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전문가들만의 리그는 대외소통에 큰 약점
시설용량과 생산용량의 적정한 균형 맞추기 시작
시설물 현대화하고 소비자 눈높이 맞추는 행정 펼쳐
김흥권(상수도본부장 16대:2004.3-2006.6/53년생) 본부장은 2년 4개월간 상수도본부장을 역임하고 상수도를 떠난 뒤 서울시 부시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부시장을 역임한 인물 중 이원택 부시장에 이어 기획실장을 거치지 않고 오세훈시 장시절 행정1부시장으로 바로 임명된 인사이다.
공직을 떠난 후 (주)애경의 고문으로 8년간 활동하다 최근에는 대한적십자사 서울지회장을 4년째 역임하고 있다. 강덕기 시장직무대행(상수도본부 3대 본부장), 제타룡(도시철도공사사장역임)에 이어 5대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요즘에는 평소 하고 싶었던 드럼을 연습하고 있다. 많은 공직자들이 색소폰을 취미로 선택하는 것과는 색다른 선택이다.
이제는 스틱과 손놀림의 조화를 통해 8피트 리듬쯤은 거뜬히 연주하는 실력이다. 하지만 종아리를 이용한 힙굴근의 힘과 발을 올리는 힘과 내리는 힘 등 3요소를 맞춰 순발력, 파워, 밸런스를 맞추며 더블킥 연습을 하다 보니 최근에는 근육통증이 심해 잠시 종아리와 발목치료를 하고 있다.
역대 서울시 상수도본부장중 2년 이상 역임한 인사는 김흥권 본부장과 11대 박종옥 본부장, 20대 이정관 본부장, 21대 최동윤 본부장, 25대 한국영 본부장 정도이다. 재임기간은 대부분 1년 안팎인 것이 상수도본부장의 현실이다.
상수도본부가 설립된 지 30년이 지난 작금의 상수도에 대해 김흥권 회장과 담소를 나눴다. 서울적십자회 회장실에서이다.
김흥권 본부장시절은 상수도본부의 역량이 최고정점에 오른 시기이며 안정적 운영을 시도하기 시작한 시점이다.
민원인이 자주 찾는 수도사업소가 수도1과 수도2과 등으로 분류되어 소비자들에게 혼돈을 주는 조직 명칭을 급수과 요금과 행정지원과 등 구체적으로 명칭을 변경하기 시작한 것도 이즈음이다.
“민원인들이 수도1과, 2과라고 하면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떻게 알아... 본부장인 나도 모르는데.”
상수도본부 정문 앞 음수대를 설치하고 신달자 시인의 헌시를 받아 상징성과 의미를 심어줬다. 볼품없는 과거의 건물구조를 완전하게 리모델링하여 현재의 상수도본부의 외관을 정비했다
영등포정수장 입구에 소규모로 활용하던 수도자재적치장을 지금의 노량진수산물시장 옆에 현대화하여 준공했다.(2005년. 그러나 최근 정부의 공공임대주택부지선정과정에서 자재사업소자리를 활용하자는 논의로 자재사업소 운영 15년 만에 다시금 집 없는 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상수도가 공급위주에서 안정적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민의 눈높이에 맞추는 수도행정을 펼치기 시작했다.
2005년 유수율은 88%로 공급량은 350만 톤에 불과한데 시설용량은 600만 톤으로 과잉생산시설과 노후화를 분석하여 보광동정수장을 폐쇄하고 외국인학교로 활용하게 했다.
전임 신동우 본부장에 이어 구태의연한 조직체계를 혁신과 창의적 발상을 선도하는 조직으로 전환하고 수도인들의 자부심을 강화하고 일체감을 조성하는 아리수 페스티발을 광암정수장에서 열어 상수도인들의 일체감 조성을 유도했다.
