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와 간음한 여자 (1537)
루카스 크라나흐
루카스 크라나흐(Lucas Cranach the Elder, 1472-1553)는
작센 선제후의 궁정화가로서 그의 활동 기간 대부분을
독일 북부의 비텐베르크에 있는 공방을 운영하며 보냈다.
그는 부를 쌓았고, 비텐베르크 사교계의 귀중한 일원이었으며,
학자, 미술가, 정치가로서 존경받았다.
크라나흐의 주제 선정과 상징적인 표현은 비텐베르크에서 활동하던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종교개혁가인 마르틴 루터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가 요한복음 8장 1-1절을 배경으로 그린 <그리스도와 간음한 여자>를
적어도 5점 이상 그렸는데,
1520년경에 그린 독일 코로나흐 프렌키쉬 미술관,
1532년에 그린 부다페스트, 헝가리 국립미술관,
1533년에 그린 오타와, 캐나다 국립미술관,
1537년에 그린 프라하, 체코 국립미술관,
1537년 이후에 그린 스톡홀름, 스웨덴 국립미술관 등에 흩어져 있다.
그의 아들도 똑같은 분위기로 이 주제를 6점 이상 모작하여 그렸으니,
아마도 루카스 크라나흐 부자가 이 주제를 가장 많이 그린 화가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루카스 크라나흐가 이 주제를 이토록 많이 그렸을까?
가톨릭의 율법주의와 프로테스탄트의 복음주의를
비교하기 좋은 그림이기 때문이다.
체코 프라하 국립미술관의 작품을 보면
크라나흐는 배경을 암흑으로 처리하고 반신의 인물들로 그림을 그렸다.
중앙에는 그리스도가 있고, 오른쪽 앞에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가 서있다.
예수님 뒤에는 베드로와 제자들도 있지만
예수님 주변에는 대부분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쓴 기괴하게 생긴 군사들과
간음한 여자를 고발하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과 군중들이다.
예수님 옆에 서 있는 수염이 긴 율법학자가 이마를 찡그리며 예수님께 물었다.
“스승님, 이 여자가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
모세는 율법에서 이런 여자에게 돌을 던져 죽이라고 우리에게 명령하였습니다.
스승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요한 8,4-5)
이것이 가톨릭의 율법주의다.
가톨릭은 예수님을 믿는 믿음을 통해서 구원을 얻는 것이 아니라,
선을 행하는 행업을 통해서 구원을 얻는다고 주장하기에
십계명과 교회법을 거스르는 죄를 엄단했고,
가톨릭교회의 혼인법은 엄격했으며 특히 간음하다 잡힌 여인에게 가혹했다.
손에 망치와 돌을 들고 있는 험악하게 생긴 군사들처럼
율법주의에 빠진 이들은 그러한 자를 공개처형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손가락으로 여자를 가리키며
애처로운 시선으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요한 8,7)
예수님의 이 말씀이 독일어로 중앙 상단에 쓰여 있다.
그들은 이 말씀을 듣고 나이 많은 자들부터 시작하여 하나씩 하나씩 떠나갔고,
마침내 예수님과 그 여자만 남았다.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물으셨다.
“여인아, 그자들이 어디 있느냐?
너를 단죄한 자가 아무도 없느냐?”
그 여자가 “선생님, 아무도 없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요한 8,10-11)
이게 프로테스탄트의 복음주의이다.
우리는 무엇으로 구원을 얻는가?
율법을 지킴으로써가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으로 구원을 얻는다.
사람을 단죄할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다.
오직 하느님만이 우리 죄를 단죄할 수 있고
하느님만이 우리 죄를 용서하실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상을 구원하시러 오신 예수님만을 믿음으로써 구원을 얻게 된다.
그래서 개신교에서 오직 예수, 오직 복음, 오직 은총, 오직 믿음을 강조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