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금모래해변은 3만 여 평의 검은 모래밭이 펼쳐진 곳으로 주변에 천혜의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다. 산방산, 용머리해안과 가깝고 남서쪽 앞바다에는 형제도, 마라도, 가파도가 떠 있어 자연경관이 매우 아름다운 해수욕장이다. 게다가 해변 한쪽에는 용천수가 풍부하게 솟아나기 때문에 담수욕도 즐길 수 있다. 주변에 교통, 숙박, 매점, 음식점 등의 편의 시설이 풍부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화순해변 출발 후 처음에는 해변의 시설물들, 상가지역, 음식점, 풀장 등이 나오고 그 지역을 지나고 나서 조그만 야산이 나온다. 이름 하여 썩은다리코스다. 숲을 이리저리 헤치고 나가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서면 바로 앞에 커다란 산방산에 갑자기 나타난다. 언제나 봐도 신비스러운 산이다. 넓디넓은 대정 벌판에 하나만 솟아오른 산방산, 이 지역 어디에 가도 산방산은 보인다. 어디서건 산방산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도 있다. 썩은다리를 지나서 다시 바다로 붙으면 놀랄만한 해변이 나온다. 숨겨져 있어 올레길을 걸어야만 볼 수 있는 숨겨진 해변이다. 숨겨진 해변치곤 너무나 아름답다. 이 숨은 해안 백사장에는 거대한 주상절리의 암벽들이 여기저기 서 있는데 매우 아름답다. 이 아름다운 숨은 해안은 황우치해안까지 연결된다. 황우치해안을 지날 때 즈음, 언덕 위에 하멜기념비가 나오고 저 밑에 유명한 용머리해안과 하멜상선 전시관이 나온다. 아마 제주 관광지 중 가장 볼만한 곳이 저기 용머리해안이 아니겠는가? 난 사람들이 제주에 볼만한 곳을 소개해 달라면 주저 없이, 용머리해안, 주상절리, 성산일출봉, 한림공원, 송악산을 추천한다. 용머리해안에 그렇게 자주 왔지만 하멜기념비를 처음 봤다. 하멜은 한국에 관한 서양인 최초의 저술인〈하멜 표류기〉의 저자이다. 하멜은 1653년(조선 효종 4) 배를 타고 네덜란드를 출발하여 바다비아를 거쳐 타이완에 도착했다. 그해 7월, 64명의 선원과 함께 무역선 스페르웨르호를 타고 일본 나가사키를 향해 가던 도중 폭풍을 만나 8월 제주도 부근에서 배가 난파되어 일행 36명이 제주도 산방산 앞바다에 표착했다. 뭍으로 올라온 그들은 당시 제주목사 이원진(李元鎭)의 심문을 받은 후 이듬해 5월에 서울로 호송되어 훈련도감에 편입되었다. 그 뒤 강진과 여수 등의 병영에 배치되어 잡역에 종사하다, 1666년 9월 7명의 동료와 함께 탈출, 일본 나가사키를 거쳐 1668년 본국으로 돌아갔다. 귀국 후 13년간의 한국에서 고생한 억류 경험을 바탕으로〈하멜 표류기〉를 저술했다. 이것은 한국을 서양에 소개한 최초의 책으로 당시 유럽인들의 이목을 끌었다. 1980년 한국과 네덜란드는 1만달라씩 공동출연으로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산방산 해안인 여기에 하멜기념비를 세웠다. 그리고 조금 내려가면 용머리해안 입구이고 하멜상선의 모형이 해변에 전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