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국민 가수 알라 푸가체바(73)는 가수 심수봉이 부른 '백만송이 장미'를 러시아(당시 소련) 버전으로 먼저 부르며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유명 가수다. '백만송이 장미'라는 곡은 라트비아의 곡이 원곡이지만, 이후 러시아에서 가사를 완전히 바꾸어 부르며 널리 알려졌다. 심수봉은 알라 푸가체바가 부른 러시아 번안곡 '백만송이 장미'를 한국어로 부르며 대히트했다. 이 곡은 일본, 헝가리, 핀란드 등 여러 나라에서 번안됐다. 알라 푸가체바는 소련 시대부터 55년 동안 러시아 엔터테인먼트계 정상에 선 최고의 가수다. 과거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조국 공로훈장'을 수여 받기도 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푸틴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러시아의 유명인 중 이 전쟁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유명세와 상관없이 러시아에서 공개적으로 푸틴 대통령을 비판하면 각종 불이익은 물론이고 '스파이(외국의 에이전트)'라는 오명까지 주어지기 때문이다.
'스파이' 심수봉의 '백만송이 장미' 원곡 부른 러시아 국민가수가 공개적으로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다© 제공: 허핑턴포스트코리아 푸틴 / 출처 : 게티이미지
'백만 송이 장미' 원곡 가수도 푸틴 비판..."전쟁 국민 고통스럽게 해"© 제공: 한국일보
알라 푸가체바는 "허상의 목표 때문에 우리 아이들(러시아 군인 등)이 숨지고 있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알라 푸가체바의 남편도 공개적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다. 더가디언에 따르면 알라 푸가체바는 "전쟁을 반대하는 내 남편이야말로 진실하고 청렴한 러시아 애국자다. 그와 연대한다. 이 전쟁은 시민들의 삶에 무거운 부담을 주고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알라 푸가체바는 "나를 '스파이(외국의 에이전트)' 리스트에 올려라"라고 대놓고 말했다. 이는 그의 남편 막심 갈킨(46)이 러시아 법무부에 의해 '스파이(외국의 에이전트)' 리스트에 올랐기 때문이다.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알라 푸가체바와 막심 갈킨은 2011년 결혼했으며, 푸가체바에게는 다섯 번째 남편이다. 러시아에서 '외국의 에이전트' 리스트에 오르면 개인이 출판하는 모든 콘텐츠에 이를 명시해야 한다. 또 재정 불이익 등이 뒤따른다. 러시아 당국은 현재 전쟁을 반대하는 시민들에게 벌금 및 징역형을 선고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수용하지 않고 단속 중이다. 현재 푸가체바와 그의 남편은 러시아를 떠나 외국에서 거주 중인 상태로 알려졌다.
안정윤 기자: jungyoon.ahn@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