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11 부활제제5주간 월요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21-2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1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
22 이스카리옷이 아닌 다른 유다가 예수님께,
“주님, 저희에게는 주님 자신을 드러내시고
세상에는 드러내지 않으시겠다니 무슨 까닭입니까?” 하자,
23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
24 그러나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키지 않는다.
너희가 듣는 말은 내 말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이다.
25 나는 너희와 함께 있는 동안에 이것들을 이야기하였다.
26 보호자,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 주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관상 수도원 주일미사를 마치고, 아이와 삼척 가는 길. 오월 '성모 성월'의 하늘이 너무나 맑고 푸르다. '눈이 시리게 푸르른 날'이다. 아이는 펭귄 물범 수달을 좋아한다. 오늘은 아이와 함께 경포 아쿠아리움 대신에 용화-장화 해상 케이블카를 타고 자연 수족관을 보러 간다. 케이블카 유리바닥 아래로 초대형 자연 수족관이 나타난다. 맑고 푸른 오월 성모성월의 하늘이 비친 바다와 절벽과 어우러진 해변은 그야말로 絶景이다. 아이도 나도 너무나 행복했다. 나는 아름다운 경치만으로도 행복했지만, 아이는 수달과 가오리와 아기 상어도 본 것 같다.
하느님께서 내 인생의 목적지가 되기 위해서는 그 하느님을 알고, 이해하고, 믿고, 사랑하는 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그 하느님을 알고, 이해하고, 믿고, 사랑하는 관계가 형성되게 해주는 것이 '계시'다. 계시의 원천인 성경, 곧 말씀이다. 그 말씀, 곧 계명을 듣고 실천하고 지킬 때 믿음과 사랑의 관계가 형성된다
먼저 하느님 계시의 완성이요 절정인 예수님과 사랑의 관계가 형성된다. 그리고 내 인생의 목적지인 하느님과 사랑의 관계가 형성된다. 외아들 예수님을 이세상에 파견하신 하느님과 사랑의 관계가 형성된다. 예수님과 하느님이 내 인생의 목적지로 세워지고, 사랑하는 관계가 형성된다는 것은, 내가 예수님과 하느님과 더불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말씀이, 사람이 알고 이해할 수 있게 기록되게 한 것은 창조 때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시는 성령이시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과 승천 후에 하느님 아버지께서 이세상에 파견하신 성령이시다. 이 성령께서 이세상에 남겨진 이들의 '보호자'로서 우리에게 '모든 말씀을 가르쳐 주신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신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 주신다.'
이제 하느님을 인생의 목적지로 세우고 믿음과 사랑의 관계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과 더불어 함께 사랑의 관계 안에서 살아간다.
이 하느님과의 사랑의 관계 안에서의 삶은 곧 이웃 사랑으로 연결된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그리고 이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삶은 가장 아름다운 삶이다. 가장 행복하고 기쁜 삶이다. 평화롭고 자유로운 삶이다. 하느님 나라의 구원의 삶이다.
성모 마리아의 삶이 바로 이 하느님 나라 구원의 삶의 모델이다. 성모 마리아의 삶을 모델로 삼아 살아가는 관상 수도자들의 삶은 하느님 나라 구원의 삶의 비유로서의 삶이다. 아무 것도 가진 것없이 가난하지만 행복한 우리 아이는 성모 마리아처럼, 수도자들처럼 아름답다. "사실 하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마태 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