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with Minhwa_91cmx73cm_Mixed Media
서학 아트 스페이스
Seohak artspace
2014. 4. 17(목) ▶ 2014. 5. 6(화)
Opening 2014. 4. 17(목) pm 7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서학동 51-3 | Tel.063-231.5633
Play with Minhwa_50cmx50cm_Oil on board
내가 아주 어릴 때였다. 아버지는 집안 마당에서 목공일을 하시는 게 취미일 정도로 항상 무언가를 만드셨다.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나무로 만든 비행기, 말, 닭, 까치호랑이, 꽃문양이 들어간 찬장, 가구, 신발장, 툴,벤치 등을 만드셨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림도 아주 잘 그리셨던 것 같다.
그때 아버지께서 물건을 만드시고 남은 조각들을 모아 놓으셨는데, 그 남은 나무 조각이나 나무판들에 나는 그림을 그리곤 했다. 너무도 오래된 기억이라 잘 생각은 나지 않지만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밤에도 그리고 새벽에도 그리고 낮에도 그리고 밤낮없이 그림을 그리다가 그 어릴 적 생각이 떠올랐다.
이번 전시가 민화를 소재로 한 것인데, 아마 그래서 그때 그 어릴 적 생각이 떠오른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때 아버지께서 모아둔 베니다 합판에 유화로 꽃그림을 그린 것이 또렷하게 기억나는데 그것이 민화였던 것 이다. 아마도 모란이나 작약 같은 꽃으로 기억된다.
그때가 초등학교 2~3학년 때이니까 지금으로부터 약 48,9년전 인 것이다. 그런 것에서 부터 내 몸에 그림 그리는 유전인자가 쌓여 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 후, 중고등학교 때 미술부 활동을 활발하게 하다가 미술대학에 들어갔다. 그러니까 어릴 때부터 그림은 내 생활의 일부였던 것이다. 어떤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그리는 게 아니고, 습관처럼 그냥 그려왔던 것이다. 해마다 한 두 번 씩 개인전을 열어 왔다. 혹자는 무슨 개인전을 그렇게 자주하냐고 하는 이들도 있는데, 나는 전시회가 목적이 아니고 그냥 작업하는 게 생활이 되어버린 것으로 이해해 주길 바란다.
이번에 민화를 소재로 그린 것은 그러고 보니 50여년 만에 그린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민화를 내 방식대로 그려 나갈 때 그 오래된 정서가, 의도되지 않은 것들이 가슴 깊은 곳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것을 느꼈다. 참으로 희한하고 기분 좋은 체험이었다.
작가도 작업에 대해 철저하게 계획하고 준비하고, 몰입 하는 게 당연하지만 계획에 없던 정서가 툭툭 튀어 나올 때, 나는 또 그것에 깊이 빠져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 작업 ‘민화와 놀다’ 는 몇 년 전 부터 생각해 온 것 이지만 그 훨씬 이전부터 내 가슴속에 언젠가는 튀어나올려고 자리 잡고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
Play with Minhwa_91cmx73cm_Mixed Media
Play with Minhwa_50cmx50cm_Oil on board
Play with Minhwa_91cmx73cm_Mixed Media
Play with Minhwa_91cmx73cm_Mixed Media
Play with Minhwa_50cmx50cm_Oil on board