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붓다봉 라오스 사원
김지영/본지기자
버지니아에서 한인들이 많이 사는 페어펙스와 알렉산드리아를 지나 한인들이 드문드문 사는 프렉덕스버어그 옆의 Catlett에 들의 시클길에 "밧라오 붓다봉” 이라는 표지판을 따라 들어가면 웅장한 모습의 라오스 사원이 있다. 사원 주위는 온통 들판으로 되어 있는데 사원으로 걸어 들어가는 동안 시골의 잔치 날처럼 흥겹고 즐거워지는 것은 비단 절 입구에 펄럭이는 황금색 깃발들만의 탓은 아니다. 법당 입구에 들어서기 전 책이나 기타 간단한 성물을 판매하는 책상이 있다.
법당 안에 들어가면 우리의 법당과 라오스 민속품 진열장, 또 칠성각 등 한국사찰과 라오스 사찰을 혼합해 놓은 듯한 그러나 매우 밝은 분위기에 경건함과 즐거움을 함께 느낀다. 정면에 모신 대형의 부처님 상과 여러 다른 보살상 앞에 여러 가지 공양 올린 음식이 있고, 한편으로는 혹은 스스로 만들거나 또는 사서 복을 비는 뜻으로 올린 라오스식 수공예품이 진열되어 있다. 그 중에는 라오스 전통 양식으로 맛벨이라는 여러 장식물들을 모아 시은 긴 탑 모양의 삼각형 기둥, 돈으로 꽃 모양의 부채를 만든 것, 초로 만든 나무 등이 많이 눈에 띄인다. 이러한 것은 남방불교 특유한 것으로 필자는 처음보는 것들이어서 다소 생소하게 느껴졌다.
입구쪽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Happy Buddha라고 알고 있는 포대화상의 상이 있고 요일별 보시함이 놓여 있는데, 그 옆에 코인(화폐가 아니고 절에 올 때마다 보시하고 하나씩 얻는 토큰 같은 것)을 넣고 그날의 운세를 알아보는 기계가 있고 역시 운세를 점치는 우리나라의 산통과 똑같은 기구를 보면서 동서 고금을 막론하고 미래의 운명에 대한 사람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하였다.
부처님상의 좌편 벽 쪽은 간단한 도서관과 박물관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주로 라오스의 불상과 불기가 전시되어 있으나 때로 아시아 다른 나라의 공예품이 섞여 있기도 하다. 이들은 대개 이 절을 찾는 미국인이나 라오스인들이 절에 올린 골동품들로, 우리나라의 목탁과도 조그만 종이 전시되어 있다.
이 종은 이 라오스 절에서 1년 반 가량 수련하시던 나나요태라는 법명의 선운사 출신의 스님이 1994년 이 절에 잠깐 머무시다 가시면서 이 절에 기증하신 것이라 한다.
또 법당 한 모퉁이에는 작은 도서 진열대가 있어서 영어, 타이어, 발리어로 된 서적들이 있다. 이들은 라오스의 역사와 불교에 관한 책들인데 신도들의 어린이들을 위해 발리어를 가르치는 교본도 있는데, 신도들에게 판매되기도 하고 대출되기도 한다.
이곳 라오스 붓다봉은 라오스 이민자들에게 종교 및 문화와 사교의 중심지이다. 일요일 법회가 있는 에는 법당 옆 공터에 여러 민예품 음식을 가지고 온 라오스인들이 장터를 열어 물물교환을 하고 인사를 나눈다. 이것은 사찰이 라오스 이민 사회의 중심지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하겠다. 라오스의 본격적인 미국이민의 역사는 1975년 이후 공산권이 라오스를 점령하면서 시작되어 현재 30만 이상의 이민이 미국에 살고 있으며 주로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지역에 거주한다고 한다. 미동부지역에 10,000명 정도, 붓다봉이 위치한 메헐랜드, 와싱톤 D.C.지역에는 약 3,000명 정도의 라오스인들이 산다. 그러나 이 사찰은 라오스인들 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 사는 라오스, 태국, 베트남 불교인들이 다 같이 신앙 활동을 하는 곳이다.
2,000여년전 캄보디아로 부터 불교가 들어와 라오스 왕실이 불교를 국교로 받아들인 이래에 긴 역사동안 라오스는 불교국의 나라였다. 이 사찰의 이름인 Wat Lao Buddha Vong은 라오인의 불자 모임의 사원이라는 뜻인데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1986년에 지금의 사원이 건립된 50에이커의 땅을 구매하면서 시작되었으며 500여명의 신도는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지금의 법당이 세워진 것은 1992년이다. 정규적으로 계시는 스님은 네분의 라오스 스님들이시고 여행이나 방문중이신 스님들이 항상 계셔서 현재는 열분의 스님이 계시다.
매일 아침 기도를 올리며 일요일 마다 10:30에서 정오까지 법회가 있다. 이 사원에서 특별히 경축하는 특별한 날들은 2월 보름 부처님과 1250명의 부처님 제자의 만남을 기리는 날, 5월 부처님 오신 날인데 종교적인 것 이외에도 7월에 Cow Fensa Festival 이라는 Lao축전이 이 사원에서 열리는데 라오스 이민 사회에는 가장 흥겹고 중요한 민속 축제이다. 이날은 많은 라오스인들이 모여서 잔치하며 평안과 복을 빌며 기도한다.
이곳 신도들은 정기법회나 의식 이외 경전을 공부하는 모임들도 가지고 있다. 붓다봉에서의 예배와 공부는 발리어로 진행되는데, 발리어는 대부분 신도인 라오스인, 버마인과 일부 중국인에게 다 통용될 수 있는 언어이다.
법당 중앙의 부처님상 곁에는 Bounny Kittithammavannos 나무로 조각된 스님의 상이 세워져 있고 그 스님 자신께서 좌정하고 계신다. 지금 연세가 예순이신 스님께서는 이 절을 창건하신 스님으로 1976년 타일랜드로 망명하셨다가 도미하셔서 이 절을 세우셨다.
이 스님이 영어를 하지 못해 이야기를 나눌 수 없는 것이 유감이었다. 주지스님께서는 찾아온 손님들의 절을 받으시고 끝에 깃털을 단 30cm 정도의 봉을 가지고 신도의 머리에 물을 뿌리고 신도에게 축원을 하며 설법을 내리시고 또 때로는 선물로 레이스로 싼 작은 주머니에 담긴 불상을 내주신다.
이곳 붓다봉에서는 특별히 절에서나 한 신도가 대중공양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고 신도들이 하나둘씩 공양음식을 해 온다는 것이 우리 절에서 보는 것과 색다르면서 또한 소박하고 정겨웠다. 본지 취재인들이 사원을 나설 때 마주친 공양할 음식을 양손에 싸 들고 사원으로 들어오는 라오스 여인의 반가운 눈웃음은 그대로 그날의 설법이었다.
주소: 3043 Catlett RD.
Catlett, VA 22019
Tel(540)788-4968,9201
·붇다봉의 이곳 저곳을 안내해주시고 설명해주신 Phra Noumay Viriyaphanyo 스님과 새벽부터 붇다봉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시며 친절히 수고해 주신 독자 변해인님께 감사드린다.
대웅전
라오스
법당내부
붓다봉의 행사장면 1
붓다봉의 행사장면 2
향로
1996년 9월 7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