“당시의 상수도는 매우 안정적인 공급과 판로도 걱정이 없는 시기로 수도조직에서는 모험이란 개념이 상실되어 갔지”
모험, 창의, 혁신이란 단어는 수도공무원들에게는 매우 생소하고 어쩌면 두려운 존재이기도 하며 남의 나라의 단어로 여겨지고 있었는지 모른다.
수도의 종사자들은 안착 위주로 모험적인 행동을 회피하고 모든 것을 기능직에 맡겨 업무를 수행했다.
‘누수사고가 발생하면 기능직들을 찾아 헤매야 하고 그들은 그들만이 갖고 있는 작은 노트에 적힌 기록들을 들춰가며 누수지점을 찾아가며 밸브작동을 하곤 했어. 얼마나 비과학적인 행위들이야.그래서 과학적인 체계화와 자료구축등을 시도하기 시작했지.’
단순 기능인들에게 의지하던 수도 기술을 과학적인 정비로 도면화하고 누구나 후임자들이 관련분야를 관리할 수 있게 제도적 정비를 시도했다.
시민의 눈높이에 맞게 상수도를 대외적으로 홍보개념을 도입하여 아리수 홍보시대를 열었다.
이를 위해서 환경과 위생, 탁도관리 등 수질강화를 통해 양적관리에서 질적 관리를 강화했다. 당시 물연구원(상수도연구원 원장 박수환)은 수질강화연구를 통해 수돗물에서 원생동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분석을 통해 국내 최초로 밝혀내고 국가공인1호로 원생동물검사기관으로 지정받기도 했다(트리할로메탄, 바이러스 등이 학계를 통해 밝혀진 경우와 달리 수돗물에서의 원생동물을 서울시 물연구원이 자체적으로 국내에서 최초로 밝힌 물질이다).
수질강화를 위해 활성탄공정을 도입하는 고도정수처리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차장으로는 상수도 전문가인 임동국 차장이 김흥권 본부장을 끝으로 상수도를 떠나고 이후 차장(현 부본부장)도 본부장과 마찬가지로 비전문 기술직 공무원들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수도전문가는 전문가로서의 대우와 존경을 받아야 하지, 그런데 항시 깨어있어야 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현황을 바라보아야 하는데 너무 과거 답습에 머물고 있어 모험을 하려고 하지 않지.”
기술직 공무원으로서 행정력과 전문성을 지닌 인사로 행정부시장시절 함께 기술부시장을 역임한 최창식 부시장을 꼽는데 지금도 만남을 지속하고 있다.(당시 최창식 부시장에게 수돗물평가위원회에서 활동하던 최승일, 김동환 등이 구의정수장 야구장건설은 정수장 관리에 부적합하고 이곳을 수도과학관으로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한바 있다)
수도전문가들의 가장 큰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너무 자신들만의 구단을 형성하여 외부(토목, 기계, 전기, 화공, 행정)와의 협력과 조율에 인색하고 배타적 행위를 하는 점은 수도발전에 커다란 장애요인이라고 지적한다.
그나마 김홍석, 임동국 차장은 외부의 부당한 입김을 차단하는 역할과 함께 외부와의 적절한 소통을 통해 기울기를 맞추는 역량을 발휘했지만 대부분 척을 지고 자기들만의 아성을 통해 상수도 기술발전이 군소도시보다 뒤늦게 적용되는 역현상을 빚기도 했다.
이 같은 부조화의 조직운영은 수도전문가들 스스로 진급이나 업무평가에서 상대적으로 서울시 전체 조직에서 하향평가를 받는데 영향을 미쳤다.
(김흥권 본부장 재임 시 수도전문공무원: 박수환 상수도연구원장, 박용상 생산부장, 이상율 급수부장, 박인석 수도관리부장, 노경찬 시설부장, 채희정 광암소장, 이동직 구의소장, 김경환 뚝도소장, 김윤용 영등포소장, 장흥숙 암사소장)
(환경경영신문/환경국제전략연구소 전략연구팀/김동환 경영학박사)
[출처] 환경경영신문 - http://ionestop.kr/bbs/board.php?bo_table=B05&wr_id=5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