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국가대표가 떴다!
제11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1차전이 11월 25일부터 28일까지 중국 베이징 한국문화원에서 열린다. 한국은 박영훈 9단과 윤준상 7단, 김지석 6단, 김승재 3단이 국내선발전을 통과했고 ‘농심배 수호신’ 이창호 9단이 와일드카드로 선발되면서 11번째 대표팀을 꾸렸다.
11번째 한국팀 컬러는 젊은 피다. 농심배 역대 최연소인 평균나이 24.2세를 찍었다. 젊은 피가 세계무대에서 얼마만큼 통할 수 있을지 사뭇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1차전, 김승재-김지석 투톱에 맡긴다!
나이순으로 순번을 정하는 통례상 한국팀의 1장은 17살 막내 김승재 3단에게 돌아갈 확률이 높다. 올해 44승 18패 71%의 승률을 기록하며 승률부문 3위에 랭크된 김승재 3단은 대부분의 기전에서 자신의 이름을 올릴 만큼 가히 폭발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농심배 대표로 뽑힌 날 “긴장을 많이 하게 된다는데 사실 긴장은 별로 안한다. 평소대로 하자는 생각뿐이다. 최소한 첫 판은 이기고, 그게 가장 중요하다.”며 승리에 대한 갈망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명인전 결선과 한국바둑리그 플레이오프 등 큰 경기에서 잇따라 패해 약간의 후유증이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패배를 빨리 털어내고 본연의 자세를 갖는 게 급선무겠다.
▲1차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김승재 3단(우측)과 김지석 6단. 김지석 6단의 활약 역시 이번 대회 핫이슈다. 승률과 연승, 다승부문 3관왕을 지키고 있는 21세 김지석 6단은 한국물가정보배 우승, 한국바둑리그 최다승을 점하면서 2009년 바둑대상의 화려한 피날레를 예약해놓고 있다. 하지만 밝은 곳이 있다면 어두운 곳이 있는 법일까? 국내대회는 눈부셨을지 몰라도 세계대회는 흐린 날씨였다.
올해 LG배와 삼성화재배 본선에 이름을 올렸지만 모두 첫 판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세계대회 역대 최고 성적은 LG배 16강에 그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아쉬움이 많이 남았을 성적표에 이번 농심배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겠다. 지난해 강동윤 9단이 5연승을 올리면서 일말의 아쉬움을 훌훌 털어냈던 것처럼 김지석 6단도 자신의 진가를 확실히 각인시켜 줄 좋은 기회다.
윤준상 7단은 1차전에 나설 확률이 낮다. 2년 연속 대표팀에 탑승한 윤준상 7단은 “중국에서 두는 것은 편하지 않다. 한국에서 뒀으면 좋겠다.”며 2차전에 출전할 것을 은연중에 알렸다.
중국, 역대 최강의 전력?!
중국 언론들의 입담을 들어보면 11번째 중국대표팀이 역대 최강의 전력이라 자찬하고 있다. 그도 그럴만한 게 선수들 모두가 세계대회 우승 내지 8강 이상은 경험해 본 이들이고 누구하나 빠짐없이 한국 기사들에게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구리 9단과 창하오 9단의 양날개는 농심배 단골손님이자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핵심전력이다. 이들은 3차전 내지 2차전에 나설 확률이 높아 논외로 치겠다.
누가 1차전에 나설 것인가가 궁금증을 자극하는데 서열로 본다면 26살 동갑내기 씨에허 7단과 류싱 7단이 나와야 맞겠다. 그러나 최근 세계대회 성적만을 놓고 볼 때 류싱 7단의 성적이 가장 좋아 딩웨이 9단이 먼저 나오고 다음 씨에허 7단이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딩웨이 9단은 국내팬들에게 조금 생소한 이름일지 몰라도 올해 삼성화재배 16강과 LG배 32강, 지난해에는 춘란배 8강에 오르는 등 내색하지 않고 꾸준한 성적을 올리는 기사다. 지난 대회 첫 출전한 퉈지아시 4단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1차전 싹쓸이를 해낸 것처럼 딩웨이 9단도 충분한 검증이 돼있어 한국기사들의 분발이 요구된다.
몇 년간 한국팀의 1차전 성적표는 썩 좋지 못하다. 8회 무승, 9회 1승, 10회 무승을 기록하며 ‘1차전 징크스’란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1차전 징크스를 깨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시돼야겠다.
최연소 명인, 이야마 유타는 언제 나올까?
▲장쉬 9단을 이기고 명인 타이틀의 새주인이 된 이야마 유타 9단. 올해 일본바둑계의 화두는 이야마 유타다. 최연소 명인 등극과 함께 최연소 7대 기전 우승이란 대형사고를 치면서 일본바둑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오랫동안 대형신인 부재에 허덕이던 일본바둑계로선 그에게 거는 기대가 상상이상이겠다. 그런 이야마 유타 9단이 농심배에 첫 출전하게 됐으니 침체일로인 일본대표팀이 이야마 유타 효과를 얼마나 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일본대표팀의 농심배 역사는 잔혹사의 역사다. 8회 대회 2승, 9회 대회 2승, 작년 10회 대회에선 단 1승만을 기록하며 한중의 커다란 산에 폭삭 묻혀버렸다. 7회 대회 하네나오키 9단의 2연승, 미무라 도모야스의 1승, 마지막 요다 노리모토 9단의 3연승 덕택에 첫 우승을 수확할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작은 위안거리다.
작년에 비해 선수진들은 큰 변화가 없다. 이야마 유타 9단을 빼곤 작년과 동일하다. 기성 야마시타 게이고 9단과 본인방 하네 나오키 9단이 타이틀 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야하나 지금까지 이들이 거둔 세계대회 성적은 타이틀의 무게에 비해 현저하게 저조하다. 서열로 본다면 1차전 오더는 야마다 기미오 8단과 이야마 유타 9단이 나설 가능성이 높다.
사이버오로는 25일부터 시작되는 1차전 1국부터 28일 4국까지 대국실 생중계와 함께 현장 소식을 들고 팬들을 찾아간다. 농심신라면배 1차전 모든 대국은 사이버오로 대국실은 물론 농심신라면배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생중계로 감상할 수 있다.
일간스포츠가 주최하고 (재)한국기원이 주관하며 (주)농심에서 후원하는 농심신라면배는 한ㆍ중ㆍ일 국가대표 5명이 출전해 연승전 방식으로 우승국을 결정하며 전기 대회에서는 한국이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2억원이며 제한시간은 각 1시간, 60초 초읽기 1회가 주어진다.
◇제10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출전명단
한국: 이창호 9단, 박영훈 9단, 윤준상 7단, 김지석 6단, 김승재 3단 중국 : 구리 9단, 창하오 9단, 딩웨이 9단, 류싱 7단, 씨에허 7단 일본: 야마시타 게이고 9단, 하네 나오키 9단, 이야마 유타 9단, 다카오 신지 9단, 야마다 기미오 9단
◇제10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본선일정
- 1차전(베이징) : 2009. 11.25 ~ 11.28 본선 1~4국 - 2차전(부산) : 2010. 01.18 ~ 01.23 본선 5~10국 - 3차전(상하이) : 2010. 3.8 ~ 3.12 본선 11~14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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