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 마천면 구양리에 자리한 지리산 롯지는 지리산 둘레길 제3코스 (남원에서 시작하여
인월-등구재를 넘어 창원마을-금계로 이어짐) 창원마을과 등구마을 사이에 있어
많은 산꾼들의 중간 베이스캠프로 이용하는 쉼터 겸 숙박 장소입니다.
폐교된 옛 등구초등학교를 2001년 죽염 인산가에서 매입해서 산장으로 리모델링한 시설입니다
영어로 롯지는 (Lodge) 산막이란 뜻,
비록 우리 문우님들은 산꾼은 아니지만 진정한 산꾼의 후예들로 300여회의 지리산 산행을 하며
잉태하여 네 번째 출산한 종결판「지리산 종석대의 종소리」와 앞서 출판한 우리들의 교과서격인
세권의 지리산 책, 그 파란만장한 현장을 언저리 쯤 이라도 짚어보고 헤아려서 글 속의 이해를 돕고
다시 책상머리에 앉아 회고 해보고자 하는 명분은 아닐 런지요.
백문이 불여일견이요 불여일행이라,
지리산의 밤은 역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교교한 달빛과 함께 수많은 뭇별들의 유희를 보노라니 중년과 노년의 하중도 간곳없고,
여기 저기 탄성이 절로 터지니 소녀가 되고 소년이 되었습니다.
천상의 별을 닮아 금새 지상의 별이 되는 듯 했습니다.
어젯밤 화려한 잔치의 무대를 뒤로하고 차는 지리산 골자기로 깊숙히 몰아갑니다.
백무동에 차를 세우고 한신계곡의 초입에 들어서자 토종 매미들이 못내 가는 여름을
부여잡고 한사코 울고 맹렬히 울고 있었습니다. 골자기 가장자리로 이어진 숲길은
한여름에도 산행을 하기에 좋았고 숲과 골자기는 시원의 시간을 그대로
간직한 채 였습니다.
큰물이 흘러 수천 년의 세월을 관통하며 마모되고 풍화되면서
길게 파인 바위는 물이 흐르기에 순조로웠고 큰물이 흐른 자국과 작은물이
흐른 자국이 다르고, 네모난 바위는 둥굴게, 바닥에 깔린 긴 바위는
오목하게 파여서 제 스스로의 몸에 삶의 무늬들이 새겨져 있는 듯 했습니다.,
여름날의 시간이 막바지로 가고 처서가 눈앞인데도 숲의 잎들은
완강하게 푸르고 싱그러웠습니다.
가내소폭포를 반환점으로 하산길에 올랐지만 지리산의 품에 깊숙히 안겨서 받은 영험한
산기운을 받아 피곤도 잊은 채 가벼운 발거음으로 백무동의 출발장소로 다시 당도하여 점심을 먹으니
그야말로 점심밥은 꿀맛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하여 산행은 마무리 되었지만
이번 지리산 기행은 저에게 많은 것을 던져 주었습니다.
어제 지리산 롯지의 어두운 밤 하늘에도 수많은 별들이 반짝였습니다..
별들은 제각기 반짝일 뿐입니다. 그래도 별들은 개별적으로 다투는 일이 없습니다
한신계곡의 크고 작은 바위 나무들도 모두 개별적으로 다양한 모양과 종으로 숲을
이루듯 다양함으로 서로 하모니를 이루고, 사유가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공감하고 공존하는 일입니다
공존지수 NQ (Network Quotient)가 높아야 좋은 사람들과 잘 지낼 수가 있다고 합니다
1박2일 동안 공존 공감하며 어우러 지낸 일들이 행복했습니다.
아무쪽록 즐겨 봐주시고 개인사진은 가급적 올리지 않았고,
개별적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지리산 같이 우뚝 해 보이는 교수님,
고군분투한 이장중 회장님과 모든 문우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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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홍 문학관












첫댓글 역시 전문가의 작품은 다릅니다. 더운 날씨에 공부하랴 사진 찍으랴 그 수고는 문우들 모두 잘 알고 있을겁니다. 시작부분의 멘트는 명작수필 두어편 쓸 수 있는 화소와 감동이 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함께 하지 못함이 정말로 후회막급입니다^^
선생님의 수고가 두고두고 꺼내볼수 있는 별이 되었습니다
글과 사진을 보니 더 없이 행복합니다. 한여름 밤 수 많은 별들이 소년,소녀가 되어 게임하는 우리들 을 내려다보고 있었지요. 고생하셨고 고맘습니다.
선생님들의 따뜻한 격려의 말씀이 저를 더욱 춤추게 합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보니 더욱 새롭네요. 멋진 사진속 아름다운 이야기들 일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