놓였다. 여의교~서울교 구간이 샛강 숲길의 백미라면 여의교~서울교 구간의 백미는 샛강다리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다. 샛강다리 아래서 올려다보는 다리가 샛강 숲과 어울려 멋진 풍경을 만들어낸다. 샛강다리로 올라와서 보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샛강다리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샛강다리에서 본 버드나무숲과 여의도 빌딩숲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샛강다리에서 본 풍경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하늘을 가리던 버드나무숲이 눈 아래 펼쳐진다. 나무의 정수리가 다 보인다. 그렇게 푸른 버드나무숲이 바람을 따라 파도처럼 밀려오거나 밀려간다. 버드나무숲 아래로 샛강이 흐르고, 숲 위로 여의도 빌딩숲이 우뚝하다.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이다.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한국관광공사)
샛강다리에서 본 풍경. 버드나무숲 옆으로 난 흙길을 걷는다.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샛강다리에 올라서면 버드나무숲과 생태연못이 한눈에 들어온다.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이곳 풍경의 아름다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조선시대 정조대왕의 비가 이곳을 지나다가 아름다운 풍경에 반해 느티나무를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현재 신길역 뒤 샛강다리 초입 부분 아래 올림픽도로 옆을 보면 굵은 나무의 밑동이 남아 있다.
또 그 나무 주위에 큰 바위가 몇 개 보인다. 예부터 이곳은 푸른 강물과 절벽이 어우러진 풍광이 아름다워서 사람들이 자주 찾았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아름다운 풍경과 흥에 취해 실족해서 강물에 떨어져 죽었다. 그 후로 이곳에서 물에 빠져 죽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하여 그 바위를 귀신바위라고 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귀신바위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정조대왕의 비가 심었다는 느티나무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한강이 개발되고 도로가 생기면서 옛 풍경은 사라졌지만, 샛강과 버드나무 푸른 숲이 만들어내는 경치는 여전히 아름답다.
서울교에서 서울마리나까지 1.5km
서울교 아래 버드나무숲을 지나 걷다 보면 사람이 다닐 수 없는 숲이 나온다. 거기서부터 길은 한강 둔치 자전거길 및 보행자길과 하나가 된다. 그 길을 따라 걸으면 샛강 하류다. 4.3km 샛강 물길은 국회의사당 뒤편에서 한강과 다시 만난다.
샛강에 왜가리가 날고 있다.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서울교에서 내려다본 샛강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서울교에서 본 풍경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샛강 하류로 가면서 숲길이 막힌다. 길은 한강 둔치 자전거 및 보행자길로 합쳐진다.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강가에 앉아 낚시를 하는 사람도 많다. 한강에서 낚시가 허용된 구간이 국회의사당 뒤편 한강 물가다. 이곳에서 요트를 탈 수도 있다. 한강 둔치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선선한 강바람을 맞으며 여유를 즐겨도 좋다. 당산철교를 오가는 전철 위로 해가 지는 저녁 풍경도 놓치지 말기를.
샛강 하류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샛강 하류 국회의사당 뒤에서 본 일몰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서울마리나에서 수상구조대 전 전망대까지 1.2km
샛강 숲길은 사실상 서울마리나에서 끝나지만, 아직 해가 남아 있다면 서울마리나에서 한강 바로 옆길(한강 둔치 공원길 말고 그 아래 한강 바로 옆길)을 따라 수상구조대 전에 있는 전망대까지 약 1.2km 정도를 더 걷는다. 이 구간에서는 한강의 물결이 강가에 부딪히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렇게 걷다 보면 전망대가 나오고, 전망대에서 걸음을 멈춘다.
서울마리나(요트장)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전망대에 오르면 서강대교가 보인다. 서강대교 아래 밤섬이 있다. 밤섬은 조선시대부터 1967년까지 주민들이 배를 만들거나 고기잡이와 약초 재배, 염소 방목 등을 하며 살던 곳이다. 밤톨처럼 생겼다고 해서 밤섬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버드나무숲 아래 희고 고운 모래가 백사장을 이루고 물이 맑아서 경치 좋기로 소문난 곳이었다. 1968년 여의도를 개발할 때 섬을 폭파 해체했으나 섬의 잔해가 남아 있던 곳에 토사가 쌓이면서 섬의 유역이 넓어졌다. 이후 철새들이 모여들어 1988년부터 철새도래지로 관리하기 시작했으며, 1999년에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한강 밤섬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한강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한국관광공사)
2023-04-30 작성자 명사십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